청송 민예촌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난 후, 바로 옆 솔샘 온천에서 전세낸 듯 온천욕을 했다. 

오늘은 청송에 온 목적 중 하나인 주왕산 계곡길 걷기다. 우리는 용추폭포까지만 다녀올 것이다. 

주왕산 등산은 준비가 안 되어서 못 하고, 계곡길은 거의 무장애길 수준이라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왕복 1시간 2-40분 정도인데 계곡이 절경이라 지루할 틈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주차하고 살살 평지를 걸으면  대전사가 나타난다. 

대전사 뒤 봉우리들이 부처님 손바닥같다.

대전사만 왔는데도 눈이 훤하게 트인다. 

오른쪽 바위가 부처님 손바닥 같아서 더 몽글몽글 마음이 좋다. 

여기만 와도 좋다.

이런 길이 이어진다. 유모차도 올 수 있고, 천천히 산책하듯 걸으면 된다. 

유네스코 지질공원답게 지질이 특이하다. 붉은색 암석이 보인다. 

화산 폭발 때 저런 돌이 여기까지 굴러왔으려나. 신기하다. 

용추폭포 계곡길은 단풍도 아름다워서 단풍철엔 기차놀이하듯 인파로 뒤덮이는데

개학 후 3월초는 확실히 사람이 없다. 

3월에는 목돈을 쓰는 달이라서 다들 여행을 안 다니는지 비수기라고 한다. 

장사하시는 분들도 보릿고개라고들 하신다. 

그래서인지 호텔도 다 최저가이고 마침 이때 시간이 난 우리로서는 어딜가도 전세낸 듯 다니고 있다. 

여름산도 좋은데 나는 늦가을부터 나뭇잎이 없을 때가 더 좋다. 

시야가 트여서 좋은 것 같다. 

계곡의 모습을 온전히 보는 듯 해서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느낌이다. 

앙상한 나뭇가지가 좀 아쉽긴 해도 산의 능선도 다 보이고 시원하다.

진짜 어찌나 길을 잘 해놨는지 감탄했다.

돌이 새까맣다. 대체로 우리나라 산과 계곡은 화강암인데 독특하긴 하다.

구경하다 보니 너무 재밌다. 

엄청난 쉼터가 나왔다. 족욕도 할 수 있는 듯 했다. 

맨발걷기를 한 후 여기서 씻을 수 있게 마련한 것인지 정말 잘 해놨더라.

떡하니 신기한 바위가 통으로 하나 있다.

계곡 속에 뿌리가 있는 나무인 걸까.

소나무도 예쁘다.

주상절리인가?

해안가에서만 보다가 산 중에 있는 것을 보니 새삼 신기하고 독특했다.

물이 풍부한 곳 같다.

청송이 약수로도 유명하고, 온천도 있으니 살기 좋은 곳 같다.

계곡 너머에 유람온 선비들이 기록을 남겨 뒀단다.

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줌을 당겨도 안 보인다. 

시루떡 바위라고 한다. 

사람 옆모습 같기도 하고.

바위들이 확실히 신기하다. 옆엔 하얀색 바위도 있고 여러 종류가 있는 것이 재밌었다. 

시루떡 바위 밑부분이 칼로 자른 듯 떨어져 나가 있다. 화강암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바위들에 금이 가 있는 것 같다.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뚝 떨어지려나

드디어 슬슬 한국의 그랜드캐년, 용추폭포 쪽이 나오는 모양이다.

코너를 도니 이런 풍경이 갑자기 나타나는데 어찌나 감탄만 나오던지!

대단하긴 하다.

평지 정도로만 걷다가 이런 풍경 보는 곳은 거의 없는데.

물살도 엄청나고 바위들로 꽉 차있다.

사진은 실제 위압감의 10%도 안 되는 것 같다.

실제 저 길을 걷노라면 느낌이 대단하다.

물살이 엄청나다.

거대한 바위들 틈으로 나오면 이렇게 탁 트인 풍경이 나온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이렇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사람이 없다. 

정말 전세냈나보다. 

이런 행운이...

물길따라 바위 패인 곳도 있는데 참 자연이 아름답다.

이제 슬슬 돌아간다.

돌아가다 보니 올 때 못 봤던 게 있다. 여기저기 각자를 새겨놨다.

사계절 언제와도 좋은 곳 같다.

다음엔 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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