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상도-강원도식 칼국수만 좋아한다.
깊고 구수하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은 멸치다시 육수에
부들부들하고 엷은 칼국수면이
경상도-강원도식 칼국수의 특징이다.
정선 콧등치기 국수도 이런 맑고 깊은 맛이라 좋아한다.
메밀면도 좋다.
메밀손칼국수 먹으러 울진에 또 간적도 있으니
맑고 깊으면서 부드럽디 부드러운 얇은 숙성면을 진짜 좋아한다.
(울진 옹심이칼국수 전문
https://rednotebook.tistory.com/m/2743 )

그래서 바지락 육수에 두꺼운 면 칼국수는 안 좋아한다.
또 사골 육수 베이스인 명동교자 스타일도 굳이 찾아 먹진 않는다.
면을 안 좋아하는 남편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게
경상도-강원도식 칼국수, 순메밀 막국수 정도이다.

여기는 대구에서 추천하는 대신동 서문시장 내 식당인 합천할매손칼국수이다.
맑은 멸치육수에 숙성된 밀가루가 아주 일품이다.
합천할매를 가면 칼제비를 먹는다.

암튼 이런 식성과 기호를 가진 나와 남편에게
뭔가 엄청나게 걸죽해 보이는 베테랑 칼국수가 끌렸을 리 없다.

전주 가면 꼭 먹어야 할 식당으로 수 년째 소개되고
평도 너무너무 지속적으로 좋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진짜 안 내키는 스타일

또 컬리에서도 진짜 몇 년간 평이 좋다.
탑링크이다.
밀키트가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또 전주 분들이 밀키트가 본점 같이 괜찮다는 거다.
그래서 컬리에서 주문해 봤다.

근데!
기본적으로 맑은 양조간장 베이스다. 마치 깨끗한 우동 국물같은.
걸죽한 게 아니었다.
엄청 맑았고, 거기에 달걀 푼 것을 곁들이니
중식 계란탕처럼 시원했다.
고춧가루, 들깨가루, 김가루를 아주 곱게 간 것도 신의 한수였다.
맛을 확 끌어올리되 거슬리지 않아서 맑은 국물의 시원한 맛을 해치지 않더라.
면은 칼국수면이라기보다는 중면 스타일이다.
칼국수라기엔 한식화된 우동? 맑은 계란탕?
어떤 트레이드 마크가 될 법한 베테랑 칼국수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었다.

다음에 또 주문해서 먹기로 했다!

만두도 함께 주문했는데 고기만두이고 피가 얇고 좋은 만두이다.
나는 김장김치와 백김치를 넣는 김치만두를 좋아하고
당면이 든 만두를 좋아하지 않는다.
만두는 우리집 식성 기호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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