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를 맞아 4박 5일간 남해안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남해안의 섬 하나를 정한 뒤에, 그 곳에서만 꼬박 4박 5일을 지내보고 싶었다.
EBS 한국기행 속 어느 아름다운 섬 하나에 들어가서 세상을 잊은 흉내라도 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당일로 섬까지 가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낮시간에 어딘가 도착한 후, 그 곳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하루 일정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섬이라는 것이 날씨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내가 드나들고 싶을 때 언제든 드나드는 게 아니었다.

열흘 정도 휴가가 있다면 한번 시도라도 해볼 텐데 4박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우리 부부는 너무나 섬에 무지몽매했다.
우리가 어느 섬에 가고 싶어 하는지조차 파악이 안 되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남해안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는지를 느껴보는 데 목적을 둔 ‘남해안 탐색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평소 눈여겨 보았던 ‘청산도’를 리스트에 넣고 나니 나머지 일정은 쉽게 결정되었다.
숙박은 최대한 저렴하되, 청결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그 다음은 조용하면서도 풍광이 좋은 곳인지를 따졌다. 그리고 이동이 꽤 많은 일정이어서, 식사는 동선에 맞추었다. 맛집 위치를 중심에 놓고 이동하던 여행이 아니어서 동선을 최우선으로 두고, 동선 근처의 유명 식당을 골라 보려고 애썼다.

첫 날은 남해안 가는 중간 즈음인 구례의 더케이지리산가족호텔(The-K 지리산가족호텔)로 정하고,

그 다음 날은 청산도, 그리고 3일째는 ‘자연 미술관’이라는 고흥의 나로도, 마지막 날은 거제도로 정했다.  
숙소 네 곳 모두 잘 지냈다.

구례에서는 너무 볼 것이 없어서 잠만 자는 데 만족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좀 아쉽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의욕은 안 생겼다.
하지만, 청산도의 한옥펜션, 고흥의 빅토리아호텔, 거제의 블루마우 리조트는 정말 좋았다.

 게다가 그 가격을 생각하면 열배는 더 좋다. 다시 꼭 가고 싶은 곳들이다.

가보았던 식당들 중에서는 고흥의 ‘남도횟집’에서 먹었던 반건조 서대 조림,

외포항에서 먹었던 멸치 구이와 멸치찌개가 생각난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청산도 해녀식당의 전복죽은 일품이었다.

 

고흥은 정말 보물같은 섬이었다.

 

거제도 블루마우 리조트 객실에서 바라보는 아침 풍경도 잊을 수 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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