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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수평을 지키는 사람이 되거라>
한 주를 시작하는 일요일 새벽에.

그래서 턱을 괴고 물끄러미 내 수평선을 어디로 위치시킬 것인가를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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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하건, 어떤 곳에 있건, 어떤 일에 처하건, 어떤 병폐를 목격하건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는다는 것은 자존감을 폐기처분하는 것이겠지.

p.s
작은 따옴표 안의 내용은 지난 주 지인과 대화 중 지인이 정리해 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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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언니께 감사하며, 언니가 오래 전 올려 둔 게시물을 들고온다. 1시즌 16화인가 15화에서도 이런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데, 누가 보아도 이성애자일법한 금발의 미녀에 대한 변론을 하는 에피소드이다. 앨런 쇼어가 변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한자락을 열어젖히고 모든 일반에게 말할 때 문득 문득 뜨거워진다.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보스턴 리갈 시즌 2의 1,2화에서
앨런 쇼어는 백만장자 70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금발미녀를 변호하게 된다.
노인의 돈 때문에 결혼했고,
결혼생활 중에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웠고,
격분한 남편과 부부싸움이 잦았고,
사망 이틀 전에는 유언장에서 빼버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물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지만
누구나 "아이고, 그 여자가 죽인 게 분명하네"라고
혀를 끌끌 차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비련의 여주인공' 연기라도 해주면 동정표라도 살텐데
부부관계 도중에 발작을 일으켜 쓰러진 남편을 보고
911에 신고할 때부터 재판정에 설 때까지
하나 흐트러짐없이 냉정을 유지하는 모습,
'돈 때문에 남편 잡아먹는 얼음 마녀'라는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키는 그녀.

최종 변론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앨런 쇼어에게
데니 크레인은 다음과 같은 조언을 던진다.
"최종 변론이 먹히지 않을 때는 무조건 계속 떠들었어.
먹혔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자리에 도로 앉지 않았지.  
배심원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거야.
자네는 내가 됐다는 신호를 할 때까지 무조건 계속하게..."라고.

그리고 앨런 쇼어의 최종 변론.

<왜 우리가 여기에 모여있습니까?
확실히 증거 때문은 아니죠.
증거가 없으니까요.

제 의뢰인이 남편에게 비아그라를 주는 것을 본 증인이 있습니까?
와인에 니트로글리세린을 넣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아뇨, 우리는 그런 악한 짓을 가정하라고 요구받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그런 사악한 의도를 고인의 것으로 돌릴 수 없는 걸까요?
단지 사람은 자살하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지구상에서 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합니다. 백만 명이요
자살은 살인보다 훨씬 일반적이며 따라서 더 말이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여기에 모인 걸까요?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켈리 놀런의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어서요?
켈리도 분명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지켜보는 앞에서 남편이 사망했으니까요
와인잔에 있는 지문이요?
거긴 켈리의 집입니다
남편과 와인을 마시고 있었죠
켈리가 남편의 잔에 손을 대는 게 그렇게나 터무니없는 일일까요?
게다가 만약 켈리가 유죄라면
그 잔을 닦아내거나 씻어내서
니트로가 검출되지 않게 하지 않았을까요?

우린 왜 여기에 모인 겁니까?
누군가가 남편이 이틀 전에 켈리를 유언장에서 삭제했다고 해서요?
켈리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가정부만이 그런 적이 있다고 했지만
제 의뢰인에게 이를 갈고 있다고 인정한 증인입니다
제게 정보를 숨겨서 재판에서 켈리를 더 불리하게 만들려 했다고 인정했죠
편견에 치우친 증언일 뿐 아니라
그 말을 뒷받침할 어떤 증인도 검찰 측은 내세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왜 여기 모였을까요?
남자 친구에게 한 심장 발작에 관한 농담은
우연의 일치치고는 미심쩍지만
켈리가 말한 내용이지 실행한 내용이 아니며
농담이었다고 말했죠
잊지 맙시다
남자친구든 가정부든
그 말을 단 1초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겠습니까?

분명히 여기에는
켈리 놀런이 남편을 죽였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한 증거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린 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죠?
하지만 이미 여기에 모인 이상
경찰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죠
경찰은 자살을 포함하여 다른 가능성은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고 시인했습니다
리치몬드 형사에게서 들으셨죠
오직 켈리에게만 수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경찰이 잡아들이고 싶었던 게 바로 켈리였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검찰 측이 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최종 변론에서 증거를 다시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제 의뢰인이 증언하는 태도에만 초점을 맞췄으니까요
대체 뭐하자는 겁니까?
검찰 측에서는 켈리 놀런이 증인석에서 냉정하게
보였다는 이유 때문에 여러분이 유죄선고를 내리길 바라는 겁니다.

냉정한 건 저도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변명을 하는 데에 융통성을 전혀 발휘하지 않는다는 거였죠.
억울하게 기소당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곤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얼마나 감정을 내비치겠습니까?
억울하게 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는데
언론이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여러분의 사생활이 침해되고
발가벗은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는데 말입니다.
가차없이 중상모략을 당한 사람은 냉정하고 꿋꿋해집니다.
켈리 놀런은 감정을 잃어버리게 된 거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배심원의 동정을 사기 위해 약한 척을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켈리는 결백하기 때문에 스스로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간중간 앨런 쇼어는
배심원들의 표정을 살피고, 데니 크레인의 신호를 기다리지만
여전히 OK 사인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샤덴프로이데.
독일어로 '피해'와 '기쁨'을 뜻하는 '샤덴'과 '프로이데'에서 나온 말입니다.
남의 불행을 보고 느끼는 심술궂고 악의에 찬 기쁨을 말하죠.
우리는 이것을 단순히 인간 본성의 악한 면으로 치부하곤 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엄청난 것입니다.
최근, 스탠퍼드의 한 교수가 뇌 촬영으로 샤덴프로이데를 실제로 잡아냈습니다,
생리학적이자 의학적인 현상이라는 거죠.
남이 무너지는 것을 볼 때 뇌의 등쪽 선조체에서 화학 물질이 분비되게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실제로 기쁨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죠.
여러분이 뉴스나 신문을 보셨다면,
물론 판사님이 금지했으므로 못 보셨겠지만, 만약 보셨다면
켈리 놀런이 궁지에 몰렸을 때
언론과 대중이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똑똑히 보셨을 겁니다.
저는 여러분 역시 켈리 놀런이 처벌받길 원한다고 확신합니다.
돈을 보고 결혼한데다 바람까지 피웠죠.
남자 친구와 수영장에서 벌거벗고 뒹굴었죠.
차갑고, 물질적이고 호감이 안 가는 인물이지요.
그래서 켈리가 감옥에 가는 것을 보면서 여러분이 기쁨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켈리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없앨 만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켈리가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샤덴프로이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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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midt happens

존 제나위(john zenawi)라는 사람이 미국 정부를 고소하고 싶다고 찾아온다. 그는 수단에서 태어나 5살 때 아버지의 발령으로 미국으로 왔고 쭉 미국에서 성장해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다른 친, 인척들은 모두 수단에 살고 있는데 한 사촌이 그의 가족 중 11번 째로 수단 정부로 부터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서 변호사가 수단 정부를 상대로 고소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안타까워하는데, 그는 미국 정부를 고소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무자비한 인종 차별로 가족이 살해당하는 상태에서 무기력함에 뭐라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를 고소해서 언론의 관심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며, 그런 법률적 근거를 찾고 있다.

John: It was the 11th family member to have been killed. I can't begin to describe the sense of futility i feel.
i need to do something, Miss Colson. So, as preposterous as it may sound, and as expensive as it may be,
I want to sue the government.

크레인, 폴 앤 슈미츠라는 법률회사가 무대인 보스턴 리갈에는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데, 그 중 이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로리 콜슨. 그녀는 안타까워하며 미국의 법정이 수단 정부를 판결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자 폴이 말하기를 자신은 무언가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있을 수가 없음을 토로하며 이 문제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고 싶고, 절규의 외침이라고 해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소송사유가 되는지 확인키 위해 원고 적격 판정을 하는데 '위험 영역'이라는 근거에 따라 존이 위험을 입고 있다면 소송이 가능한 최소한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존은 작년 여름 수단에서 친척들과 있으며 군인에 의해 불타죽은 삼촌을 목격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로리는 묘안을 내 놓게 되는데, 그것은 예를 들어 불법 행위법에서 거리 한쪽에 한 남자가 누워있는 것을 봤을 때 차를 세우고 도와줘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일단 차를 세우게 되면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줘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왜냐하면 이미 구조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버릴테니 말이다. 미국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수단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해 왔고 재정적인 지원도 했다. 법이론을 이 상황에 맞추어,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개입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뒤로 물러섰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연방검사가 피고가 되어 재판이 성립된다.
(소송을 제기한 측이 원고이고, 그래서 당하게 되면 피고가 된다.)

연방검사: 원고는 외국정부에 의해, 외국시민에 대해 자행된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법권한도 없고, 원고로서의 자격도 부적합하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소송은 국가의 면책 특권에 의해 제외된다. (즉 제외되는 경우라는 것)

변호(로리): 미국 정부는 의회를 통해서 인종 학살에 반대한다는 유엔의 협정을 비준했습니다.. 수단에서 벌어지는 인종학살을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미국법과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다. 만약에 미 정부가 구조작전을 시작해서 그 결과, 다른 나라가 구조하려는 생각을 접게 된다면 정부는 그 구조를 끝내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결단코 미국 정부는 수단에서 어떠한 구출작전도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변호2(슈미트): 제가 한 마디 해도 될까요? 이 소송 자체가 억지라는 걸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즉 미국은 세계에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테러의 뿌리를 뽑겠다"라고요. 압제가 있는 곳에 우리는 개입합니다. 거의 미국의 모토가 되었죠.

판사: (지루해하며) 슈미트씨, 법정도 그러한 만행을 인정하지만 왜 미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죠?

슈미트: 미국의 문제만으로도 벅찹니다. 그러나 우리의 지도자들이 초당파적으로 열변을 토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뭔가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나라들은 개입하지 않고, 결국 아무 조취도 취해지지 않게 된 거죠. 그렇다면 차라리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여러분, 우리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공포를 해 버리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세계는 다른 나라가 영웅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럼 저도 제 의뢰인에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방검사: 인종학살에 대해 미국은 "여러분, 우리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방관하지 않을 겁니다!!

슈미트: (연방 검사를 가리키며) 아시겠죠?! 이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판사가 이 고소를 재판에 회부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를 기다린다.)

판사: 솔직히 말하면 수단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큰 문제들이 있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되고 조직적인 강간이 일어나고 다수의 희생자는 아이들입니다. 세상에서 인도주의가 가장 위험에 처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왜 모든 위기를 자동적으로 미국이 해결해야 할까요? 이미 이라크, 이란, 북한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우리를 해칠지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서로 죽이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까?
왜요?
우리가 미국인이라서요?
대답은...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가 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나라입니다. 어쩌면 유일한 나라일지도요. 손을 놓고 구경만 해서는 안되는 그런 나라죠. 지금 조직적인 종족말살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나라입니다. 슈미트씨, 콜슨씨(변호사들). 두 분의 주장이 재심을 받게 될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미국 사람들은 저 건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하지만 오늘, 지금, 여기에서 적어도 한 명의 연방 법원 판사는 신경이 쓰입니다. 피고(연방검사)측의 기각명령 신청을, 기각합니다.

To be honest, I might have a hard time finding Sudan on a map.
I certainly know they've got big problems. Innocent people murdered every day, systemic rape, many of them children.
It's the worst humanitarian crisis in the world.
But, why does every crisis automatically fall to the U.S to slove?
We've got Iraq, Iran, North Korea-and these are people who might murder us.
We're supposed to tend to a bunch of Africans killing each other?
Why?
Because we're Americans?
The answer is... yes.
Because we're Americans. Because we're a nation-perhaps the nation-that's supposed to give a damn.
What's going on is an organized extermination of an entire race of people.
We're the country that's supposed to give a damn.
Miss Schmidt, Miss Colson, your claim here most likely won't survive summary judgment.
And maybe the American people don't care about what's happening over there,
but for today, here, now-at least one federal court judge does.
Defendant's motion to dismiss-denied.


---
거대한 애국주의 같은 우리식의 '애국주의'로가 아닌, 개인이 그 자리에서-그 시간에서-now and here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따라서. 앨런 쇼어의 변호들 중에 그런 것들이 가장 많지만, 이 에피가 생각나서 한 번 끄적거려 본다.

한 명이 모국의 현실에 슬픔을 느꼈고, 한 명이 그 슬픔에 동조했고, 또 다른 한 명이 참여했는데
역사적인 판례가 석판에 기록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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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den’s final statement—“Don’t tell anybody anything. If you do, you start missing everybody”— suggests that he is still shackled by the same problems he has dealt with throughout the book. He still seems scared and alone, and he continues to dread communication. On the other hand, his final words suggest that he has begun to shed the impenetrable skin of cynicism that he had grown around himself. He has begun to value, rather than dismiss, the people around him. His nostalgia—“missing everybody”—reveals that he is not as bitter and repressed as he was earlier in the book.

don't tell anybody anything.
if you do, you start missing ever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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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트는 이미 미적인 경험과 관조를 동일시했다. 쇼펜하우어는 관조가 유일한 탈출 유형으로 … 모든 다른 경험 유형들 속에 우리를 빠져들게 하는 지속적 의지로부터 우리 자신들을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 도덕의 위대한 비밀은 사랑이거나 혹은 사유, 행위, 혹은 우리 자신이 아닌,  사람의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과 우리의 본성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탁월하게 선한 사람은 강렬하고도 지각력 있게 상상해야만 한다."라고 쉘링은 말했다.

- John Dewey, The Later Works of John Dewey

그래서 비도덕적인 사람의 모습은 추하다. 그는 미에 대한 자신의 눈이 없다. 다른 이들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관찰하고 습득할 뿐이다. 그는 관찰은 할 수 있어도 관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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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쿤데라, 예지 La sagesse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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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대"(the me decade), 즉 청년기와 유년기를 어떤 특별하며 타락하지 않은 진리를 가진 것으로 이상화 시키는 사람. 그리고 이상화 시키지 않더라도 희화화시키며 끊임 없이 청년기와 유년기 소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희화화 뿐 아니라, 지독하게 피해의식에 가득찬 채로 나 불쌍해를 연발하며 청년기와 유년기를 말하는 사람.

지겨워 죽겠어 아주 그냥. 그만 좀 쫑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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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옥중서한>중에서  (5)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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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위안을 주는 글들이다. 철학자라기 보다는 사상가라기 보다는, 아직은 에세이스트에 불과하다고 하는 말들에도 여전히 우리가 벤야민을 뜨겁게 숨기는 이유. 내가 벤야민을 처음 만난 건, 파리에 관한 그의 도시 공간에 관한 글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물을 사랑한다는 말 외에는 달리 어떤 정감과, 감흥, 심리를 설명할 길이 없었는데 '실내'라는 모티브로 새 이야기를 꺼내는구나. 사실 이 글이 어떤 이야기에서 나온 말인지, 또 이 글을 전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포우는 왜 등장을 하였는지, 중간계급의 민간 시민이라는 것이 어떤 지위인지 등등. 하지만 "세계로 가는 길", "인간존재", "물건", "고되게 사용되는 일(노동)", "흔적"에서 하이데거의 소논문 <예술작품의 근워>이 겹쳐서 한결 독해의 경험이 풍부해진다.

수집가는 멀어지거나 지나가버린 세계로 가는 길뿐만 아니라 그것보다 나은 길을 꿈꾼다. 이 한결 나은 길에서 인간존재는 어쨌든 간에 일상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받지만, 물건은 고되게 사용되는 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중략

거주한다는 것은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다. 실내에서 이것은 두드러진다. 침대이불과 의자담요, 그릇과 용기가 꽤 많이 발명된다. 이것들에 대부분의 일상적 소비대상의 흔적이 남게 된다. 똑같은 식으로 거주민의 흔적이 실내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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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씨 웹-better than prozac씨의 웹을 거쳐.

시뮬라끄르의 용어 사용에 대해 긴 글을 쓰다가 '내가 왜 바보들에게 시간을 쓰는 걸까' 싶었다.
글을 관두고 <들뢰즈랑 칸트가 공통감에서 어떻게 갈라지는지> 이야기겸 글을 듣다가,
그래서 칸트를 다시 떠올렸는데, '내가 제일 바보'더라.
사람이 사람한테 말을 하는데 상식적인(유행하고 떠도는 것이 아닌) 말을 한다는 것.
결국 그래서 칸트는 윤리로 회귀하듯.
어제 우리 지도교수님 때문에 조금 울었다. 선생님의 인품과 인생이 감동을 주어서-
대왕펭귄같은 우리 선새엥님 사랑해요!

October 8, 2005
책을 읽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을 비판적 독서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들의 독후감은 자신의 입장에서 그 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술어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이는 피상적 훑기일 뿐이다.


진정한 비판은 그러한 독서 이후에 그 책을 다시 읽음re-read으로써만 가능하다.
가령 처음 읽을 때는 지루하다고 여겨지던 부분도 '이 저자는 왜 이걸 썼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말해서 저자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음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이러한 독서는 텍스트 내부에 입각하여 읽는 것이고,
그러한 과정에서 텍스트를 비판하는 것이므로 내재적 비판이라 할 수 있다.

머리가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들은 대체로 훑어보기에 능하다.
그들은 텍스트를 읽으면서 항상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굴린다.
텍스트에 온전히 파묻히지 못한다.
텍스트를 앞질러 나간다.
선생은 3페이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걸 눈으로 다 읽은 뒤 벌써 5페이지를 뒤적거리고 있다.
책읽기를 업무처리 하듯이 한다.
필사 따위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굼뜨고 더딘 사람이 똑똑하고 재빠른 사람들보다,
업무처리에는 미숙할지 몰라도 책으로부터는 결국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
Posted by gaudium at 2: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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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1월 20일

영실에게.

이곳 생활은 몹시 외롭다. 아침에 일어나서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마음속의 무거운 짐을 내릴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일인가! 그러기에 일 년 만에 받은 것이라 할지라도 서울에 있는 사촌동생으로부터 "오빠, 당신은 우리들이 가장 사랑하는 오빠라는 것을 항상 잊지 마세요."라는 편지를 받았을 때 며칠을 두고 잠을 이룰 정도로 기쁨에 달아오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네가 편지를 쓰겠다는 말이 반갑지는 않다. 그것은 분명 '철자법이 틀린 것 투성이인 너의 편지'가 창피하기 때문은 아니다. 왜 그럴까?

나는 전주 교도소 시절에 받아 본 너의 편지 한 통을 제외하고, (나의 옹졸하고 비뚤어진 성격 때문인지) 언제나 너의 편지에서 야릇한 수치심을 맛본다. 나는 항상 철없는 어린아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그런 수치심 말이다. 내가 전주 교도소 시절 너의 그 정성들인 편지를 조금 평하고 흠잡았다고 해서 기분이 상해 버렸는지, 그 후에 너는 언제나 엽서 아니면 푸른 항공서간에다가 달랑 몇 자만 적어서 편지를 부쳐 오곤 했다. 그리고 내용도 항상 공허한 '구호'의 되풀이가 아니었는가. 네가 나를 몹시 염려해 주고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나는 '구호'가 싫다.
나는 가령 '몸도 마음도 건강하십시오.'를 백 번 외치는 것보다 아버지께서 낚시 가셔서 고기를 얼마나 잡았으며, 오늘은 무엇을 잡수셨으며, 네가 오늘 어떤 TV프로를 보고 어떻게 느꼈으며, 요즘 무슨 책을 보고 있으며, 너의 애인은 어떻게 생겼으며, 그곳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등을 백 배 천 배 더 알고 싶은 것이다. 구호 대신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수수하게 적어 보내기에는 너의 허영심이 강한 것인지도 모른다.
'건강하십시오!'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너는 내가 그런 것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건강하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건강'하다. 그것은 네가 '건강하십시오!'라는 구호를 외쳐 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설령 내가 건강하지 않다 해도, 그것은 나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
일 년 만에 보는 너는 가사에 시달려서 그런지 갑자기 '아주머니'기 되었더구나. 화장한 모습도 처음 보았고... 늙지만 말아라. 어쩐지 나까지 서러워진다. 제발 시집갈 때까지만이라도 늙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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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사랑을 원했다. 우리가 원하는 사랑은 우리가 지닌 인간적 연약함을 잘 알고 그것을 용서해 주면서도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자존심을 작게 축소시켜 버리지 않는, 그런 사랑이었다. 그런 사랑이 가능할 것 같았다.

.

이 책의 원제는 <a home at the end of the world>이고 <통역사>, <웬즈데이>와 더불어 최근 가장 친숙하게 읽었던 책이다. 세 명의 사람이 사랑을 하고, 그들의 사랑이 네 번째 사람에게도 이 세상 마지막 안식이 되는 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죽음과 더불어, 다섯 번째 사람의-아기의 탄생도. 개인적으로 이 책을 손에 잡을 때 마다 아파있어서 약들 속에 들어있던 약간의 수면제 기운이 미친듯이 졸립게 만들었지만, 페이지 넘기는 것을 쉴 수 없게 했다.
정말 뻑뻑해진 눈알을 연신 감았다 떴다 하면서 마지막 장을 넘겼었다. 580페이지니 짧다고는 할 수 없는 책이지만, 지루하게 여겨진 적은 없었다. 세 명의 주인공들 속에 모두 내가 있었다.
번역도 무리없고, 커닝햄의 전작 <hours>(세월) 보다 더 어리고 때묻지 않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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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이후로 그녀는 키스를 할 때마다 냄새를 맡았다. 입을 맞추는 척하면서 냄새를 맡았다. 가끔 역겨운 냄새가 나면 남자를 거칠게 밀어 버리고 다시는 말도 붙이지 않았따. 하지만 아무 냄새도 나지 않으면 이상하게 허전했다.

수지는 지방 검사보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요한 단어를 수첩에 적는다. 통역을 할 때는 아무리 문장이 길더라도 모든 단어를 정확히 옮겨야 한다. 통역사는 수학자하고 비슷하다. 그녀는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언어를 대한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동의어와 맞추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정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수지는 이런 방면에 소질이 있었다. 수지는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그녀는 단어를 들으면 사전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를 분리한다. 직역은 오역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어는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통역사는 단어를 그대로 옮기면서도 이쪽 언어와 저쪽 언어 사이의 간격을 교묘히 메울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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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너희를 선택했어." 엄마는 늘 이렇게 말한다. 마치 가게에서 물건을 고를 때 쓰는 말처럼 들린다. 사람들은 가게에 일렬로 진열된 인형들을 쭉 훑어본 다음 그중 하나를 선택하니까. ...아니야,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난 여기 있고 싶어. 난 우리 가족을 사랑해.
한국 어머니에 이어 미국 어머니까지 날 버린다면 다시는 그 어느 누구도 날 원치 않을 거야.

제인 정 트렌카, 피의 언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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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눈이나 얼음을 사랑보다 더 중하게 여긴다. 동족 인류에게 애정을 갖기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편이 내게는 더 쉽다. 그렇지만 나는 삶에서 일정한 무언가를 닻처럼 내리고 있다. 그걸 방향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의 직관이라고 해도 된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기초 위에 서 있고, 더이상 나아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내 삶을 아주 잘 꾸려나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절대 공간을, 적어도 한번에 한 손가락으로라도 붙들고 있다.

-피터 회, 스밀라 눈에 대한 감각(sense of snow) 중에서


■ 수지는 지방 검사보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요한 단어를 수첩에 적는다. 통역을 할 때는 아무리 문장이 길더라도 모든 단어를 정확히 옮겨야 하다. 통역사는 수학자하고 비슷하다. 그녀는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언어를 대한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동의어와 맞추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정답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수지는 예전부터 이런 방면에 소질이 있었다. 두 가지 언어를 쓰면서 자란 환경 때문은 아니었다. 이민자 자식들이라고 해서 다들 통역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수지는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그녀는 단어를 들으면 사전적인 의미와 함축적인 의미를 분리한다. 직역은 오역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언어는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통역사는 단어를 그대로 옮기면서도 이쪽 언어와 저쪽 언어 사이의 간격을 교묘히 메울 줄 알아야 한다.

-수지 킴, 통역사 중에서


■ 천성적인 활달함, 환경에 단련된 강인함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관대함이 있었다.
...

믿음직스러운 활기

...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거야?"
"어떻게 하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좀더 흐트러졌으면 좋겠다."
...

내 마음속 어딘가에는 난 처음부터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타인을 원망하거나 욕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하는 이 나른한 성격은 거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온다 리쿠, 밤의 피크닉 중에서

■"제가 만난 사람 중 감정적으로 가장 강한 사람이에요. 지미에게 의지할 수 있어요. 문제와 정면 대결하는 사람이니까요."

...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성취한 것이 있다면 직관의 미묘한 성장 또는 퇴화일 것이다.

...

하지만 크리스티는 이기는 걸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았단 말이야. 얘는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게 더 근사하다고 생각했다니까.

...

언제나 주의 기도가 가장 마음에 든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어쨋든 모든 축복과 서약의 말들을 읽고 나니 감동이 왔다. 그 말들은 수분이 구름 속에 모이듯 내 맘을 채우고 나를 대단히 감성적으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예수의 신비가 내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차라리 익숙한 말들에 대한 단순한 향수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들이 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기도문의 활자들이 종이에서 떨어져 나와 내 삶의 이질적인 순간들 사이를 메워주는 듯했다.

-에단 호크, 웬즈데이 중에서

■ 그때의 난 얘깃거리를 찾기 위해 매일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썰렁'해지는게 무서워서 보트에 새어들어 오는 차가운 침묵의 물을, 별 볼일 없는 일상의 보고로 막아내는데 필사적이었다. 손가락의 어디를 다쳤다, 어제 본 텔레비전이 재미있었다, 아침에 금붕어가 죽었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해도 모자라서 침묵의 물은 다시 졸졸졸 스며들어 온다.

-와타야 리사,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중에서

■ 1880년대에 흉측한 털보들은 자신들이 지식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했다. 전기와 진화론의 시대가 왔고 그들은 우주의 실마리를 풀 열쇠를 쥔 듯했다. 그들의 이성은 그 무엇도 미지의 영역에 남겨두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것을 확신했다. 그 점에서는 사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결국 두 집단 사이에 분쟁을 촉발했다. 오늘날에도 털보들의 추종자들이 실험실에서 어슬렁거리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던 이성적 확신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그리고 허무에 의해 안으로부터 갉아먹히고 있는 교회는 마치 닭장 한구석에 모이는 병든 닭들처럼 끼리끼리 모이고 있다. 교회 통합 운동이 생긴 것은 관용 때문이 아니라 불안감 때문이다. 종교가 르네상스를 맞은 것이 아니라 백혈병에 걸린 상태인 것이다. 이성에도 비이성에도 의지할 길 없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목발을 빼앗긴 불구자처럼 비틀거린다.

-르네 바르자벨, 야수의 허기(La Faim Du Tigre)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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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의 책을 통해서 조근 조근 많은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어느 날 산책길,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신문을 읽고 있는데 옆에 다가와 30년 전 그 도시에 대해 재미난 이야기들을 풀어 놓는 인자하고 유쾌한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나는 이 책을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뭐랄까... 글을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정확하게, 훌륭하게 쓸 수 있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음악이나 그림이 아닌, 수필이 주는 위로와 위안도 체험한다.

표지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내가 삶을 행운의 기회로 여기는 까닭은 매순간 살아 있는 존재로서 아침마다 햇살을,
저녁마다 어두움을 맞이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며,
세상의 만물이 탄생할 때의 그 빛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미소나 불만스러운 표정의 시작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곳곳은 눈부신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배낭여행을 떠난다면 들고 가고 싶은 단 세권의 책이 이 시리즈이다.  사실 시리즈는 아니고 그의 수필들을 모아서 편 책들인데 아, 그저 이 책은 따듯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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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그렁 괸 눈으로 꽃을 대해도 꽃은 말이 없는데,
 
어지러운 꽃잎만 붉고 붉게 그네를 타고 넘나니"
[淚眼問花花不語, 亂紅飛入秋千去. 馮延巳, <鵲踏枝>]



"붉은 살구나무에 봄기운이 요란하다"

[紅杏枝頭春意鬧. 宋祁, 「玉樓春」]

 

"구름 걷히고 달빛 드니, 꽃이 제 그림자를 가지고 논다"

 

[雲破月來花弄影. 張先, 「天仙子」]

 

all from 인간사화.

 

마지막 황제의 스승에, 서구미학의 근대와의 접점을 기가막히게 알았다고 하는데 자살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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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중에,
그의 와이프가 그를 '형'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교적 젊은 그들이었기에, 또 젊은 그들의 관계가 부부였기에
그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후에도 계속해서 그들의 전화 통화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생각은 물꼬를 터서,
어떤 호칭에 대한 해방감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나는 편지를 썼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제게도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저는 남자친구를 '언니'라고도 부르고 싶어요.
우리의 관계가 이성파트너라는 것을 너머 자매애를 나누는 관계에까지
이르고 싶거든요"

연인,이라는 것은 뭘까.
대단할 것 없는 인생이지만 나의 인생을 생활을 상대에게 집중하겠다는
암묵적인-조건없는 약속이 아닐까?

혼자만의 방만 덩그란 '집' 보다는
다른 이를 위한 방 하나도 함께 있는 '집'과 같은 인생이고 싶었다.




-문득 내 방을 문열고 들어가서 침대위로 드러누워 천장을 보다가 든 생각.




p.s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인데 내가 막 이를 깨물고 있었다!
그리 비장하지도 않은 글인데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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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 묻기를
"이 곳 사람들은 미각이 너무나 예민해. 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유별나서 그런지 맛있는 것에 집착하는 것 같을 정도야."

바람의 냄새를 느끼는 후각도, 촉각도,
대지를 보는 시각도, 모두 결여되어 있으니까 그런 것이 아닐까.
미각만큼은 돈을 주고 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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