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대괸령자연휴양림 숲속의집 부엉이를 일단 체크아웃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대관령 소나무 숲길을 한바퀴 걸은 후,
밥 먹고, 대관령치유의숲을 걸을 계획이었다.
소나무숲길은 한바퀴 약 2-3시간이고
치유의숲은 데크길 1시간 정도라고 한다.

어제와 달리 날도 풀려서 포근했기에 엄청 기대를 했다.
이런 포근하고 맑디 맑은 날
눈도 보며 숲길을 걸을 생각에 진짜 기대했다.

그런데 소나무숲길 입구는 통제됐고,
휴양림 직원분은 휴양림에서 숲길로 올라 가는 길도 만류를 하신다.
날이 풀려 나무 위의 눈이나 얼음이 뚝뚝 떨어져 위험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부터 산객들이 엄청 올라가는 걸 봤지만
남편관 나는 안전에는 무진장 보수적이어서
하지 말라면 안 한다.
휴양림 직원분이 괜히 만류하실까.
관리인이 안 된다는 것은 안 함

그래서 대관령소나무숲길은 포기하고
치유의숲은 데크 무장애길도 있으니
아마 정리가 다 되었을 거라는 생각에 그리로 향했다.
다 대관령자연휴양림에서 차로 5-10분 거리이다.
치유의숲은 탐방객 예약을 해야 해서
가는 길에 하려고 봤더니 예약이 안 된다.
일단 가보기로 하고 갔는데 직원도 안 계시고 사무실 불도 꺼져있다.
아 폭설 때문인지 아무튼 탐방 제한 기간이어서 예약이 안 열렸구나 싶었다.
눈으로 언뜻 데크길을 보니 데크에 눈이 쌓여 부서진 곳도 있어서 노란 테이프로 통제돼 있었다.
소나무숲길보다 더 위험해 보였다.
ㅠㅠ

여기저기 입구들만 보고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일단 밥을 먹으러 갔다.

강릉이 맛집이 없다고 한다.
인스타 핫플이 넘쳐나고 사실 맛집도 많을테지만
또 독보적인 곳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 나도 작년 여름에 한 번, 불과 두 달 전쯤 강릉을 방문했지만 게락커피 외엔 먹을 거리는 좀 만족을 못했다.

그래서 진짜 엄청 검색하고 또 하고 팠다.
그러다가 점찍어둔 곳이
숲속집(순댓국), 대관령할매감자탕이었다.

배가 고파 일단 가까운 숲속집에 갔다.
11시 좀 안 되어 들어갔는데 자리가 대부분 찼다.

일단 흐미 강릉 숲속집은 인생 순댓국이다.
바로 옆은 산토리니 커피집도 있어서 강릉에 온 김에 핸드드립 스페셜티 커피도 한 잔 할 수 있다.
근처 주차할 곳도 괜찮다.

숲속집 입구
신발 벗고 들어간다. 입식 테이블이고.
사실 맛 없을 수도 있어서 순댓국 사진을 안 찍었는데
하… 진짜 최고다.

고기만 순댓국은 만 원이고
순댓국은 9,000원인데
고기만이 좀 더 기름진 맛
나는 순대만으로 먹었는데 국물이 크 용궁단골식당급이었다.
강릉에 오면 꼭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것 같다.

숲속집에서 순댓국 먹고 바로 앞 산토리니 성산점으로 갔다.
카페 뒷편에 이런 호젓하고 예쁜 곳이 있다니

커피 맛있다
커피 마시고 나오니 숲속집에 대기줄이 엄청나다.

이대로 대관령자연휴양림 숙소로 돌아가려니
좋은 날씨가 아까워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다.
이 숲이 너무 예뻐서 강릉에 나가기가 싫었다.

아빠랑 통화를 하는데
선자령은 사람 머리 위가 훤해서 뭐가 떨어질 일이 적다고 선자령에 가라고 하셔서
선자령에 갔다.

대관령마을휴게소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경강로 5721


여기로 네비 찍고 가서 주차를 한 후 조금 걸어 가면 선자령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선자령까지 왕복은 4시간여 걸린다고 한다.
선자령 역시 완만한 길만 이어져 있어 좋다.

조금만 걸으니 눈이 엄청 온 것이 느껴진다.
표지판이 머리만 빼꼼 나와있을 정도로 눈이 쌓였다.

선자령도 역시 아이젠이 필요하다.
푹신한 길을 이렇게 쫄랑쫄랑 걸어 간다.

단단히 채비를 하고 기분 좋게 걷는데
읔 급화장실이…
ㅜㅡㅜ

40분쯤 걷다가 도로 나와야 했다 흑흑
그래도 선자령에 발 한 번 붙여 봤다 생각하니 위안이 되었다.

이렇게 쌓인 눈은 티비에서만 봤는데…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할매감자탕 포장을 했다.
(엄청 맛있다! 순하고 자극적이지 않은데 맛있다.)

진짜 여기 감자탕 감동이다.
몇 날 며칠 검색하며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다.

오늘은 연립동에서 묵는데
여기가 숲속의집보다 늦게 지어 더 따듯하고 좋은 듯 하다.
숙소에 들어와 있는데 뚝 툭 우지끈 소리가 여러 차례 나서 뭔가 했더니 지붕 위 눈덩이들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날이 풀려 좋다고 생각했는데 눈이 녹아 위험할 수 있다는 게 무슨 말인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나마 눈은 괜찮은데 얼음이라면 진짜 위험하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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