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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서울에서 3시간 정도의 거리인데도 개인적인 추억이 없어서인지, 멀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은근히 안동은 즐겨, 자주 찾았다.
영주 부석사보다 더 좋아하는 병산서원이 안동에 있고,
닳고 닳도록 들은 도산서원, 소수서원이나 하회마을은 산책을 할 때 마다 감탄을 하는 곳이다.

권사님이 내려가 군불을 지피고 사람이 드나드는 곳으로 만들어 둔 하회마을 안의
'번남고택'이
영월 우구정가옥처럼 작은 가정집 같다면,
안동 '수애당'은 단체 MT를 받아도 넉넉히 수용할 정도로 살림살이가 큰 집이다.
(안동 농암종택과는 또 다른 규모)


아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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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쓰가옥과 동국사가 있는 지역을 하염없이 골목 골목 걷다 보면
신선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또 스산하기도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촬영된 곳이니 그립고 다정한 길들이기도 하지만,
시 재정으로 사 들여 보수하거나 혹은 보수를 보조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방치된 건물들을 보면 스산하다.
또, 개인이 잘 개조하여 정돈된 2층 집들을 보다보면 이국적이고 신선하다.
그래서 일본의 한 일간지는 군산을 두고 70년대 동경의 모습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은 사진들을 그냥 나열해본다.

http://fahl.hanyang.ac.kr/ 한양대학교 동아시아 건축 역사 연구회 사이트에서
50년대 일본 동경의 사진들을 가져왔다.

미군이 찍었다고 하는 50년대의 동경.

60년대의 군산 풍경. (인터넷에서 수집)

&


현재의 군산이지만, 다정하기도 하고 스산하기도 한 오래된 기운.
타일은 늘 좋아하는 소재.

작은 세탁소들도 보이고, 골목길도 이차선인... 시원시원한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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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식 사찰.
(종파는 조계종)

얼마 전까지 공사 중이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방문했을 때는 개방을 한 상태여서 진짜 기뻤다. 환호~
환율 때문에 기와만 국산으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일본에서 전량 공수해서 그대로 재현, 보존하려고 애썼다.


측면과 뒷 편.

뒷 편의 대나무 숲.

대웅전 옆의 종.
저렇게 네 기둥이 모두 있는 것은 지진 대비를 위한 것.

무슨 식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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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먹고 슬라이드 필름을 썼는데 흥분해서 흔들렸다)

다시 군산 시내 쪽으로 와서 찾아간 곳은 히로쓰 가옥.
지금은 전면 공사 중이라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필름이 떨어져서 디카로 찍은 것들. 영화 타짜에서 백윤식의 집으로 나온다더라.

집 뒤로 빠져 나오니 이런 모양새더라.

현관 옆의 쪽문에서 바라본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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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의 군산 풍경인데
두 번째 사진의 내항 앞으로 가지런하게 배치된 적산가옥들은 일본인 거주지의 모습이다.
조선인들은 이 지역을 계획적으로 개발하고 새 집을 짓는 동안 계속해서 밀려나 산비탈에 모여 살게 된다.

군산의 당시 번화가였던 영화동, 장미동, 월명동에는 그래서 군산세관, 구 장기십팔은행, 구 조선은행,
그리고 백년광장을 중심으로 히로쓰 가옥, 월명동 가옥, 동국사 등 일식 건물들로 가득하다.

군산 시내를 걸으면서 알게 된 것은, 이 곳이 평야라는 것이었다. 평평한 땅이었다.
부산만 하더라도 어떻게 저런 곳에 동네가 들어섰을까 싶을 정도로 산비탈 사이사이로 빼곡히 집들이 있다.
하지만 군산은 가장 높은 해망공원의 지대가 101m 였으니, 도시가 참 사람살기 좋은 지대더라.
이렇듯 남도만 가더라도 산세가 어울지고 구비구비 구릉처럼 완만한 곡선을 이룬다.
그러니 드넓은 호남평야의 곡창지대의 쌀들을 수탈하기 위해 항구도시인 군산이 얼마나 번성했을지...

먼저, 군산세관.

50mm렌즈의 한계로 전체 모습을 찍지 못했다.
이 곳은 내부를 깨끗하게 박물관처럼 단장을 해 두었고, 자원봉사자로 보이시는 도슨트 한 분도 계신다.
(특히 그 분 책상 뒤에 있는 까만 금고가 인상적이었다. 그 때 사용하던 금고를 지금도 쓰고 있다.)
이곳 저곳 설명도 많이 해 주시고, 군산 건축지도를 천원에 살 수 있다. 군산 전도는 무료로 비치해 두었더라.
서구의 건물을 일본인들이 어떻게 근대화했는지 내부를 살펴 볼 수 있다.

당시 군산세관의 모습.

현재는 이 건물을 보존하고, 그 앞으로 새 세관이 있다.
너무 추워서 잠시 들어가 필름을 갈아 끼우고 몸을 녹이던 기억이 난다. 
손이 시려운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느라 방방 뛰어 다니고 골목들을 한달음에 걷지 못하는 게 아쉬웠었다.


옆모습

내부

일식 특유의 문 장식(?)으로, 적산 가옥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세관 옆에 있는 이 건물은 창고.
도슨트의 설명에 의하면 이 건물에는 당시 책들이 보관되던 서재이자 도서관이었는데
그 책들을 다른 건물로 옮기자 책에서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슬더란 얘기.
그만큼 일본인들이 건물을 잘 지었다고 한다.
여닫이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보니 세관 공무원들이 배구를 할 수 있게 네트가 있고 난로도 있고,
하지만 휑한 건 역시 창고 특유의 으시시함.


개화기 때 지어진 성당이나 채플에서 볼 법한 스타일.
아산 공세리 성당이나 대구의 대명동 선교사 묘지, 전주 전동 성당에도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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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의 풍경 군산 근대 건축 여행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0

구 군산세관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3

히로쓰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7

동국사 : http://rednotebook.tistory.com/3

적산가옥들과 거리 풍경 : http://rednotebook.tistory.com/2

일본과 조선의 역사, 내항 :  http://rednotebook.tistory.com/5

이영춘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126

구 조선은행, 구 십팔은행, 백년광장 : http://rednotebook.tistory.com/7

군산 먹거리, 쌍용반점의 짬뽕과 송정식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1

 

 

 

1. 빈해원

빈해원은 구 조선은행 맞은 편에 위치한 청요리집.
40년대 말 즈음 시작해서, 50년대에는 성업을 이룬 화려한 곳.
잠깐 설명을 곁들이자면 구 조선은행 거리는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계획 지대였고,
바로는 내항이 있고, 세관과 각종 창고들, 은행들이 있던 신 시가지고 국제도시였다.
그런 곳 곁의 청요리집이니 크기나 가세가 기본 이상은 된다.
군산의 장미동(쌀을 가둔다는 뜻) 일대 모두가
지금은 마치, 시간이 정지한 상태마냥 아스라하고 기이한 곳이지만
특히 이 빈해원은 그 절정에 이르렀던 것 같다.



겉은 송정식당마냥 이층 벽돌 건물인데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엄청 크다.

홀 중앙에 테이블이 놓여 있고, 양 곁으로 역시 방이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겨울 오후를 보내기에 더할 나위가 없었다.

방 안의 문. 벽지며, 문이 단단하다.

탕수육을 잘 한다고해서 작은 것을 하나 시켰다. 만 원
튀김옷이 얇고 고기가 두툼해서 씹으면 육즙이 느껴진다.
너무 쫄깃하거나, 너무 바싹 튀겨 바스락거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올려낸 소스는 좀 달다.

물만두 보다는 낫다하여 시킨 군만두.
여행내내 만두를 못 먹어서 시름시름 앓고 있었는데 (거짓말) 오아시스였다.
하지만 구운 만두가 아니라 튀긴 만두여서 아쉽...
만두 속은 제대로였다.
(역시 만두는 만두집에 가서 먹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구경도 할 겸 2층으로 올라가면, 빈해원의 규모가 드러난다.

어휴, 복도가 정말... 
지금은 이 방 구석구석마다 사람이 들어찰까..싶기도 하고, 뭐 그렇더라.

2. 일해옥

일해옥은 콩나물국밥집이다.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인데 국물이 깊고 쌀알이 하나하나 엉기거나 뭉개지지도 않았다.
아침에 해장으로 먹은 것인데 정말 든든하더라.
다만 김이 올려져 있던 것이 거슬리는데, 김이란 게 워낙 센 맛이 되어서 다른 국물냄새까지 막아버려
여간하면 멸치국물 같은 곳엔 잘 안 넣어 먹는다.
여기는 밑 찬으로 고추 장아찌와 깍두기를 주는데, 이 깍두기가 으아... 환상의 맛이다.
무가 맛있기도 맛있는 것이었겠지만 깍두기 간이며 익힌 정도가 100% 깍두기의 맛이었다.

3. 이성당

이성당은 1920년대에 개업한 우리나라 최초의 베이커리다.
단팥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먹고, 단팥죽 대신 딸기가 올라오는 팥빙수를 먹었다.
추운 날 덜덜 떨면서 먹으면서도 머리 속은 온통 <이런 팥빙수 서울에는 없을까, 이거 싸갈까>를 궁리했다.

이 외에도 군산에서 손꼽히는 기본 식당들로는,
금강 하구둑의 백합 칼국수, 회타운의 횟집들, 곱창골목의 매콤한 나리곱창, 군산에만 있다는 물짜장,
군산 분식 특유의 '잡탕'이 유명한, 잡탕 전문점 두줄 (442-48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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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중심 전주가 예향으로 이름이 나서인지 한정식 중심이라면,
군산은 100년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이 유명하다.
간장 게장과 아구찜이 태어난 도시이고 (마산식 아구찜과는 달리 참기름을 넉넉하게 쓰는 구수한 맛),
1920년대 부터 경성 다음으로 번화한 국제도시여서 (물론 쌀을 탑처럼 쌓아두고 오사카와 고베로 수탈하느라 그런 것이지만)
음식들이 하나같이 세련된 맛이있다.

중국식당들도 차이나타운의 중식도 아닌, 한국식 중식당도 아닌, 지역 특유의 향토색이 굳건하게 뿌리내린 느낌이랄까.
차림들은 간소했고, 꼭 필요한 찬들만 적은 양으로 놓여졌다.
지저분하다는 <복성루>를 못 본데다, 번성했던 도시가 쇠락한 기운이 드는 군산 거리의 느낌과 달리
식당들은 하나같이 단정했고, 특히 서빙하는 매무새들이 재바르고 자신감이 넘쳐 믿음직스러웠다.

유명한 짬뽕 명가들부터, 아구찜의 원조, 간장 게장 식당, 복쟁이 젓갈로 유명한 복어탕 전문점 화신옥 등
찾으면 찾을 수록 맛집들이 쏟아져나와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더 괴로웠다.
참고한 정보는 인터넷 네이버 카페의<전북 맛집 http://cafe.naver.com/qkrrornfl.cafe>
당시는 카페 가입을 안 받던 시기라 일일이 제목보고 검색하면서 정보를 모았다. ㅡ.ㅜ
이 곳 사람들 입맛이나 후기 등이 제일 나아, 여기만 참고했는데도 맛집들이 수북했다.

며칠 다녀온 군산 음식들에 대한 느낌은
특유의 남도 음식에 비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이고,
또 너덧 번 며칠 씩 다녀 본 전주 음식에 비해서는
소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선 굵은 느낌의 맛이라는 것.
개인적으로는 입맛에 100% 맞아서 한 달은 군산에서 살고 싶었다.

어쩜 그리 맛들이 깊고 개운해서 마음까지 모두 사람답게 만들어주던지...

1. 짬뽕

짬뽕으로 유명한 곳은 크게 <쌍용반점>(개운, 담백, 깊은 맛), <복성루>, <수송반점>이 있는데
네이버에서 '수송반점'으로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고 복성루와 쌍용반점을 가 보기로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런데 그냥 쌍용반점만 가고 말았는데, 이유는 단순하게도
첫 날 복성루를 가겠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가 복성루를 싫어해서였다.
아저씨 기호와 식성에 의하면 복성루는 '순 오징어 뿐이고 식당이 지저분하다'는 것.
그래서 쌍용반점을 적극 추천하셨고, 둘 다 계획했던 곳이기에 선뜻 쌍용반점을 갔더랬다.

그런데 결국 너무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 복성루는 끝내 가지 못했다.
(지금도 군산에 놔두고 온 두툼한 회들과 복어탕, 서대탕, 짬뽕들이 아른거린다... 어서 또 가고 싶다.)

어찌나 국물이 좋던지...
서울에서 배달시켜 먹던 그 짬뽕맛이 아닌 외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시래기국같은 가정식 요리였다.
이 때는 미처 몰랐는데 '짬뽕밥'을 시켰어야했다. 난 중국집의 기계면을 정말 싫어해서 국물만 먹어야했다.
(대구 팔공산 근처의 다 쓰러져가는 수타 짜장면집이 하나 있는데 여기 할머니가 해 주는 짜장면만 '면'을 먹는다.
태어나서 음식을 첫 술 뜨고, 귀가 뚫리고 눈에서 광명이 보이고, 머리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했던 곳이다.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음. 사진 찍은 게 아버지 컴퓨터에 있기 때문에...)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내려서 택시를 많이 타고 다녔는데 군산의 택시는,
일단, 택시 잡기가 정말 쉽고,
이단, 택시 기사에게 내가 길을 설명해야 하는 서울과 달리, 식당 이름만 말해도 다 찾아주는 전문성,
삼단, 제주도 택시 기사들과 달리 커미션 없이 추천 식당이나 특정 숙소까지 줄줄 읊어주시는 최고의 신뢰도!

아, 정말 즐거웠다.

다른 택시 기사분은 걸죽하고 찐한 복성루 짬뽕밥이 최고라며 연신 '면 말고 밥!'이라고 하셨다.
다음 번에 가면 짬뽕밥을 먹겠다.

2. 00식당

서울 외의 지역을 가면 확실히 <00식당>, <실비집>들이 많다.
대개는 백반 정식을 기본으로 식당들마다 오징어무침이나 달걀말이부터 전복죽이나 복어탕까지
각각의 무기를 지니는 곳들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의 모모 식당에서는 알탕을 맛 보라 하고,
어느 지역의 그 식당에선 해물 된장찌개를 먹으라하는 등
입소문이나 정보를 찾아 가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군산의 식당들은 대개 군산 대표 음식인 <아구탕>, <아구찜>과 같은 탕이나 찜을
기본으로 하고 찬으로 회와 생물들이 나온다.
간장 게장이 특화되어서 시내의 궁전 게장이나 금산 하구둑 가는 길의 계곡 식당 등이 따로 있어,
게장은 찬으로 나오지 않는 곳이 대다수이지만 (나오는 곳도 있다. <한주옥>)
양념 게장은 빠지지 않기 때문에 게도 즐길 수 있다.
찬으로 자연산 광어가 나오고, 생굴이 나오고, 데친 주꾸미나 오징어 회 등등이 늘 곁들여지기 때문에
굳이 회집이 아니더라도 시내 식당에서도 바다냄새 맡고 서울 촌놈이 생색내기는 충분하다.
(이를테면 블로그에 이렇게 먹은 음식 신기하고 좋았다고 샤방샤방거리며 포스트하는 생색내기같은 것 :-)

검색 끝에 찾아간 곳은, 송정 식당.

아구찜 가장 작은 것과 맥주 두 병, 3만 6천원.
겉보기와 달리 들어가면 널찍한 홀에 양 옆으로 좌식 방이 뜨끈한 구들장 깔아 놓고 기다리고 있다.
식당 안은 평일 저녁인데도 바글와글.
소주 한 병 놓고 탕 드시는 아저씨들이 많더라.

실은 여기 전문은 '탕'이다. (특히 서대탕. 하지만 간 날은 서대탕이 안 된다고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마산 아구찜과 달리 군산 아구찜은 뭐가 다른지 꼭 맛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찜을 시켰다.
(전문이 아니라고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님!)

자연산 광어.
군산은 회의 살점을 두툼하게 마치 고기처럼 썰어내는 것이 특징이란다.
한 이틀 숙성시킨 회인지
아니면 자연산 광어라는 것은 원래가 그것이 보들보들하다 못해 마치 스폰지처럼 혀 위에서 사르륵 녹는 것인지
입에 넣자 마자 탄성이 절로... (이런 구태의연한 표현!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이제껏 광어라는 것은 쫄깃쫄깃한 맛으로 먹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두 점씩 막 먹었다. 흑흑
탱글탱글하면서도 솜사탕처럼 녹는 그... 고소함과 향긋함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우걱우걱...
한 접시 더.
우걱우걱...
가족끼리 남해에 굴 좀 먹으러 다녔지만 이젠 혼자 근근히 사느라 그 맛도 잊어 버린 생굴!
우워.. 맛있다.
제대로다.

군산에서의 일정이 빨리 끝나게 되면, 순천으로 꼬막을 먹으러 가려고 생각했었다.
(물론 순천만도 있고)
하지만 군산 곳곳이 놀라워서 쉽게 뜨지 못해서 꼬막이 아쉬웠는데, 여기서 꼬막 한을 풀었다.
군산 음식이 대체로는 간이 없거나 약한 편인데,
이렇게 양념맛을 살려 줘야 하는 요리에서는 자심감 있게 확 터트린다. 진짜 범접할 수 없는 양념 맛이었다.
(간장이 일단 맛이 좋더라. 그럴 수 밖에... 물이 좋으니 ㅠ_ㅠ)

전체 찬은 딱 먹을 만큼만 나오고,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동치미와 김치는 젓갈이나 양념 범벅없이 잘 익혀진 김장 김치들이었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김치 맛)
전은 막 구워냈는지 식은 기름 냄새 없이 고소했다.
전이나 김치, 나물 무침과 같이 정성 외에는 답이 안 나오는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내공이 상당.
김치, 동치미, 나물 무침 몇 개와 구워낸 조기만으로도 대만족이었던 곳.
정말 대단하더라.

아구찜은 참기름이 좀 과해서 먹다 보면 구수, 들큰하고 느끼하다.
하지만 매운 양념맛에 먹을 수 밖에 없는 신사동 아구쯤들과 달리, 아구 자체가 쫀쫀하고 살이 실해서 만족.
(다시 한 번, 나는 아구와 복어를 사랑함을 느꼈다.. 이것들은 생선이 아닌 궁극의 맛인게야... 흑흑)
남은 콩나물과 미나리랑 양념 못 싸온 게 한이다.

 

전후 일본의 풍경 군산 근대 건축 여행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0

구 군산세관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3

히로쓰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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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조선은행, 구 십팔은행, 백년광장 : http://rednotebook.tistory.com/7

군산 먹거리, 빈해원, 일해옥, 이성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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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은 너무 황량할 것 같고, 목포는 너무 화려할 것 같은 계절이라 군산을 다녀왔다.
근대 건축 지도 한 장, 군산 시내 전도 한 장, 사전 조사 스크랩 자료 한 뭉치들고 골목들을 걷고 또 걸었다.
전후 쇠락한 동경의 모양새가 이러했으리라.

- 사진은 모두 '퐁탁스 메'(pentax me-super)

여행을 준비할 때는 최대한 오래 머물면서 적산가옥(적들의 재산인 가옥이라는 뜻)이 한 구락을 이루던
일본인 타운과 지금은 개발로 사라진 프랑스인 타운 (서래), 러시아인 거리들까지 커버하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그 흔적이 너무 없어서 당황했다.

가던 길에 계속 스크랩한 것들을 보며 군산이라는 장소의 지리를 머리로 익히고, 또 얼마나 기대했던지.


해산물의 보고답게 해물짬뽕이 유명한 도시.
<복성루>의 찐한 오징어-해물 짬뽕과, <쌍용반점>의 담백 구수한 해물 짬뽕,
그리고 <수송반점>의 짬뽕이 유명하다.
그 중 담백한 맛을 찾아 쌍용반점에서 한 그릇 먹었다.

내가 기억하는 군산은 이 사진한 장이 전부. 아스라하고 단아하지만, 서걱서걱 스러지고 있어 그리운 곳.




 

 

구 군산세관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3

히로쓰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7

동국사 : http://rednotebook.tistory.com/3

적산가옥들과 거리 풍경 : http://rednotebook.tistory.com/2

일본과 조선의 역사, 내항 :  http://rednotebook.tistory.com/5

이영춘 가옥 : http://rednotebook.tistory.com/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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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먹거리, 쌍용반점의 짬뽕과 송정식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1

군산 먹거리, 빈해원, 일해옥, 이성당 :  http://rednotebook.tistory.com/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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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강남역, 느슨하고 나른한 분위기다.

 

경복궁과 인사동, 여름 볕이 한창이고 이런 기운 속에서 걷는 것은 세례다.

평일 옛 서울길은 정말 나른하다.

인사동, 삼청동에서 걸어 걸어 효자동으로 가는 길.

청와대 곁도 지나고, 산성도 지나고.

 

 

 

도착한 효자동, 두오모

 

한나절 푹 노닐다가 다시 효자동으로 해서 광화문으로 나간다.

 

효자동 시장 좌판

 

근처 프라모델 가게

 

이제 이 건널목만 건너면 다시 서울 도심, 쉼호흡 한 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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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별을 쏘는 호빗들 같았다오-

 






윈디시티를 못 봐서 섭섭했지만 자봉들과 영화제 스텝분들을 뵙고 나니, 뭐랄까 그게 뭐라고 그게 뭐이라고 돈 한 푼 못 받고 자기 돈 써가면서 눈을 반짝 반짝 빛내고 있나 싶으면서도 너무나 예뻤다. 자기들은 엄청나게 멋지다오. 내게도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살고 싶어서 뜨거운 눈물이 나던 때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의 샘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것을 매만져준 이들, 참 고맙다. 아듀-  우리 부산 남포동에서, 해운대에서 또 만나요. 포장마차 어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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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낮 인사동, 친구  (2) 200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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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대학교 통틀어 학교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는 두 서넛 되는 친구 중 한 명을 모처럼 만났다. (고3때 한 반이 되어서 일년에 두 번 얼굴 보고 지내면서도 이 친구의 넉넉함 덕분에 늘 한결같은 만남.) 일산에서 나오기 힘든 까닭에 인사동에서 만났다.  금요일 일기예보엔 <오늘 외출 못하시면, 억울할 거예요>라고 했는데 아래 포스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완전 우중충-음습-관절염 대량 유발하는 날씨였다.  토요일 기상청 사이트에선 <비 올 확률 60%로, 구름이 꽉 끼여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거 믿고 외출 안했으면, 이번 학기 들어서 첫 나들이를 감행하지 않았더라면 두고 두고 후회할 뻔했다.  날씨는 온화했고, 인사동 거리는 '흥'이 있었다.  놀라웠다.  물론 4시부터 또 과외였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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