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82쿡에서 프리님의 아침상 게시물들에 기가 질린 몇 유저들이 익명 게시판에서
부럽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표면으로는 부럽다는 것이었지만
그 저의는 솔직히 말해 저렇게 아침마다 새 상을 차리는 것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것이었다.
알 수 없는 부러움과 찬사, 하지만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드는 것이 당연한 사람의 감정일 것이다.
게다가 아침마다 너 덧개의 과일들을 손수 모양내어서 깎은 디저트도 내고,
식전 채소들을 조합해 녹즙까지 준비하시는 분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빠의 반찬투정에 힘들어했던 엄마 생각도 나고 그래서.
그러다가 아고라의 글을 봤는데,
상차림 사진이 너무 친숙했다.
그야말로 한그릇 음식 :-)
정갈하고 단아한 모양새에서 만든 이의 성격까지 읽힌다.
푸짐한 샐러드와 겁이 없이 재료들을 잘 요리한 것을 보니 스마트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두 개 모두 그냥 그 집 식탁과 그 식탁 앞 사람들의 인생같다. 각각의 스타일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만나면 '서재 결혼시키기' 뿐 아니라,
'식탁'도 그렇게 협상과 약속, 경험이 필요하다.
옷처럼 요리도 자기만의 기질이 있고 그 스타일에서 결코 떠나지 못한다.
음식은 깔끔하고 맑은 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상차림은 9첩 반상을 고수하기도 하고,
국밥처럼 푸근하게 이것저것 넣고 푹푹 삶은 음식을 좋아하더라도
간소한 상차림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요리 역시...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인가보다.
손 맛이라는 것, 음식은 정성이라는 것...
좋은 재료 하나만 있다면, 재철 재료 한 가지만 있다면
소스라거나 양념이라거나 이런 것은 최소한이 가장 좋은 레서피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은 채소들이 싱싱하면 꼭 생 것으로 먹어 보고 맛을 기억해 두고
노트를 해 두는 그런 순간이 제일 신나고 재미난다.
'식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고의 요리 선생님 (3) | 2009.08.15 |
---|---|
달걀 조림, 꽈리고추 멸치 볶음 (9) | 2009.08.03 |
비빔국수, 양배추 볶음면, 바지락 탕, 오미자 냉차 (4) | 2009.07.26 |
양배추 스프 (4) | 2009.07.26 |
고추잡채, 케첩 만드기, 깐쇼새우 (3) | 2009.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