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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베터리가 다 되었었는데, 가까스로 한 장을 찍었다.)

가옥이 비교적 깨끗하게 남아있는 것으로는, 이영춘 가옥과 히로쓰 가옥이 있는데 먼저 이영춘 가옥.
이영춘 박사는 일본인의 초대로 군산에 오신 분인데 한국의 슈바이처였다고 한다.

이 분이시란다.

당시 건물 사진들이 남아 있어서 디카로 역시 찍어 봤다. 이 건물은 군산 이사청.

군산부청

군산 시청.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 개는 남겨 두어, 군산의 근대 건축 거리가 좀 더 풍부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런 건축물들은 '수탈과 식민'이라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산업유산'이라고 해서 우리의 산업이 근현대를 지나면서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있는 건축물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남선창고'인데,
소위 부산 사람들치고 남선창고에서 나오는 명태를 안 먹어본 이가 없을 정도로
그 유통과 산업의 역할을 단단히 했던 건축유산이다.
그런데 이 남선창고가 얼마 전 허물어지기로 했단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더라.

참고로 부산의 <남선창고>

이건 군산의 조선은행 뒤로 난 철로 주변의 창고들이다.
현재 이 창고들은 철거된 곳도 있지만 반 정도는 바로 앞 가구골목의
창고로 쓰이고 혹은 다른 용도로라도 쓰이고 있었다.

(이 사진 출처는 http://fahl.hanyang.ac.kr/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건축 역사 연구회)

이건 시내 동국사와 히로쓰 가옥을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군산부윤관저.
현재 음식점으로 쓰이고 있었는데 물론 간판이며 모양새가 수려하거나 현명하게 리모델링된 것은 아니지만
폐쇄된 흉가처럼 있다가 철거되어 사라지는 것 보다는 낫다.


다시 이영춘 가옥으로 돌아와서, 입구.

초입.
아침인데다가 전 날 눈이 오고 흐린 날씨여서 마치 헨젤과 그레텔이 사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난다.
영화 장화, 홍련 기운도 나고.

일식 가옥의 현관.

측면에서 보기.

뒤쪽은 나무와 돌, 시멘트로 정말 단단하게 지었다.
겨울 아침에 보려니 실내가 엄청 추울 것 같은 인상도 받았다.

벽난로가 있어서 집 뒤엔 이런 화기구가.



색이 참 고와서. 달린 등의 흰색도 예뻤고,
특히 창문에 조금씩 보이는 흰 레이스 커튼이 정말 좋았다.

뒤뜰에 앉은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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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내항은 우리나라 식민 시대를 짚어볼 수 있는 결정적인 장소들 중의 한 곳이다.
마침 군산세관에서 도슨트로 계시는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깊이 남는다.
이 분이 얼마 전 일본인 대학생들을 맞았는데 이 친구들이 일본 정통 우익 출신의 보수적인 학생들이었단다.
그런데 이들이 조선이 일본의 식민시절일 때의,
당시 미곡 수탈에 대한 기록들에 대해 매우 소상히 알고 있고 또 관심도 많은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이 그 일들에 대해 하는 말이 참 무서울 정도였다.
즉 이들은 일본이 당시 조선으로부터 미곡 수탈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일본에서의 쌀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하더란다. 
보수와 민족주의가 함께 간다는 사실은 돌이켜보면, 일본 민족을 위한 보수주의자들은 그 민족의 생존을 
염려하는 뜻이다. 진짜 보수라면 민족주의와 분리될 수 없는데, 우리나라의 보수들은 그렇지 않아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입장대로 진정 일본국민을 위한다면 조선의 쌀을 수탈하거나 전쟁을 벌이기 보다는
내실을 기했어햐 하기도 하다.
즉 일본이나 조선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국가가 부르면 징병되어 전쟁에 나가야 하고,
조선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더라는 '노다지' 풍문에 조선으로 와서 밀정을 하거나
이런 내항에서 노동일을 하며 '생존'을 위해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자신들을 방어하려하는 정도는 '최선인 역사의식'과 거리가 멀다.
그저 '반성'과 '성찰'을 모르는 무식한 국민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뜻이다.
경제적 관점은 그 카테고리 안에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지
이미 벌어진 전쟁과 식민이 어떤 역사적인 해를 끼치고 병들게 했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그렇다.
무조건적인 식민 역사 지우기와 거짓역사로 국사 교과서에 '새칠하기' 정도로는
누가 우리에 대해 '존중'을 해 줄까. 우리 스스로 우리의 과거를 민망해하는 친일 보수가 판을 치는데 말이다.



부잔교 입구

당시 부잔교


당시 내항과 일대의 일본인 거주지.



아, 서해는 갯벌이 있지! 갯벌을 보면 들뜬다. 자연이 이리 가까웠던가 하는 미안함도 들고.






   근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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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솥들이 곰국을 끓여 냉동실에 낱개 포장을 해 두니 정말 편했다.
아무 것도 하기 싫고 힘이 없는데 배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고파올 때, 
녹여서 대충 후루룩 마시기만해도 되었으니 그야말로 기특한 곰국이었다.
(만들던 과정의 신경쓰임과 피곤, 고생은 금새 잊고...)
그래서 다시 한 번 '게으를' 나를 위해 '부지런'을 떨었다. (..)
수삼, 천궁, 오가피, 절각황기도 준비했다. 
(한 끼 먹고 한 끼 굶어도 굶어도 큰 지장이 없도록 몸보신을 한 번에 하려는 게으름의 소산;;)

찬물에 1시간 동안 담궈서 핏물을 빼고,
바로 요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귀찮아져서 1시간 더 핏물을 빼고 -.-
닭껍질을 벗기면서 닭 네 마리와 사투를 벌이고... (고무장갑을 꼈다..흑)
깨끗이 물에 씻어서 대량으로 끓인 후, 살을 발라 살은 냉동실과 냉장실에 나누어 넣어 놓고
육수는 따로 걸러서 맑은 국물로 만들어 둔 것.

그랬더니... 그냥 국물을 데워 닭고기를 넣으면, 닭곰탕.

그 국물을 차게 식혀서 식초와 겨자, 땅콩이나 잣소스를 넣으면 초(식초)-계(겨자)-탕, 초계탕!
얼음 둥둥 띄워 먹는 새콤달콤한 맛.
소금으로 간을 하고 닭고기는 후추나 참기름을 조금 넣어 조물조물거리다가 넣으면 된다.
오이나 계란 지단을 올려도 되고, 키위 같은 과일을 넣어도 되고 입맛대로.
난 아무 것도 없어서 T-T..

그리고 초계탕의 남은 국물에 메밀면을 삶아 넣으면 초계 막국수!
캬캬캬

오늘 저녁엔 닭계장에 도전해 봐야겠다.
어제부터 연이어 먹었더니 좀 많이 슬퍼졌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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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에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매우 조건적으로 빠져 든다.  그러니까 운명적인 만남이란 애초부터 없는 것이다. 특히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경우 그 대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연인의 모습에 가까운 사람이며, 그 대상은 자신의 내적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랑의 완전한 결정화작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싹트는 것 외에)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의심>의 과정이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완전하지 않을지 모르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르며, 어떤 증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스탕달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우선 경탄과 환상 그리고 적어도 한 가닥의 희망이 일어나고 여기에 곧 의심이 뒤따르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후)

“우리가 깨야 할 편견은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사랑만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랑과 결혼’은 ‘말과 마차’와 같은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말로 결혼이라는 마차를 끄는 상황이다. 아마 열정적인 사랑으로 마차를 끌면 변덕스럽고, 강렬하고, 외부 환경을 돌아보지 않고 활화산같이 질주하는 말로 인해 마차는 곧 산산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의 열정과 사랑을 관계의 핵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결국 환멸을 느끼거나 이혼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는 주목해 볼 만하다.
 미네소타 대학의사회 심리학자 엘렌 버셰이드는 이 문제를 연구한 끝에 열정적인 사랑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이혼율이 증가하는 이유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낭만적인 사랑의 경험을 점점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의 상관 관계가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버트랜드 러셀도 낭만적인 사랑을 찬양하면서도 그것이 행복하고 안정된 결혼 생활의 토대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결혼에는 환상이 개입되지 않은 애정 어린 친밀감이 필요한데, 낭만적인 사랑은 ‘신비하고 마력적인 안개’로 연인들로 하여금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낭만적인 사랑이란 불꽃처럼 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결혼처럼 오래 지속되는 사랑이 시작되는 첫 부분일 뿐이다. 사람들 말대로 현실은 꿈이 아니다. 그것은 좋은 측면만큼이나 추하고 어두운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우리가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한 힘든 인생의 과정을 같이할 수 있는 것이지,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어떻게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시간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사랑이 식는다는 건 결코 슬픔이 아니다.
 사람이 끊임없이 발달하고 성숙하듯이 사랑의 감정 또한 성숙의 과정을 밟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사랑 하면 으레 <사랑에 빠지는 것>(falling in love)만을 떠올린다.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다. 사랑은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사랑을 하는 것>(being in love)을 거쳐 <사랑에 머무는 것>(staying in love)이란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거친다. 
 ‘사랑을 하는 것’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각자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틀고, 자기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서서히 맞추어 가는 것을 말한다. 부모와 친구에게 향했던 사랑은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사랑에 빠질 때는 연인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뽑아 내어 분리시킴으로써 이러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 반해, 사랑을 하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재창조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그것은 현실 세계 안에서 앞으로의 인생을 같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상태는 아직 그들의 외부 환경과 자신들을 분리시켜 놓고 둘만의 결합 속에 있는 단계다.
 반면 ‘사랑에 머무는’ 상태는 그들의 사랑하는 관계가 외부 세계와 격리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견디어 나가는 단계다. 물론 열정적인 사랑의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기도 결코 쉬운 건 아니다. 그러니까 많은 커플이 열정에서 차분한 사랑으로의 탈바꿈을 반갑게 여기고, 편안하고 안전한 관계 속에서 휴식을 하는게 아니겠는가.
 라쉬 교수는 사랑에 머물면서 서로가 충절과 신뢰와 같은 애정으로 결합되는 것을 <차가운 세상에 있는 천국>이라 표현했다.” 

- 김혜남,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중에서

친구네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뜨뜻한 아랫목에서 놀다가 집어온 책이었는데, 좋더라.
이런 유의 제목이나 이상한 정신분석 전문의들의 산만한 노트들을 싫어했는데 한 장 한 장 새겨볼 것이 많았다.
사랑의 성숙의 세 모습들 마다 각각의 열정이 산다고 믿는다. 열정은 노력이고.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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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도 내적으로 힘들던 어린 시절을 묻고 이제 그만 남편과 행복해지고 싶어하지만 아직도 자기가 포장한 자기 자신을 벗어날 수가 없어서 힘들어 하고 있다. 남편에게 약한 모습을 드러내 보일 용기는 안 나고, 그 상태에서 자신의 어두운 면을 감싸 주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울분은 계속 쌓여만 가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 더 친밀해지길 원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도 상처가 복병처럼 숨어 있는 계곡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곳에 상처 없는 무균실 같은 곳은 결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지라도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안 알게 모르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서로 도움은 안돼지만 사랑은 할 수 있다며 갈등을 회피해선 안 된다. 그러면 오히려 서로의 상처만 깊어질 따름이다.”

“우리의 마음속엔 저마다 지울 수 없는 한 아이가 살고 있다.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자라고 싶지 않은 아이. 사랑은 그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이번엔 상처 대신 사랑이 내게로 온다. ‘나 예쁘지?’ 라고 물으면 사랑하는 이에게서 ‘넌 어떻게 해도 예뻐’라는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행복해져서 다시 성장할 용기를 내게된다. 아무리 사랑에 치이고 데었더라도, 사람들이 다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그 누구에게든 사랑하는 이가 생긴다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만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를 다 안다는 착각에 빠져 재발견할 기회를 놓치지 말라. 사랑이 식고, 그 사랑이 떠나 버리는 것, 그래서 사랑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이를 알려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데에 그 원인이 있는지도 모른다.”

 “ 전이란 과거 어린 시절에 중요하던 사람, 즉 부모나 형제에 대한 감정, 소망, 갈등 등이 현재의 치료자에게 대치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환자는 치료자에게 따뜻한 보살핌과 성적 욕구 등을 느끼며,  때론 치료자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현상은 분석 상황이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더 강렬하고 빈번하게 일어난다. 모든 걸 받아 주고, 이해해 주는 치료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럴 때 치료자는 환자가 보이는 반응이 전이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그 감정에 반응하기보다는 이해하고 해석해 주면서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무의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므로 전이는 많은 사랑의 시작이 되지만 때론 매우 위험한 사랑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려 들면서 자기 자신의 안전이나 건재는 자신의 통제 하에 있지 않게 되고, 그렇게 되면 두려움도 그 전이 대상에게로 옮겨지게 된다. 사랑을 통해 그가 얻는 것은 더욱더 무기력해지는 자신과 그럴수록 강렬해지는 상대방에 대한 의존 욕구 뿐이다.

 정신분석에서 환자를 분석하지 않고 사랑하려고 하면 결국 치료가 파국을 맞이하는 것처럼, 사랑에서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고 치료를 하려 든다면 그 사랑 역시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누굴 사랑한다는 것은 함께 하는 것이다. 그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같이 느끼고 기뻐하며 슬퍼하며 서로를 깊게 받아들이는 과정, 그 과정에서 연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치유와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니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몸과 마음을 다해서 깊게 사랑하라.
 상대를 향해 눈과 귀를 크게 열고 끊임없이 서로를  발견해 가며, 때론 서로를 기다려 주고, 상대와 자신의 경계를 지켜 준다면, 굳이 나에게 찾아오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많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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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상 사건은 기본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가족, 우정, 사랑,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애착이 깨진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형성되고 유지되는 자기 구성이 산산이 부서진다. 피해자는 존재의 위기 상태로 내던져진다.
 세상이 안전하다는 느낌, 즉 기본 신뢰 (basic trust)는 생애 초기에 첫양육자와의 관계 속에서 습득된다. 이러한 신뢰감은 삶과 함께 시작되어, 전 생애에 걸쳐 한 사람을 지탱해 준다. 이것은 관계나 신념과 관련된 모든 체계의 기본을 형성한다. 보살핌 받는 최초의 경험은 자신이 속한 세상이 인간의 삶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그릴 수 있게 해주는 해주는 바탕이 된다. 기본 신뢰는 삶의 일관성, 자연의 질서, 신성의 초월적 질서에 대한 신념의 기반이 된다.
 외상 사건은 기본적인 신체적 안녕의 수준에서부터 사람의 자율성을 침범한다. 신체는 침해당하고 상처 입으며 더럽혀진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 기능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전투 상황이나 성폭력의 상황에 대한 증언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통제 상실은 외상의 가장 모욕적인 측면으로 꼽힌다.
 포로와 성폭력의 피해자를 공격하는 목적은 정확히 피해자의 자율성과 존엄을 모욕하는 데 있다. 따라서 외상 사건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신념을 파괴한다.”

“ 청소년기에 공포를 경험하고, 힘을 빼앗기는 경험을 하는 것은 청소년기라는 인생의 특별한 단계에서 달성해야 하는 세 가지 건강한 적응 과제를 위태롭게 한다. 정체성의 형성, 원가족과의 점진적인 분리, 그리고 더 넓은 사회적 세계의 탐색.
 성인기에 반복적인 외상을 경험하게 되면 이미 형성된 성격 구조가 파괴된다. 그러나 아동기에 반복적인 외상을 경험하게 되면 성격이 단지 파괴되는 것만이 아니다.
 이것은 성격을 만들어 낸다.
 학대적인 환경 속에 갇힌 아이는 끔찍한 적응 과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속에서 신뢰감을, 안전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안전함을, 끔직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통제감을, 그리고 무기력한 상황 속에서 힘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이는 어른이 제공하지 못한 보살핌과 보호를 자신의 힘으로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는 스스로를 보살피거나 보호하지 못한다. 아이가 가진 유일한 대처 방편은 심리적 방어라는 미성숙한 체계 뿐이다.

이들은 폭력과 죽음에 대한 위협과 사소한 규칙에 대한 집요한 강요, 간헐적인 보상, 그리고 고립, 은폐, 배신을 통해 다른 모든 관계를 파괴시키는 수단에 의해 억압받는다. 이러한 통제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하게 자신을 학대하고 방임하는 이들에게 병리적으로 애착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의 복지, 현실, 혹은 삶을 희생하고서라도 애착을 유지하려고 분투한다.”

- 주디스 허먼, 트라우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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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곰국을 한솥 끓였었는데, 내가 대가족을 먹이느라 그 많은 것을 했을 리는 없고
당연히 비축 식량으로 냉동실에 들어갔다.
어떤 분들은 500ml 우유팩을 모아뒀다가 곰국 용기로 활용한다던데 평소 우유를 기피하는 내 식성 상
우유팩이 없어서 저렇게 보관했다.
전날 밤에 꺼내놨다가 아침엔 파르르 끓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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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남자친구의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요리법이었는데
조리법도 간편하고 찌개의 국물이 맑고 시원해서 지난 겨울에 한 동안 해 먹었었다.
그런데 이번엔 총각김치를 새우젓으로 간하는 찌개를 알려 오셨다.

총각김치의 소를 털어내고 (찬 물에 한 번 헹궈서),
멸치다시 국물에 넣고 30분 정도 푹 끓이면 끝이다.
간을 봐서 싱겁다고 생각되면 새우젓으로 간을 한단다.

시원한 국물을 많이 먹고 싶어서 물을 넉넉하게 부었다.
이 국물에 소면을 넣어 뜨뜻한 국수로 말아도 맛있을 것 같다.
정말이지 김치란 것들은... 위대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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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떠나라>고 한다.
마치 DSRL을 들고 "파리~ 트리뷴"이라고 소리라도 치지 않으면,
혹은 혼자 인도라거나 남아메리카라도 간 적이 없는 사람은
그의 인생에 대해 성찰도 하지 않고 커피도 한 잔 즐기줄 모르는 '뒤쳐진' 사람이 되버린 기분이다.
지하철의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지쳐있기만 하고 나 역시 저런 피로한 걸음의 하나인 것 같다.
불현듯 어디 멋진 계기라도 마련해 보고 싶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서
어느 순간 '여행'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볼까치면 여행에 대한 말들이 마치 우박처럼 쏟아진다.
블로그 마다, 미니홈피들 마다 그리고 서점의 진열대 마다 끊임없이 '훌쩍 떠나는 자유'에 대해 재잘거린다.

그래서 마치 일상을 떠나 당도한 그 땅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가듯 여행을 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허무하고 위험함을 떠나 일단 비상식적인 행위가 있을까.
무엇보다 자연스럽지 않다.

이는 나 자신의 기초와 외부 세계와의 균형점을 일탈해 버리는 일이다.
처음가는 여행지에서 남들이 했던 것 만큼,
아니 남들보다 더 많이 행운을 얻고 더 많은 것을 섭렵할 까닭이란 단 하나도 없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여행은 그런 것이 아니다.
여행은 나에게 "괜찮아, 지금이 아니라도 괜찮아."라고 기다려주고
"괜찮다. 더 잘하지 않아도 지금 모습으로 충분해"라고 나를 보듬어주고,
"너의 인생에서 무의미한 일이란 아무 것도 없었다"며 나에게 용기를 주는 시간이다.

 




경쟁하듯 세 번 다녀오고, 네 번 다녀왔다고해서 파리를 얻을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행과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린 일이지,
돈과 시간으로 비행기 티켓과 호텔 체크인을 살 수 있는 유의 항목이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훈련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목표들에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단다.
기준 목표를 정해두면 어느새 그 기준을 넘어서게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나의 한계를 넘어서 볼 상황들에 도전하면서 삶을 한 뼘씩 더 성장시키는 것.
그 성장을 즐겨보는 것. 노는 여행!

 



 


일상 생활에서 대로에 뛰어든다거나, 직장 상사에게 욕을 한 바가지 퍼붓는 도전으로
내 인생의 한계치를 시험해 본다면 매우 곤란해지겠지만
'어디 한 번 낯선 곳으로 여행이나 한 번 해 볼까' 하는 정도는 그 자체로 이미 자연스럽고 조화롭다.
나의 세계와 타인이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래서,  여행이라는 방편을 통해 자신을를  온전히 홀로 놔 두면서
인생의 예행 연습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냄비 속의 물이 서서히 끓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죽게되는 개구리처럼
'나 역시도 같은 상황에 처한것은 아닐까…' 하며,
문득 가슴 한 쪽이 지릿하면서 목구멍에 울음같은 것을 느낄 때,
위축된 내가  거대한 인생에 저항할 힘을 키우도록
세계는 여행이라는 이벤트를 준비해 두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수필집 <여행의 기술>의 말미에는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이 감명을 받았노라며 인용한 문단이 있었다.
'어느 날 밤, 나는 내 방을 여행했다.'는 대목이었는데
나는 자기의 옷장을 여행하고,
밤새 자기의 서재를 여행하는 중년의 신사를 상상하며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 상처입은 내 자신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 설겆이를 하면서 문득 내다 본 안양천에서 쑥을 캐러 나온 사람들이 보여
    '쑥이나 캐러갈까'하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할 때,
… 일 년의 노동에 2박 3일 주어지는 피서철, 남들 다 가는 해수욕장으로 꾸역구역 떠나는 것도
… 유명 와인 산지를 찾아 호기있게 한 달씩 대륙을 넘나드는 여행도 모두 여행이다.
    그것도 매우 소중한 여행이다.




20대의 여행이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이 지구의 x축과 y축 위에서 위치를 찾아가는 괴로운 열정이라면
30대의 여행은 그 딴 x축과 y축 따위라는 배짱을 부려가는, 어쩌면 외로운 체념의 즐거움이다.
그래서 여행은 '노는 것, 즐거운 것'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경쟁과 열등감에서 떠날 줄 아는 것이 바로 그 시작인 셈이고.

그러니 말이다 우리 초조해하지 말자. 조바심내지도 말고 더 사랑하자.
드라마 대사도 그러잖아.
맛있는 걸 찾는 것도- 좋은 풍경을 보고자 하는 것도- 내 자신을 지키는 것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에게로 돌아와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말이지.
결국 어느 순간 단순한 이유로 시작해서,
가볍게 떠나고 최소한의 것들을 담아오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크게 얻는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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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릉 일정을 소개했다.
8명 정도의 인원이 움직인다고 생각해서 계획한 것이라
숙소는 여러 명이 함께 저녁도 먹고 공기 좋은 교외에서 그간의 회포도 풀 수 있는 곳으로 잡았었다.
2007년 5월 중순에 두 차례 다녀온 강릉 역시 동행들이 수북했기에 :-)
미리 답사도 가 볼 만큼 신경을 썼었는데 강릉 자체가 환상적이었다. 봄볕에 뭔들 안 예뻤으랴만은..


우리들은 강원도의 5일장을 보고 싶어서 가는 날에 맞춰 장이 서는 봉평을 택했었다.
그리고 봉평의 막국수를 먹고 10여 분을 걸어서 이효석 문학관엘 들른 후
강릉으로 향했는데 이게 참 좋았었다.
강릉으로 가는 길에 한우를 먹으러 횡성엘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코스를 짜도 좋을 법 하다.

참고, 강원도 5일장 정보


강원도의 5일장은 평창의 '진부장'이 역사적으로 전통도 깊고, 또 크다고 한다.
진부장은 매월 끝자리가 3일과 8일에 구 시외버스 터미널 자리에서 열리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찾아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장터의 묘미는 바로 '주전부리' :-D
진부장에서는 올챙이국수와 메밀전병이 유명하단다.
메밀로 유명한 봉평이 이웃에 있으니 진부도 메밀을 즐겨찾는 모양이다.
몇 년 전에 방영한 국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진부의 '올챙이국수'가 등장했었다.
그런데 이게 옥수수 하나로만 만들다 보니 구수한 맛은 일품이지만,
끈기가 밀가루같지 않은 옥수수를 치대 만드는 것이라 중노동도 이런 중노동이 없을 정도로 고된 것이었다.
사실 올챙이국수를 기억한 것은 그 노동의 양에 질렸기 때문이었는데,
이젠 전수받거나 만드는 가게들이 거의 없어져간다고도 하더라. 하긴 손이 어지간히 가야지…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평창도 꼭 들러보고 싶다.
긴 면이 아닌 올챙이처럼 짧게 짧게 나오는 올챙이국수는 장날이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진부장은 아쉽지만 남겨두고,
봉평 시내로 가서 막국수를 먹은 후 걸어서 15~20분 거리의 이효석 문학관으로 향했다.
이효석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메밀축제>를 하는 곳이라 오두막이나 원두막 등 제법 훌륭하게 꾸며놓았다.
그리고 문학관 역시 산책길 처럼 정비를 잘 해 두어서 보기 좋았다.

그리고 강원도 사찰 중 빼놓을 수 없는 <월정사>로 가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 일주문 뒤의 전나무 숲길 1km에 달하는 곳인데,
오르막도 없고 평지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많더라.
그리고 상원사 방향으로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도로변 오른쪽에 있는 것이 월정사 부도밭이다.
이곳은 9세기 무렵의 고려시대와 조선 초기를 거쳐 근래에 이르는 부도가 모여있는데,
부도밭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갑자기 비가 와서 인근 상점에서는 우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고,
월정사에 막상 도착을 하니 비가 그쳤는데 물방울 머금고, 물안개가 올라오는 산은... 아름다웠다.

전남 <대흥사>도 그 들어가는 입구를 따라 걷는 길이 싱그럽고 경쾌했었는데
<월정사>도 그에 못지 않게 꼭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게다가 이 주변엔 황태 음식점들이 많으니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말이다.


그리고 도착한 강릉 숙소에서 돌판 삼겹살을 구워먹고, 밤이 아쉬운 듯 수다를 떨었다.
고기는 1인당 2만원 정도에 저녁식사와 함게 '넉넉하고 아쉽지 않게' 주인되시는 분께서 해 주셨다.
야외에서 어둠에 잠긴 강원도의 감자밭을 보면서 돌판에 구워먹는 고기는... 으아 맛있었다!

다음 날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는 간단한 아침을 들고, 점심 무렵에 '숨겨진 맛집'이라고 찾아낸 가게를 갔다.
가게가 작지만 아... 초당 순두부를 강된장 풀어 섞어 먹고, 밥 말아 신김치 올려놓고 먹는 맛이란!
밑찬도 좋았고, 무엇보다 가게가 정말 깨끗하고 친절하더라.

 


식당 바로 우측에 교회가 하나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30년은 된 듯한 돌로 된 교회당인데
내부도 어찌나 소박하던지 마음이 정갈해지고 편안해졌다.
교회당 안뜰과 뒷뜰엔 잔디로 덮여 있었고, 목사 부부의 아이들인지 서너 명이 강아지랑 놀고 있는데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돼 정말..' 이란 생각이 뭉개뭉개.
다시 한 번 귀농(이라고 말하면 너무 닭살스럽고 거창하지만)이랄까, 교외 생활에 대한 결심을 다졌다.

바로 곁의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가선 물에서 첨벙첨벙 놀고, 단체 사진도 한 방 찍어주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희한하게도 해수욕장과 단체 사진은 늘 어울리는데 알 수 없는 '추억의 맛'이 난다.
아 저 구름. 저 바다. 따듯하게 몸을 감싸는 바닷물!
우리는 정말이지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며 노는 법을 다 잊은 것 같다. 그것이 얼마나 개구지고 행복한 일인데.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강원도 양구의 <박수근 기념관>.
처음엔 길을 못 찾아 헤매였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군생활을 양구에서 보낸 걸 신고한 이후로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강원도에는 참 군부대가 많다.

박수근 기념관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사실 내 머리 속에 기념관은 마치 도시마다 하나씩 있는 공원의 '전투 기념탑'이나 '도시발전 기념탑'처럼
불쾌한 것이었다. 특히 기념탑들이 있는 공원들은 하나같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은 흉물같은 느낌이다.
그러니 관리들이 만들고 오픈 커팅을 하는 모습들에 울컥하지 않는 우리 국민들이 있을까..
그래서 그 공원들에는 언제나 더러운 비둘기들이 탑에 똥을 싸 놓고,
노인들이 오후 시간을 죽이러 잠시 나와보는 곳 쯤으로 전락한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들른 이효석 문학관과 박수근 기념관은 시민들과 가까운 곳이었다.
그들 스스로 자랑스러워서 만든 곳들이다.
비록 지방자치제 이후, 마치 훈장처럼 도시마다 하나씩 지어 놓고보는 목적이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기념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랑스러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나았다.
좋은 건물과 기념관이 들어섰으니 관광도 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욕심마저도
이전의 관리 행정, 과시 행사같은 기념공원들을 보는 것 보다는 나았다.
그래서 건물들도 편안하고, 전시내용들도 알차서 후회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백담사의 만해 문학관도 가 보고 선운사의 미당 문학관도 가 보기로 마음 먹었다.

여행 끝의 서울에 들어서면 안도감과 동시에 '올 게 왔군.. 끙' 이런 마음이 된다.
그냥 보내기 쉬운 하루 이틀이, 여행지에서는 어쩜 그렇게 시간이 느리고 한없이 다채로워지는지.
정말이지 우리는 속고 있다!

p.s
강릉 도시 자체에 관심을 두지 못했던 여행 일정이었다.
그래서 3월에 가게 된다면, '커피공장 테라로사'와 '하슬라 아트월드' 그리고 '선교장'을 꼭 가보기로 결심!
어릴 때 선교장과 오죽헌을 '견학'한 적은 있었지만 아무런 기억이 없는데
이번에 가게 되면 어떨지 벌써부터 떨린다.
(아.. 나 근데 1만 8천원 뿐이다.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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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없지만, 잘 찍어둔 블로그가 있어서 링크
http://blog.naver.com/ehddn96?Redirect=Log&logNo=42980368

논현동 영동시장 내 '시크하고 트랜디한' 열정곱창이 양념치킨이라면,
교보타워 사거리의 논현곱창은 후라이드 치킨.

아아 강남에서는 최고의 곱창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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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ga, a sort of toy 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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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서서, 동네 뒷 산
hol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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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인파와 그 젊음에 낯설고, 여느 허술한 유흥가와 다름 없기 때문에 낯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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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원도 강릉 
- 강릉 바다와 색다른 체험 공장과 예술 마을
- 횡성 한우와 강릉 초당 순두부, 장작 돌판 삼겹살과 회
(1인당 회비 숙소비 7~8만원)

1일:
10시 - 서울 출발, 사당역 1번 출구 앞(예술의 전당 방면) 모임.
12시 - 점심, 횡성 한우  (1만 5천원)
          or 봉평 막국수 등 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 (5천원~7천원)
3시 30분 - 강릉 도착 커피공장 테라로사 구경 http://www.terarosa.com 
               커피 한 잔 or 빵 (개인이 알아서)
4시~5시 - 하슬라 아트월드 구경 http://www.haslla.com (5천원)
6시 - 펜션 도착, 휴심 http://www.hyusim.com (방 2개 15만원/ 1인당 2만원)
7시 - 저녁, 장작 돌판구이+회 (1인당 - 3만원)

2일:
12시 - 강릉 초당 순두부, '그 옛날 초당 순두부'(653-1547) (개인 비용)
1시 - 경포대 해수욕장, 선교장
5시 - 서울 도착

2. 경상북도 영주, 안동
- 고택 체험과 전통 건축의 백미 답사
- 영주 인삼 한우와 안동 전통 찜닭

(1인당 회비 7~8만원)

1일:
8시: 서울 출발 
10시: 영주 부석사 (우리 건축의 백미)
12시: 점심, 영주 인삼 한우 (1만 5천원) 
2시: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산책 (둘 다,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들 중 하나)
5시: 저녁, 안동 시내 찜닭 (1만원)
6시 30분: 농암종택 http://www.nongam.com (방 2개 10만~12만원)
              군자마을 http://www.gunjari.net/coding1/sub5/sub1.asp  (독채 10만~15만원)
              먹을거리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비용 1인당 1만원~2만원)
2일:
10시: 아침
11시: 농암종택을 내려오면서 퇴계 오솔길 산책
12시: 점심 - 생각 중 (1만원)
1시: 안동 댐의 월명교 구경
5시: 서울 도착

3. 전라북도 부안
- 서해안 고속도로 따라 가는 갯벌과 낙조, 곰소염전 출사
- 해물 샤브샤브 칼국수, 서해안의 제철 모듬회, 백합죽

(1인당 회비 7만~8만원)

1일:
9시: 서울 출발
11시 30분: 점심, 충남 서천 금강 하구둑 내 '하구둑해물칼국수' (5,500원)
               금강 하구둑 갈대 구경
1시: 신성리 갈대밭 산책 http://korean.visitkorea.or.kr/kor/ti/everywhere_sightseeings/type_sightseeings/list_677.jsp?cid=129457 
3시: 부안영상테마파크 (3천원)
4시: 격포항
6시: 모항 채석강리조트유스호스텔 (6인실 방 2개 13만원)
       http://www.chaesukgang.co.kr/
7시: 저녁, 회 (3만원)

2일:
10시: 아침, 백합죽
11시: 내소사 전나무숲길 산책
12시: 점심
1시: 곰소염전, 곰소항
곰소염전 http://www.ntrust.or.kr/zerob/bbs/zboard.php?id=2007_vote_01&no=29 
곰소염전(<식객> 제17화 소금이야기 편) ●063-582-7511 ●부안군 민원실 063-582-7117
5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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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밑간을 해 둔 닭날개를 양념을 해서 그릴에 구워 보았다.
마늘 장아찌 국물을 고추장2T+고추가루1T+마늘-생강 간 것과 함께 섞었더니
새콤한 게 향이 톡 쏘면서 맛있었다. 꿀을 듬뿍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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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의 한 잔의 추억에는 고추튀김 속이 돼지고기다.
마침 만두 속을 얼려 둔 게 있어서 조금 꺼내서 튀겨 봤다.
고추는 큰 오이맛고추를 쓰고, 만두 속에 청양고추 조금과 마늘을 듬뿍 넣었다.


오.. 이거 별미로군.
난 오징어 튀김도 안 먹지만, 우연히 고추튀김을 맛 본 후... 튀김은 꼭 고추튀김만 먹었다.
작년에 제일호프의 안주로 나오는 쥐포튀김에 꽂히기 전까지.

그리고 남은 것들은 냉동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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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김치를 송송 썰어 넣은 청국장 찌개.
(하지만 냄새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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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분별하라. 그렇지 않으면 성경을 쉽게 타협할 수 있다."

점점 더, 바울이 지탄하던 '하나님의 백성이라 자처하는 자들'이 지금 나의 모습이 아닌가한다.
깨어있자, 우는 사자처럼 잠식당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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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BHC나 둘둘, 굽네는 있는데 교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번씩 교촌치킨 생각이 났었는데,
마침 티스토리 첫 화면에 좋은 레서피가 있어서 만들어볼 수 있었다. 여기
(이런 것 공개하시는 분들 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버블뱅크의 천연화장품 레서피도 그렇고..)

튀김을 집에서 하려면 냄새나 환기 문제도 있고,
고기의 간도 해야 하고 반죽도 신경을 써야하고..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깨끗한 튀김 기름을 쓸 수 있고 재료도 무항생제 생닭을 직접 살 수 있으니
안전하게 느껴져서 (사실은 실제로 해 보고 싶은 호기심에...;;;) 장을 봐 왔다.

하다보니 튀김이 오히려 탕이나 조림요리보다 간편하더라.
(튀겨서 상에 내기만 하면 되니)


냠냠.. 맛있었다. 인생 이야기도 하고...


교촌치킨을 먹으면 두 세 조각 부터는 늘 달고-짜다고 생각해서
트랙백한 포스트의 레서피를 좀 응용하였다.


1. 맛간장 만들기

일단 이 레서피는 가정식 요리의 정석인 맛간장을 베이스로 하는데, 나는 그 비율을 좀 바꿨다.
보통 양조간장 5컵에, 설탕 3컵을 쓰는데 설탕을 20%정도만 넣고 청양고추를 더했다.
(청양고추가 진간장처럼 짜고 독한? 물을 만나면 그걸 좀 희석해 주는 기분이 들더라.
이 고추는 청송과 영양군에서 합작해서 개발한  것이라 '청양'이라던데
요리에 깊게 깊게 숨겨서 사용할 땐 '청량'한 맛을 낸다.)
갈비찜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되는, 천하무적 맛간장! 다진양념과 같이 만들어두면 정말 든든.


양조간장 1컵 반(300ml), 설탕 1/3컵, 물엿 5T, 맛술 1/2컵, 생수 1/2컵,
생강즙 조금, 사과 1개, 레몬 1/4개, 다시마 1장, 편마늘 10개


이것들을 먼저, 과일과 맛술(알콜로 다 날아가 버리니까)을 빼고 한 번 끓인다.
끓으면 과일을 넣고, 준비한 맛술을 부은 후 한 번 더 끓인다.
그리고 하루 밤을 식혀서 보관하면 된다.
(밤샌 맛간장이 더 맛있다.)

--이 것 말고,
간장 1/4컵, 다시마 국물 1/6컵, 다진 생강 1/2 작은술, 물엿 5큰술,
청주-양파즙-다진마늘-굴소스 2 큰술, 설탕 1큰술, 후추 약간

이 재료들을 모두 한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한 5분 끓이는 소스 레서피도 있다.
(뭐가 더 맛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다시마 국물을 따로 내는 게 귀찮아서 위의 방법으로 했다.)

--참고로 양념치킨 소스는,
버터, 마늘, 생강즙, 레몬소주, 우스타(굴)소스, 고추가루, 고추장, 케찹, 물엿(or설탕),
양파1/2개, 청양고추 1개, 소금, 후추

(기호에 따라 고추가루와 고추장, 케찹을 기본으로 나머지를 1~2 큰술씩 넣으면 될 듯)

2. 닭비린내 제거
닭비린내 제거엔 우유가 특효!
(우유가 없다면 후추, 청주, 생강즙에 버무려두면 되는데... 이게 더 재료가 없어;;)

닭날개 500g과 통채로 썬 닭 700g을 준비했던 터라 (많이 먹고 힘내라!)
200ml 우유 2개를 사서(무려 한 개에 650원! orz..) 2시간 재여놨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면 무난함.
교촌치킨은 시켜 먹을 때도 닭비린내가 나는 게 배달되어 오면 지뢰여서 각별히 우유에 오래 담궈
비린내 제거에 신경썼다...기 보다는, 우유가 왠지 아까워서 가능하면 오래...-_-)

3. 닭고기 밑간하기
우리 동네 한 어귀엔 제일호프라고 유명한 치킨 소금구이집이 있는데
한 번씩 '제일호프 염지법'이라고 돌아다니곤 했었다.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
염지법이 뭔가 했는데...
닭고기 밑간하는 '특제 가루'였다. 염지 파우더를 개발해서 쓴다고 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파파이스 파우더, 혹은 시즈닝솔트로 하면 된다고 하는데
아무튼 난 그 딴 것은 없으니 그냥 자체개발.

고추가루 3T, 청주 20ml 정도, 후추, 생강가루(나 생강즙)을 넣어서 1시간 두었다.
(하루 밤 정도 해 두면 더 보들보들하단다. 짠 게 싫어서 소금은 패스)

--제대로 하고 싶다면,
마늘, 레몬소주, 청양고추, 양파를 믹서기에 갈아서
후추나 고추가루(or 카레가루) 조금을 넣어서 물기 뺀 닭에 재워 냉장고에 1시간 ~ 하루 밤!
(개인적으로는 카레가루가 들어간 건 속이 느끼해져서 고추가루 원츄)



4. 가루 묻히기


치킨튀김가루라는 것이 있다.
그냥 이걸로 묻혀 튀기면 간편하고 맛도 나고 바삭거리고 암튼 치킨튀김가루는 좋은 것이다!
제품은, 백설에서도 나오는데, 저 괴상한 포장지의 '움트리' 제품이 더 맛있다.
(무려... 켄터키치킨파우'다'.... - _-)

저걸 물컵으로 한 컵 정도 덜어서 비닐이나 다용도팩에 넣고 엎치고 매치면 끝.
그리고 가루가 30분 정도 흡수 되도록 기다린다.




5. 튀기기 - 2번 튀겨야 바삭

나무젓가락을 넣어서 기름이 다다다닥 올라오면 닭을 넣고 6분 튀김.
옆에 체를 놔두고 기름을 빼면서 튀겼다.

(1번째 튀길 땐 6분, 2번째 튀길 땐 2분)



6. 2번째 튀긴 후, 곧장 맛간장 소스에 담그기


트랙백해 온 포스트에 정말 감사하는 게, 이 전까지는 2번 튀긴 닭에 맛간장 소스를 발라줬다.
이것도 맛있긴 했는데 기름이 빠지면서-간장이 쏙 스며드는 맛이 덜했다.
뭐랄까 후라이드를 간장에 찍어 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 방법대로 하니까 교촌치킨보다 낫다.

2번째 튀긴 닭을 곧장 맛간장에 담궜다가 2초 굴린 후 빼서 체 위에 두는데,
이 때 맛간장을 끓인 후-매우 약한 불로... 그 온도를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
튀긴 닭을 담그면 지그르르하면서 뭔가 작용이 일어나면서...
기름은 빠지고, 간장 소스는 쫙 베어든다.
(마늘과 청양고추를 볶다가, 미리 마련해 둔 맛간장을 한 컵 정도 부어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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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코노미야키는 첫 맛만 고소하고 (갓 구운 철판맛으로), 이후 맛은 느끼한 음식.
끝맛까지 갈 것도 없이 속은 부대끼고 머리 속엔 오로지 '콜라! 콜라! 콜라!'를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일본인 친구가 해준 오코노미야키에서 '양배추의 맛'을 발견하고 말았다.
우리는 보통 전을 하면 배추, 김치, 부추, 파처럼 강한 맛을 기본으로
해물을 올려 간장에 찍어 먹는다. (혹은 초고추장에)
그런데 일본식 전이라는 오코노미야키는 들큰한 양배추를 익혀 달작지근한 맛을 소스로 먹더라.
아무튼 그 때 나는 양배추가 정말 다양한 맛을 내는 재료라는 것을 알았다.
(라면에 고추가루를 두 스푼 풀어 넣고, 양배추를 잔뜩 넣어 먹으면
콩나물 해장국과는 또 다른 부드럽고 개운-시원한 맛이 난다.)

갑자기 생각나서 해 봤다.
느끼하지 않게 청양고추를 넣었다.

오코노미야키의 관건은 반죽의 양이다.
우리네 전은 밀가루 반죽 속에 재료들을 풍덩 풍덩 썰어 넣는 느낌이라면,
일본의 오코노미야키는 기본 재료에 반죽을 살짝 코팅해 주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이래야만 느끼하지 않게 양배추를 기본으로 한 맛을 낼 수 있다.
처음에 한 장을 구우면서, 저래서 재료들이 다 붙기나 할까싶어서
두 번째 장을 구울 땐 밀가루 반죽을 더 부었는데 현격히 맛이 떨어지더라.)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실패 후) 터득한 레서피.

1. 반죽용 밀가루는 박력분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를 가미
3장 정도 부쳐 낼 양을 기준으로,
박력분(튀김가루, 혹은 튀김용 밀가루) 80g,
중력분 혹은 강력분 20g,
녹말가루 50g
-------------------그냥 튀김가루 120g 정도에 밀가루 아무거나 30g 해도 ok.
                             박력분이 가장 중요하다. 
 
2. 반죽 점도는 조금 되다 싶을 정도로                           
달걀 1개
다시다물 1컵 (찬물에 다시다를 1시간 정도 우려내거나, 5분 끓여 식힐 것)
소금 1 작은 스푼
통깨 3 큰스푼

3. 들어가는 재료는 악착같이 다진다!
양배추는 400g (손으로 쥐어서 한 줌 반 정도)
양파 1/2개
대파 1대 (파와 양배추는 꼭 들어가 줘야 함)
오징어 1마리 (냉동이라 익히면 물이 나와서 슬쩍 데쳐서 다져 넣음.)

----------------- 얘네는 필히 다지듯이 채썰어야 한다.
                          밀가루 반죽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뒤집을 때 재료들이 다 따로놀 수 있기 때문에
                          다지듯이 많이 많이 채 썰자~

4. 불은 중불로 미지근하게, 두껑까지 덮는다.
이렇게해서 한 곳에 다 담고, 중불 정도에서 두껑 덮어서 익혀 내면 된다~
오코노미야키는 두껍기 때문에 강한 불에서 익히면 겉은 타고 속은 익지 않으므로 꼭 중불!


그리고 돈까스 소스와 마요네즈로 소스를 올리고
가츠오부시 말린 것을 올려주거나 파래가루(일본말로는 아오노리)를 올리면 된다.
오사카 전통음식인 오코노미야키는 대체로 아오노리를 올려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마침 집에 파래가 있어서 부셔서 (반신반의... 두려움에 떨며) 올려 봤는데,
우와! 정말 맛있다!

청양고추를 잘게 다져 넣었는데 (6개) 이게 익으니까 맵지도 않고,
개운한 것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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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중순 과외제자 윤키가 방학을 해서 만났다.
경리단길을 갈까 하다가 춥기도해서 가까운 가로수길에서 놀았다.
실컷 옷구경을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나는 정말 싼(하지만 여름용이라 입으려면 기다려야하는!) 마크 제이콥스의 원피스를 건지고
윤키는 엄청 멋진 앵클 부츠를 건졌다. (아... 내가 사고 싶었는데 흑)


주말 휴일이라 가려던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찾아간 곳은 썬더버거.
기본은 해 주겠지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아... 실망했다.
그냥, 맛이 없없다. 휴...



맛이 없어서, 대충 버거를 먹으면서 나는 윤키를 웃겼다.
(코미디 본능)


정말 만족스러운 사진이다. 흠흠


샘이 돈이 없어서 지금은 못 놀지만, 어서 또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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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이 생겨서 빕스를 갔다.
스테이크도 먹고 싶었고 무엇보다 샐러드바의 연어 샐러드가 당기는 날이었다.
결론적으로, 강남역 빕스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었고 엉망진창의 엉터리 샐러드바를 이용했다.
대체 샐러드바는 왜 그렇게 초라하고 누추한 모습이 된건지...

아, 그리고 음료로 주문한 생맥주에 반했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더라.. 내가 주문한 건 아니었지만 한 모금 마신 소감은 '와! 좋아 좋아'.


피곤했던지 오후에 깊은 낮잠을 자고서 일어났는데, 이미 저녁은 되었고... 배가 정말 고팠다.
하지만 밥솥엔 밥도 없고, 밥 할 기력도 없어서
라뽁기에 닭가슴살을 대충 둘러 파마산 치즈를 뿌렸더니매콤한 게 입맛이 돌았다. 
라뽂기 양념은 미리 갖은 양념(일명, 일본어로 '다대기'라고 하는 것)을 한 통 만들어서 두었기 때문에
케첩 뿌리듯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다 떨어져가는데 다시 한 번 만들 때가 된 듯...
(으휴 귀찮아라 T_T 양파, 사과, 고추, 무를 각각 언제 또 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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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한약재들을 정제수에 담궈놨는데, 하루 밤 사이 곰팡이가 펴서
아까운 걸 죄 버리고, 오늘 다시 시도하였다.
한약재를 우리고, 커피 종이(?)에 걸러내고.. 헥헥 3시간 걸려서 완성!
이 한약재 우려낸 물만 있으면, 여기에 천연 계면 활성제만 넣어주면 손쉽게 끝난다.
탈모를 방지하려는 샴푸라, 난다모의 성분들인 추출물들을 넣어 주고
두피 건강에 좋은 유카 추출물, 녹차 추출물 등등을 넣고
수분유지로 히아루론산, 글리세린, 그리고 마른 후 부들한 감촉을 위한 실크 어쩌고를 넣었다.

며칠 전 머리를 자르러 갔는데 미용사가 두피랑 모발이 정말 건강하다고해서 나 좀 흐믓..
(미용사가 헤어 관리 하는 법 좀 알려달라고 물어봐준 게  자랑)



500ml는 다른 사람 줄 것, 250ml 곰돌이는 그냥 내가 쓸 것.
(곰돌이 케이스는 이쁜데 한약재 색깔이 든 걸 넣어두니 매우 우중충하군)


약재 우리고 걸러내는 동안 만든 립글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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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구나... 했다.




어휴 저거... 저 감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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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밥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
그러다가 E언니의 소개로 한 가게를 알게 된 이후 부터는
일식 덮밥, 미지근한 온기의 한그릇 밥은 종로에서만 먹었었다.
종로 어귀 상가 2층의 덮밥집에선,
일본인 회사원들이 늘 조용히 회식을 했고,
주인 아저씨는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안내와 계산을 했었다.
 
하지만 그 집에서 내오는 밥들은 사대문 안에서는 제일 따듯했었다.
2000년 즈음이었던가,
나는 맹랑하게도 서울 살이는 고달픈 것이로군이라는 진리를 혼자 겪고 있는냥
폼을 잡으면서 혹시나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게 되면 꼭 그 집을 찾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부턴가 그 식당은 스르륵 사라졌다.

정말이지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단골들의 마음을 애태우고 아쉽게하며 돌연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한 번은 문득 그 가게 생각이 나서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린 탓인지 실제의 그 가게 역시 흔적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 일대를 몇 바퀴나.. 연이어 돌면서 가게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인터넷도 사람들도 아무도 그 가게를 몰랐다.
영화 격주간지 <씨네필>처럼 나만 기억하는,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가게가 되었다.
결국 E언니에게 급전을 치니 언니는 다행히도 가게를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가게와 그 가게의 기억들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왜냐하면 나는 마치 내가 가게를 잊고 있어서,
그 가게가 사라져버린 것 같은 미안함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니와 나는 가게에 대한 기억을 꼭 쥐고 있으니까
가게는 완전히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 것이 된다.
그 가게는 애초부터 없었던 존재는 아닌 것이 되어서 나는 정말 안심이 되었다.

어쨋거나
이곳 저곳 일식 덮밥집은 많이 봤지만,
너무 달거나 아니면 밥이 질었다.
덮밥은 한그릇 안에서 식사의 시작과 끝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일식 스타일을 흉내낸 덮밥은 시작만 있거나 끝만 있는 어정쩡한 모습의 식사를 냈다.

그래도 언제나 포기하지 않는 덮밥집 시도.
J님의 소개로 (그냥 따라가기만하면 다 맛있음) 홍대 돈부리를 찾았는데,
평일 1시인데도 가족, 커플 손님들이 너덧 팀 대기 중이어서
15분 정도 줄을 서 기다려야했다.

식사는 밥알이 좀 딱딱하긴했지만, 덮밥은 원래 밥알이 힘이 있어야
고슬고슬한 식감에 입안이 텁텁해지지 않는다.



나는 연어덮밥을 먹었는데 간장의 간도 적당하고, 밥알과 연어가 솔솔 말려서
밥이 콧구멍으로 넘어 가는지도 모를만큼 맛있게 먹었다.
한 그릇 더 먹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동행이 나를 시골사람이라고 구박하고 있었기 때문에, 절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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