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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군산 여행에서는 처음에 지미원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미원은 궁중음식 전문 한정식 요리집이다.

어른들끼리 만나는 자리라, 조심스러워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4인 기준 한 상에 20만 원이란다. 3명이 와도 한 상을 먹으면 20만 원.

음식은 모두 정갈하고 따듯한 마음이 느껴졌다.

특히 돼지고기를 살짝 말린 후, 숯불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돼지고기 고추장 구이는 최고였다.

내가 여지껏 먹어본 돼지고기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깻잎 장아찌같은 것들은 평범한 장아찌라고 생각되겠지만, 그러기에는 매우 부드러웠다.

그런 게 내공인 것 같다.

장아찌가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다니...

민물 새우탕도 보드랍고 구수했다. 시원했다.

참, 잡채가 정말 맛있었다. 면이 보통 잡채면보다 가늘었는데 질기지도 않고 쫄깃한 것이 내 생애 최고의 잡채였다.

잡채같은 음식이 하기도 어렵고, 맛내기도 까다롭다.

적당히 비슷한 맛을 흉내낼 수는 있어도 깊은 맛을 내기는 어렵다.

 

아무튼, 지미원은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계곡가든 꽃게장에 가서 간장게장과 꽃게탕을 먹었고, 또 일해옥에서 콩나물국밥도 먹고, 대정소바에 가서 시원한 메밀국수도 먹었다.

군산은 정말 좋은 곳이다. ㅠㅠ

지난 군산 여행 때는 송정식당에서 먹은 아구찜과 곁들인 밑찬들이 최고여서 그리웠는데

이번 여행에는 미처 가지 못했다.

 

 

일해옥 콩나물국밥 식당 앞에 당당하게 선 남편.

왜 저기 서 있는지;;;

밥 먹고 기분이 좋았던 듯.

 

 

 

 

일해옥 앞 도로도 새로 단장이 되었네.

이 근처 어느 콩나물국밥집을 가도 다 맛있을 것 같다.

 

 

 

일해옥 좌측에 있는 군산복집

다음에는 여기 가 봐야지

 

 

 

여전히 맛있는 콩나물국밥

이거 먹으러 여기까지 왔어?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표준적인 콩나물국밥'은 또 어디에나 없다.

평범한 가정식같은 이런 콩나물국밥이 먹고 싶어도, 모두 그런 맛을 내는 것은 아니다.

콩나물국밥이라는 음식 자체가 평범한 음식이다.

그런 모든 평범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일해옥.

밥알이 풀어지지 않고, 떡지지 않고, 적당히 부드럽다. 쌀냄새도 국물에 나지 않는다.

포근한 맛이다.

 

 

 

 

그리고 점심에 간 대정소바

일해옥 근처다.

 

 

 

대정소바, 대정칼국수.

대정칼국수라고 쓰여진 곳으로 열고 들어가면 테이블 좌석이 있고, 대정소바로 들어가면 좌식이 있다.

 

 

 

다 같은 집이다.

남편은 찬 음식이 싫어 칼국수를 주문했는데, 좀 아리까리한 맛이었다.

칼국수다운 맛이 아니고, 국같달까?

칼국수는 역시 경상도다.

 

 

 

 

세팅.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물병에 있는 것이 소바 육수다.

 

 

 

 

대정소바 정식을 하나 시키고, 일반 소바 하나를 주문했다.

빈대떡과 물만두가 정식에는 달려 나온다.

다 맛있다.

특히 빈대떡은 갓 부쳐나와 무진장 맛있었다.

 

 

 

무 간 것과, 파 다진 것이 듬뿍 나와 좋았다.

파 다진 것은 너무 얇아서 고맙기까지 하더라.

 

 

 

 

국수 양도 많다.

김가루를 듬북 넣어 와구와구 먹었다.

역시 참 깨끗한 맛이다.

 

 

 

 

최고의 간장게장인 계곡가든 꽃게장.

은파호수근처에서 차를 타고 10여 분 나가야 한다.

 

 

 

입구

 

 

 

 

 

주차장도 넓다.

식당 오른쪽은 게장 공장이다.

 

 

 

 

 

들어가서 보이는 풍경

 

 

 

 좌측에 바로 홀이 있고, 직진하면 방이 나온다.

처음에는 가족끼리 와서 방으로 안내해 주었는데 아빠가 답답하다고 홀로 가자고 해서 방에서 나왔다.

 

 

 

 

간장게장 정식 1인분에 23,000원.

꽃게탕은 2인분 이상이고 역시 1인분에 23,000원이다.

 

 

 

간장게장 3인분과 꽃게탕 2인분을 주문했다.

바로 깔리는 밑찬들.

서빙하시는 분들도 모두 친절하시다.

 

 

 김치전, 미나리 무침, 도라지무침, 물김치, 사라다, 갓김치

 

다 맛있다.

 

 

톳무침, 새우마늘쫑 무침, 묵은지찜, 생선찜, 찐 양배추

 

저 묵은지찜 정말 맛있다 ㅠㅠㅠㅠㅠㅠㅠ

 

 

 

 

 

간장게장을 기대하고 꽃게탕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된장 베이스 육수에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다.

짜지도 않고 정말 게 맛이 잘 우러난 맛있는 탕이다.

아빠와 엄마는 이 탕만 드셨다.

 

 

 

 

꽃게탕~

 

채소도 듬뿍들었는데, 채소들이 다 싱싱하다.

 

 

 

 

 

흑흑

대망의 간장게장.

군산맛집하면 늘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식당이다.

사실 그런 포스트를 잘 믿지 않는다.

그래서 가기까지 고민하였다.

그러나 군산맛집이 맞다. ㅠㅠ.. 계곡가든은 군산맛집이 맞다 ㅠㅠ 아니 우리나라의 맛집이다.

 

보통 간장게장을 담글 때, 회전이 잘 되지 않으면 상할까봐 짜게 담게 된다.

가정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계곡가든 꽃게장처럼 회전이 잘 되는 식당은 그럴 필요가 없다.

간장을 퍼 먹어도 짜지 않고, 적당히 달큰하다.

그러니까 꽃게맛이 살아있고 그대로 전해진다.

그만큼 또 꽃게가 싱싱해야 한다. 살짝 맛이 가서 비린 꽃게가 있으면 간이 세진다.

 

 

여긴 정말 맛있었다.

 

간장게장을 비려서 잘 못먹는데, 이 식당 게장은 그런 것이 없었다.

정말 너무 달고 고소해서 숨쉬지도 않고 먹었더니..

남편도 놀라고, 특히 아빠는 더 놀라셔서...

1인분을 더 시켜줄까? 라고... ㅠㅠ

 

 

 

3인분 간장게장

 

 

 

이 식당이 참 인상적이었던 것이, 화장실에 일회용 치솔이 가득 꽂혀 있다.

누구든 양치질을 할 수 있고, 손가락 구석구석 씻을 수 있다.

그리고 신발장에도 "분실시 100% 책임집니다."라고 써 두셨다.

또 몸이 불편하신 분은 앉아서 신발을 벗고 신으라고 의자도 놔두었다.

작은 서비스인데도, 크게 다가온다.

들어가고 나갈 때도 모두 기분좋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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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쓰가옥과 동국사가 있는 지역을 하염없이 골목 골목 걷다 보면
신선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또 스산하기도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촬영된 곳이니 그립고 다정한 길들이기도 하지만,
시 재정으로 사 들여 보수하거나 혹은 보수를 보조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방치된 건물들을 보면 스산하다.
또, 개인이 잘 개조하여 정돈된 2층 집들을 보다보면 이국적이고 신선하다.
그래서 일본의 한 일간지는 군산을 두고 70년대 동경의 모습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은 사진들을 그냥 나열해본다.

http://fahl.hanyang.ac.kr/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건축 역사 연구회 사이트에서
50년대 일본 동경의 사진들을 가져왔다.

미군이 찍었다고 하는 50년대의 동경.

60년대의 군산 풍경. (인터넷에서 수집)

&


현재의 군산이지만, 다정하기도 하고 스산하기도 한 오래된 기운.
타일은 늘 좋아하는 소재.

작은 세탁소들도 보이고, 골목길도 이차선인... 시원시원한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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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의 풍경 군산 근대 건축 여행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0

구 군산세관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3

히로쓰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7

동국사 : http://rednotebook.tistory.com/3

적산가옥들과 거리 풍경 : http://rednotebook.tistory.com/2

일본과 조선의 역사, 내항 :  http://rednotebook.tistory.com/5

이영춘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126

구 조선은행, 구 십팔은행, 백년광장 : http://rednotebook.tistory.com/7

군산 먹거리, 쌍용반점의 짬뽕과 송정식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1

 

 

 

1. 빈해원

빈해원은 구 조선은행 맞은 편에 위치한 청요리집.
40년대 말 즈음 시작해서, 50년대에는 성업을 이룬 화려한 곳.
잠깐 설명을 곁들이자면 구 조선은행 거리는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계획 지대였고,
바로는 내항이 있고, 세관과 각종 창고들, 은행들이 있던 신 시가지고 국제도시였다.
그런 곳 곁의 청요리집이니 크기나 가세가 기본 이상은 된다.
군산의 장미동(쌀을 가둔다는 뜻) 일대 모두가
지금은 마치, 시간이 정지한 상태마냥 아스라하고 기이한 곳이지만
특히 이 빈해원은 그 절정에 이르렀던 것 같다.



겉은 송정식당마냥 이층 벽돌 건물인데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엄청 크다.

홀 중앙에 테이블이 놓여 있고, 양 곁으로 역시 방이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겨울 오후를 보내기에 더할 나위가 없었다.

방 안의 문. 벽지며, 문이 단단하다.

탕수육을 잘 한다고해서 작은 것을 하나 시켰다. 만 원
튀김옷이 얇고 고기가 두툼해서 씹으면 육즙이 느껴진다.
너무 쫄깃하거나, 너무 바싹 튀겨 바스락거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올려낸 소스는 좀 달다.

물만두 보다는 낫다하여 시킨 군만두.
여행내내 만두를 못 먹어서 시름시름 앓고 있었는데 (거짓말) 오아시스였다.
하지만 구운 만두가 아니라 튀긴 만두여서 아쉽...
만두 속은 제대로였다.
(역시 만두는 만두집에 가서 먹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구경도 할 겸 2층으로 올라가면, 빈해원의 규모가 드러난다.

어휴, 복도가 정말... 
지금은 이 방 구석구석마다 사람이 들어찰까..싶기도 하고, 뭐 그렇더라.

2. 일해옥

일해옥은 콩나물국밥집이다.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인데 국물이 깊고 쌀알이 하나하나 엉기거나 뭉개지지도 않았다.
아침에 해장으로 먹은 것인데 정말 든든하더라.
다만 김이 올려져 있던 것이 거슬리는데, 김이란 게 워낙 센 맛이 되어서 다른 국물냄새까지 막아버려
여간하면 멸치국물 같은 곳엔 잘 안 넣어 먹는다.
여기는 밑 찬으로 고추 장아찌와 깍두기를 주는데, 이 깍두기가 으아... 환상의 맛이다.
무가 맛있기도 맛있는 것이었겠지만 깍두기 간이며 익힌 정도가 100% 깍두기의 맛이었다.

3. 이성당

이성당은 1920년대에 개업한 우리나라 최초의 베이커리다.
단팥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먹고, 단팥죽 대신 딸기가 올라오는 팥빙수를 먹었다.
추운 날 덜덜 떨면서 먹으면서도 머리 속은 온통 <이런 팥빙수 서울에는 없을까, 이거 싸갈까>를 궁리했다.

이 외에도 군산에서 손꼽히는 기본 식당들로는,
금강 하구둑의 백합 칼국수, 회타운의 횟집들, 곱창골목의 매콤한 나리곱창, 군산에만 있다는 물짜장,
군산 분식 특유의 '잡탕'이 유명한, 잡탕 전문점 두줄 (442-48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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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중심 전주가 예향으로 이름이 나서인지 한정식 중심이라면,
군산은 100년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이 유명하다.
간장 게장과 아구찜이 태어난 도시이고 (마산식 아구찜과는 달리 참기름을 넉넉하게 쓰는 구수한 맛),
1920년대 부터 경성 다음으로 번화한 국제도시여서 (물론 쌀을 탑처럼 쌓아두고 오사카와 고베로 수탈하느라 그런 것이지만)
음식들이 하나같이 세련된 맛이있다.

중국식당들도 차이나타운의 중식도 아닌, 한국식 중식당도 아닌, 지역 특유의 향토색이 굳건하게 뿌리내린 느낌이랄까.
차림들은 간소했고, 꼭 필요한 찬들만 적은 양으로 놓여졌다.
지저분하다는 <복성루>를 못 본데다, 번성했던 도시가 쇠락한 기운이 드는 군산 거리의 느낌과 달리
식당들은 하나같이 단정했고, 특히 서빙하는 매무새들이 재바르고 자신감이 넘쳐 믿음직스러웠다.

유명한 짬뽕 명가들부터, 아구찜의 원조, 간장 게장 식당, 복쟁이 젓갈로 유명한 복어탕 전문점 화신옥 등
찾으면 찾을 수록 맛집들이 쏟아져나와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더 괴로웠다.
참고한 정보는 인터넷 네이버 카페의<전북 맛집 http://cafe.naver.com/qkrrornfl.cafe>
당시는 카페 가입을 안 받던 시기라 일일이 제목보고 검색하면서 정보를 모았다. ㅡ.ㅜ
이 곳 사람들 입맛이나 후기 등이 제일 나아, 여기만 참고했는데도 맛집들이 수북했다.

며칠 다녀온 군산 음식들에 대한 느낌은
특유의 남도 음식에 비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고,
또 너덧 번 며칠 씩 다녀 본 전주 음식에 비해서는
소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선 굵은 느낌의 맛이라는 것.
개인적으로는 입맛에 100% 맞아서 한 달은 군산에서 살고 싶었다.

어쩜 그리 맛들이 깊고 개운해서 마음까지 모두 사람답게 만들어주던지...

1. 짬뽕

짬뽕으로 유명한 곳은 크게 <쌍용반점>(개운, 담백, 깊은 맛), <복성루>, <수송반점>이 있는데
네이버에서 '수송반점'으로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고 복성루와 쌍용반점을 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런데 그냥 쌍용반점만 가고 말았는데, 이유는 단순하게도
첫 날 복성루를 가겠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복성루를 싫어해서였다.
아저씨 기호와 식성에 의하면 복성루는 '순 오징어 뿐이고 식당이 지저분하다'는 것.
그래서 쌍용반점을 적극 추천하셨고, 둘 다 계획했던 곳이기에 선뜻 쌍용반점을 갔더랬다.

그런데 결국 너무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 복성루는 끝내 가지 못했다.
(지금도 군산에 놔두고 온 두툼한 회들과 복어탕, 서대탕, 짬뽕들이 아른거린다... 어서 또 가고 싶다.)

어찌나 국물이 좋던지...
서울에서 배달시켜 먹던 그 짬뽕맛이 아닌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시래기국같은 가정식 요리였다.
이 때는 미처 몰랐는데 '짬뽕밥'을 시켰어야했다. 난 중국집의 기계면을 정말 싫어해서 국물만 먹어야했다.
(대구 팔공산 근처의 다 쓰러져가는 수타 짜장면집이 하나 있는데 여기 할머니가 해 주는 짜장면만 '면'을 먹는다.
태어나서 음식을 첫 술 뜨고, 귀가 뚫리고 눈에서 광명이 보이고, 머리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했던 곳이다.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음. 사진 찍은 게 아버지 컴퓨터에 있기 때문에...)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내려서 택시를 많이 타고 다녔는데 군산의 택시는,
일단, 택시 잡기가 정말 쉽고,
이단, 택시 기사에게 내가 길을 설명해야 하는 서울과 달리, 식당 이름만 말해도 다 찾아주는 전문성,
삼단, 제주도 택시 기사들과 달리 커미션 없이 추천 식당이나 특정 숙소까지 줄줄 읊어주시는 최고의 신뢰도!

아, 정말 즐거웠다.

다른 택시 기사분은 걸죽하고 찐한 복성루 짬뽕밥이 최고라며 연신 '면 말고 밥!'이라고 하셨다.
다음 번에 가면 짬뽕밥을 먹겠다.

2. 00식당

서울 외의 지역을 가면 확실히 <00식당>, <실비집>들이 많다.
대개는 백반 정식을 기본으로 식당들마다 오징어무침이나 달걀말이부터 전복죽이나 복어탕까지
각각의 무기를 지니는 곳들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의 모모 식당에서는 알탕을 맛 보라 하고,
어느 지역의 그 식당에선 해물 된장찌개를 먹으라하는 등
입소문이나 정보를 찾아 가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군산의 식당들은 대개 군산 대표 음식인 <아구탕>, <아구찜>과 같은 탕이나 찜을
기본으로 하고 찬으로 회와 생물들이 나온다.
간장 게장이 특화되어서 시내의 궁전 게장이나 금산 하구둑 가는 길의 계곡 식당 등이 따로 있어,
게장은 찬으로 나오지 않는 곳이 대다수이지만 (나오는 곳도 있다. <한주옥>)
양념 게장은 빠지지 않기 때문에 게도 즐길 수 있다.
찬으로 자연산 광어가 나오고, 생굴이 나오고, 데친 주꾸미나 오징어 회 등등이 늘 곁들여지기 때문에
굳이 회집이 아니더라도 시내 식당에서도 바다냄새 맡고 서울 촌놈이 생색내기는 충분하다.
(이를테면 블로그에 이렇게 먹은 음식 신기하고 좋았다고 샤방샤방거리며 포스트하는 생색내기같은 것 :-)

검색 끝에 찾아간 곳은, 송정 식당.

아구찜 가장 작은 것과 맥주 두 병, 3만 6천원.
겉보기와 달리 들어가면 널찍한 홀에 양 옆으로 좌식 방이 뜨끈한 구들장 깔아 놓고 기다리고 있다.
식당 안은 평일 저녁인데도 바글와글.
소주 한 병 놓고 탕 드시는 아저씨들이 많더라.

실은 여기 전문은 '탕'이다. (특히 서대탕. 하지만 간 날은 서대탕이 안 된다고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마산 아구찜과 달리 군산 아구찜은 뭐가 다른지 꼭 맛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찜을 시켰다.
(전문이 아니라고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님!)

자연산 광어.
군산은 회의 살점을 두툼하게 마치 고기처럼 썰어내는 것이 특징이란다.
한 이틀 숙성시킨 회인지
아니면 자연산 광어라는 것은 원래가 그것이 보들보들하다 못해 마치 스폰지처럼 혀 위에서 사르륵 녹는 것인지
입에 넣자 마자 탄성이 절로... (이런 구태의연한 표현!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이제껏 광어라는 것은 쫄깃쫄깃한 맛으로 먹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두 점씩 막 먹었다. 흑흑
탱글탱글하면서도 솜사탕처럼 녹는 그... 고소함과 향긋함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우걱우걱...
한 접시 더.
우걱우걱...
가족끼리 남해에 굴 좀 먹으러 다녔지만 이젠 혼자 근근히 사느라 그 맛도 잊어 버린 생굴!
우워.. 맛있다.
제대로다.

군산에서의 일정이 빨리 끝나게 되면, 순천으로 꼬막을 먹으러 가려고 생각했었다.
(물론 순천만도 있고)
하지만 군산 곳곳이 놀라워서 쉽게 뜨지 못해서 꼬막이 아쉬웠는데, 여기서 꼬막 한을 풀었다.
군산 음식이 대체로는 간이 없거나 약한 편인데,
이렇게 양념맛을 살려 줘야 하는 요리에서는 자심감 있게 확 터트린다. 진짜 범접할 수 없는 양념 맛이었다.
(간장이 일단 맛이 좋더라. 그럴 수 밖에... 물이 좋으니 ㅠ_ㅠ)

전체 찬은 딱 먹을 만큼만 나오고,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동치미와 김치는 젓갈이나 양념 범벅없이 잘 익혀진 김장 김치들이었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김치 맛)
전은 막 구워냈는지 식은 기름 냄새 없이 고소했다.
전이나 김치, 나물 무침과 같이 정성 외에는 답이 안 나오는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내공이 상당.
김치, 동치미, 나물 무침 몇 개와 구워낸 조기만으로도 대만족이었던 곳.
정말 대단하더라.

아구찜은 참기름이 좀 과해서 먹다 보면 구수, 들큰하고 느끼하다.
하지만 매운 양념맛에 먹을 수 밖에 없는 신사동 아구쯤들과 달리, 아구 자체가 쫀쫀하고 살이 실해서 만족.
(다시 한 번, 나는 아구와 복어를 사랑함을 느꼈다.. 이것들은 생선이 아닌 궁극의 맛인게야... 흑흑)
남은 콩나물과 미나리랑 양념 못 싸온 게 한이다.

 

전후 일본의 풍경 군산 근대 건축 여행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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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들과 거리 풍경 : http://rednotebook.tistory.com/2

일본과 조선의 역사, 내항 :  http://rednotebook.tistory.com/5

이영춘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126

구 조선은행, 구 십팔은행, 백년광장 : http://rednotebook.tistory.com/7

군산 먹거리, 빈해원, 일해옥, 이성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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