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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비가 부슬부슬 온다. 

이제 하산만 하면 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그래도 우리는 느림보여서 소공원까지 7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누룽지 조금이랑 커피 한 잔 한다. 

무사히 소청봉을 올라 희운각까지 온 것에 감사했다.

오늘 남은 하산길도 안전을 위해!

부지런히 앞만 보고 하산해야지!

결심을 했건만

이런 숲속 아침을 보니 또 우리는 경치감상... 정말 땅만 보고 걸을 수가 없었다.

저것이 공룡능선 입구인가... 꼭 가보리라

하산길 천불동 계곡 그 경치만큼 집중해서 가야 한다.

봉정암 쪽 암능과 또 다르다. 

와... 진짜 아직도 저 공간 속 냄새와 기온, 습도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쉬운 길이라도 돌이 물에 젖어 집중해야 한다.

진짜 빨리 서두르자고 결심해서 

3단 규모의 거대한 폭포 엄청났는데 그건 사진도 못 찍었다.

눈으로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천불동 계곡 역시 명성대로다.

양폭대피소에 도착

데크 자리가 있길래 쉬어 가기로 했다.

누룽지에 무짠지무침으로 식사

커피도 한 잔

저 스토브 진짜 잘 샀다.

마이크로 스토브를 사려다가, 바람도 막고 물이 빨리 끓는다고 해서 샀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무게도 가볍다.

저 컵은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pp소재이다. 이번 산행에 큰 덕을 봤다.  

양폭대피소 풍경...

실화냐...

신선, 선녀, 구름탄 도사... 이런 설화가 왜 생겼는지 절로 이해되는 순간

양폭대피소에서 또 30분 넘게 멍때리고 말았다. 

근데 정말 너무 좋았다... 

비선대 나오고도 한참을 걸어야 했다.

길긴 길다.

큰 산은 큰 산이다.

기념사진은 못 참지

진짜 자랑스럽다. 왜 아빠 엄마가 이 기념사진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는지 너무 이해된다.

택시타고 주차된 장소까지 이동했다. 5만원인가 6만원이었다. 미터대로 받으시고, 워낙 탐방객이 많아 설악산은 바가지는 없는 듯 하다. 대체로 관리가 서로서로 엄격하게 잘 되어 있는 인상.

하룻동안 덩그라니 혼자 있던 우리 차를 타고 

오늘 숙소인 설악산생태탐방원을 가는 길에 순댓국을 먹었다. 

카카오, 구글 평점 높고 뜨끈한 순댓국이 먹고 싶었는데 정말 좋았다.

산행 후 꼭 먹어야 하는 스타일의 순댓국이다.

시원하고 잡내 없고, 얼큰하다. 진짜 괜찮다!

신의주순대국밥

정말 강추

설악산생태탐방원에 들어 왔다.

예전 한려해상 생태탐방원 가보니 좋아서 애매한 곳 자는 것보다 국립을 이용하게 된다. 

(한려해상 생태탐방원 : https://rednotebook.tistory.com/2703 )

모든 것이 청결, 쾌적, 습도 온도 모두 만족

방이 따로 있어서 냉장고 소음 안 들림

비온 후라 다음 날 아침이 또 예술처럼 좋다.

설악산생태탐방원 외관 모습

원래라면 집으로 가야는데, 설악산을 다녀온 후 남편과 나 둘다 너무 벅차고 감흥이 깊고 여운이 길어서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려니 너무 아쉬운 거다.

남편은 집 떠나는 걸 안 좋아해서 하루 더 머무르며 여행하자고 말하려니 좀 그래서 일부러 말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아쉽다'는 거였다.

아니.. 살다보니 이런 날이!

그러더니 오히려 자기가 지도 뒤져 정선 숙소 어디 찾아내고... 하루 더 여행하자는 거다.

그만큼 설악산은 대단했다. 

진짜... 우리 인생에서 제일 잘 한 일 중의 하나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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