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레서피
http://blog.daum.net/engineer66/339661
응용 레서피
추어탕을 좋아하는데 시중에서 사 먹는 것은
간이 너무 세거나 아니면 너무 짜서 먹고 나면 늘 더부룩했었다.
그리고 서울은 사 먹는 게 너무 비싸서.. 맛도 없고 짜고 속만 불편한데 만 원 돈 나가니
이럴 때 돈이 참 아깝다.
맛있는 걸 먹을 땐 전혀 안 아까운데 '으 저걸 먹으라고 주다니'하면서 계산할 땐 부글부글 (..)
그렇다고 미꾸라지를 사서 갈아서 해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왜냐하면 믹서기가 없기 때문이다.
(있었다면 해 먹어 봤을 듯 흐흐흐.. 실제로 되나 안되나 이런 호기심 때문에;;
아마 미꾸라지도 국산 찾으려고 엄청 의욕적으로 팔 걷어 부치고도 남을 호기심)
그러던 차에 고등어로 추어탕을 한 것이 맛있다는 걸 어디서 듣고
이리저리 검색을 해 봤더니 딱 있더라.
엔지니어님이 생물 고등어로 육개장을 끓였고,
82의 둥이맘님이 통조림으로 해 보셨는데 굉장히 맛있다고해서 해 보기로 결심했다.
하는 과정이야 어렵지 않지만
실패해서 이상한 맛이 날까봐 늘 조마한 마음이 든다. (소심)
음식이란 것이 참... 소금 쬐금 더 넣었는데 풍미가 확 살고,
'이것도 비슷한 거니 넣어볼까?' 해서 넣으면 괴상한 맛이 되기도 하고...
하여간 낭패를 본 경험이 많아서 긴장하게 된다.
그래서 검색도 얼마나 많이 하는지 모른다. (구글, 다음, 네이버... 검ㅋ색ㅋ)
요리책도 다 찾아보고.. 읽고 또 읽고..
(교과서 세 번 보면 백 점이라는 걸 아직도 맹신하는건지 원;; 정말 삼 세 번은 보는 것 같다 흑)
그러다보니 막상 재료 늘어 놓고 가스불 앞에 서면 레서피가 그냥 머리 속에 들어와 있더라.
만약 성공하면 그땐 정말 내 레서피가 된다.
암튼
하나로마트에서 데쳐서 파는 배추 우거지를 (한 두 줌 되는 양) 2,500원 주고 샀다.
데쳐서 파는 우거지에서 걸레 냄새 같은 게 잘 난다고해서
물에 담궈서 여러 번 헹궜다. 언뜻 냄새를 맡아보니 그냥 우거지 냄새다.
우리 집에서 늘 맡던~
(우리집은 무 시래기와 배추 우거지로 365일 밥을 해 먹는;;; 광신도;;)
* 참고로 '시래기'는 꽁다리나 버리는 잎을 말린 것. '우거지'는 그냥 멀쩡한 잎을 말린 것.
우리집 베란다에는 언제나 무청 말린 시래기가 살고 있다.
그냥 거저 얻거나 사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서울에선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내가 잘 말릴 줄도 모르고..
그래서 하나로마트에서 데쳐서 파는 무 시래기나 배추 우거지를 구입하는 게 가장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당연히 여기까지의 결론을 위해서 엄청 검색;; 질문;; 며칠을 탐색했...시래기 근성 - _-)
냄비에 물을 한... 1리터 넣은 것 같다. (대충해서;;)
어제 밤에 다시마 좀 넣고 멸치 넣고 잤다.
일어나서 다시마 건지고 멸치 다시를 우려내기 위해서 물을 끓였다.
끓는 동안
우거지를 먹기 좋게 듬성듬성 칼로 잘라서 양푼같은 데 넣고
국간장 2숟가락(없어서 까나리 액젓으로 했다), 고추가루 3스푼, 된장 1 숟가락 듬뿍, 마늘 2 숟가락
이렇게 넣고 무쳐 두었다.
물이 끓어서 멸치를 건져내고
고등어 통조림을 땄다.
근데 통조림 국물도 넣어야 하는지가 아리송했다.
그냥 넣어 버렸다. 통조림 고등어니까.. 왠지 국물이 안 우러나올 것 같아서;;;
(소감: 괜츈함. 넣길 잘한 것 같음. 근데 좀 짠 경향이 있으니 반 정도만 넣으면 좋겠음)
고등어는 숟가락으로 푹푹 쑤셔서 (꺅 잔인해) 가루로 만들고;
(고등어 덩어리와 추어탕은 어울리지 않아! 이런 마음)
물이 끓자 양념에 무쳐둔 우거지를 넣었다.
그리고 청양고추 1개 썰어 넣고.
그리고 한 10분 뭉근하게 끓였음.
아아.. 맛있을까 어떨까.. 궁금해 하면서 간을 봤는데!
헉!
맛있다...
간이 안 맞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으려고 소금통도 꺼내놨는데 그냥 철수.
아아... 나 이제 정말 요리에 눈을 떴나봐 (-_-)
으헝 정말 맛있었다. 굉장히 깔끔하고 고소한 맛.
그래도 생선인데 청주나 미림 이런 거 안 넣어도 되나.. 고민했는데 된장이 냄새 다 잡아 주고
우거지랑 어우러져서 아 정말 속이 다 풀리는 맛.
비린내는 커녕 정말 담백하고 맑은 국이 되었다.
고등어 육수가 이렇다니...
담엔 생물 고등어로 해 봐야지.
들깨 가루가 있었는데 까 먹고 못 넣었다.
좀따 저녁에 먹을 땐 넣어 봐야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