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찾아내서 예약한 숙소 토우마루
23년 10월 중순, 설악산 등산 후 여운이 가시지 않아
여행을 하루 더 하기로 하고 간 곳이다.
우리는 펜션을 안 간다. 오래 전에 펜션을 세 번 정도 가봤는데, 남의 집에서 숙박하는 듯 불편하고
청결도 문제가 있었기에 안 가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성과 청결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균질한 자연휴양림이나 생태탐방원, 국립 치유센터 부설 숙박지를 우선으로 가고 그게 없으면 3성급이라도 가급적이면 호텔을 가고, 호텔이 없으면 그 지역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가 펜션에 갔는데, 너무나 만족한 곳이 정선 토우마루이다.
차에 내렸는데 이곳이 좋아서 또 오신 듯한 분들도 계셨다.
그 분들이 왜 또오셨는지 묵어 보니 알겠더라. 우리도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글램핑장 같은 곳도 있었다.
황토집이라 습도가 정말 완벽했다. 따듯한 것은 물론이고.
침구도 토퍼여서 편했고, 입식에 좋도록 쇼파와 식탁이 있어서 불편함 없이 지냈다.
욕실 바닥도 다 난방이 되어서 따듯했다. 이 부분이 너무 좋았다.
주방에도 뭐 없는 게 없어서 능숙하게 운영하신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뜨거운 물 잘 나오고 식기도 자기라서 좋았다.
불피워주셔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문 바로 앞이라 얼마나 편했는지 모른다.
진부 읍내에 가서 고기를 사왔다. 꿀맛
고구마도 챙겨 주셨다. 갑작스럽게 예약하고 여행을 계획한 거라 고기 말고는 준비한 게 없었는데 너무 잘 먹었다.
토우마루 풍경
쇼파에 앉아 티비도 보고
날이 추워져서 안에 들어와서 먹었다.
진부 하나로마트에서 생선도 사서 구워 봤다.
고구마 너무 맛있었다.
밤에는 별이 많았다.
다음 날 일어나 토우마루에서 퇴실을 하고 정선에서 제일 유명한 식당인 동광식당엘 갔다.
콧등치기 국수를 먹고 싶어 갔는데, 우리 둘이 각각 한 그릇을 못 먹어서 족발은 포장을 하고 국수를 하나 주문했다.
블루리본 위엄
실내는 넓기도 넓지만, 정돈이 정말 잘 되어 있고 진짜 깨끗했다.
장사 잘 하시는 손길이 절로 보인다.
반찬이 나왔는데, 양배추 김치와 고구마줄기 무침이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김치 깍두기가 맛있는 것은 뭐 입아플 정도이다.
진짜 동광식당은 감동이었다.
콧등치기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더니 두 그릇으로 나눠 주셨다. 정말 감동 ㅠ_ㅠ...
국수 왜 먹냐고, 국수 먹기 싫다고 난리였던 남편이 국물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먹더라.
국수 종류는 무조건 강원도, 경북이다. 먹을 게 귀한 동네들이라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어찌나 맛있게 만드는지 모른다.
척박한 곳이라 더 밀과 메밀을 잘 다룬다. 경남, 전라도, 충남 해안 이런 곳은 쌀이며, 해산물이 지척으로 나기 때문에 밀이나 감자, 메밀(산지도 아니지만)을 이처럼 맛있게 다루지 못한다. (당연히 다른 맛있는 게 많으니까!)
진짜 소박하며 따듯하고 구수한... 너무너무 맛있었다.
족발은 포장
저녁에 집에 와서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횡성 시장 내 큰집족발처럼 쫄깃하고 달지 않고 담박하면서 풍미가 정말 좋다.
족발도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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