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에서 보고 싶었던 배동 석재여래삼동입상(개구지고 귀여운 아기 부처님 같은 모습), 용장사지 삼층석탑(탑의 제일 하부 기단이 따로 있지 않고 남산 자체를 기단으로 삼아 올린 탑!), 용장사지 삼륜대좌불(특이하게 탑 위에 부처님이 있는 것)을 보러 경주 남산엘 올랐다.
배동 석재여래삼동입상은 부처님 위에 기와를 올려 그 해맑은 웃음을 볼 수 없게 한 것은 물론이고 기와 때문에 볕을 못 쬐 이끼가 껴있었다. 아크릴이나 유리로 얼른 바꿔야 한다.
아쉬운대로 햇볕 아래 부처님을 찍은 엽서로 대신
저 명품 표정을 못 보다니!
고려 조선 어디에서도 저런 인간의 얼굴을 한 부처님 보기가 어려워 보물인 것이건만…
용장사지를 가기 전에 교래김밥에 들러 김밥을 사먹고 출발
교래김밥 우리 입맛엔 약간 짰는데 진짜 맛있더라.
김밥은 살짝 짜야 맛있다고 느낀다더라.
입구 끝까지 일닫 차를 가지고 가서 주차를 한 후
탐방로 길을 지나 숲길을 걸었다.
설잠교가 나오기 전까지는 평지같은 숲길, 계곡길이라 즐겁기만 하다.
설잠교 부터는 고도를 올리느라 가파르지만, 2-30분만 가면 된다.
헼헼 숨넘어 갈 만하면 널따란 바위가 나와 조망을 주고,
또 5분쯤 가니 드디어 삼륜대좌불이 내 머리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와…
사진으로 책으로 그리 봤건만
기어 올라 밑에서 올려다 보는 위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웠다. 아니 이렇게 컸다니…
역시 본 자리에 있었던 그 모습을 보는 것은 박물관 전시나 책에 댈 것이 아니다.
감탄해서 빙빙 돌면서 한참을 보는데 남편이 안 보였다.
어디갔나 했더니
그늘진 자리 밑에 누워 있다 😑
5분만 더 가면 삼층석탑 나온다고
달래고 달래서 올라 갔다.
바위 잡고 올라 가니
삼층 석탑이 나오는데 하… 진짜 할 말을 잃어 버렸다.
너무 잘생겨서
와…
자신감 찬 위용 있는 모습인데
교만한 기색이 하나도 없다.
너무 감동받아서 진짜 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
조형물은 공간을 창조해 내는데
불교 조형물은 특히 그 믿음과 제작 동기 염원이 더해져
어떤 정신적인 공간까지도 밀어 넣어 주는 것 같다.
(이것이 시네마? ㅋㅋㅋ)
그냥 ‘정수다’
한 문화의 정수가 아닌가…
첨으로 텐트치고 하룻밤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길은 유난히 가벼웠다.
아빠는 그 석탑은 석양길에 봐야 한다며 예전에 석양길에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대체 안 가본 데가 어디여… ㅋㅋ)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동탄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남편에게 안동 간고등어와 안동 식혜 맛을 보여 주려고
안동에 들렀다.
이제 다른 고등어는 못 먹을 것 같다며 남편이 아주아주 좋아했다. 고등어를 무슨 맛으로 먹냐며 고등어 디스를 많이 했었는데 ㅋㅋ
안동 식혜도 신기해 하며 나보다 잘 먹어서 신기
부모님이 강추 강추하신 안동 옥야식당 해장국을 포장하러 갔는데 6-7인분만 포장된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
다음에 또 가면 되지 이런 마음
안동의 명물이라는 맘모스 제과에 가서 케이크도 먹었다.
국도 곁에서 고려시대 것인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을 봤다.
불사를 드리고 있길래 쭈뼛 다가가서 합장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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