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5월 26일에 소백산 등산에 도전했다.
우리 부부는 완전한 초보이지만 소백산은 초보도 갈 수 있는 흙산이라 도전해 본 것이다.
실제로 꾸준히 걷기만 하면 된다.
국립공원의 안내에 따르면, 어의곡 왕복은 총 10.2km이고 왕복 6~7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는 왕복해서 총 8시간 30분이 걸렸다.
길긴 한데 경사가 꾸준히 올라가는 등산 코스이기에 쉬엄쉬엄 가면 초보라도 가능하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려고 새벽 5시 30분쯤 등산을 시작해서, 어의곡탐방지원센터 바로 앞 몇 자리 되지 않은 주차자리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새벽에 출발하기 위해 전 날 단양으로 내려가서 소노벨 단양에서 하룻밤 보냈다.
소노벨 단양은 낡은 숙소이긴 하지만 하룻밤 보내는 데는 편안하고 좋았다.
워터파크에서도 온수가 나와서 한동안 물놀이를 하면서 보냈다.
물놀이 후, 저녁을 먹으러 슬렁슬렁 걸어서 단양 시내로 나가는 길이다.
동네가 안온하고 화사하다.
바로 눈앞에 이런 큰 산이 있다니.
나가서 큰 길에서 식당을 찾아 갔다.
가로수가 너무나 귀엽다.
가로수 귀엽고 날씨도 좋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
등도 달려 있다.
식당은 카카오평점과 구글 평점이 괜찮은 곳으로 가서 적당히 해결했다.
그리고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서, 배낭을 정리하고 일찍 잠들었다.
온수에 물놀이까지 해서 잠이 잘 왔다.
어의곡탐방지원센터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새벽 6시 이른 아침 이슬내를 맡으며 숲으로 들어간다.
평일이라 우리 앞으로도 뒤로도 아무도 없다. 고요하고 편안하다.
정말 상쾌했다.
우리 부부는 산이든 평지든 좀 늦게 걷는 편이다. 이번 소백산 산행도 평속이 1.7km/h이니 말 다했지...
이런 좋고 큰 산이 처음이라 그저 좋아서 냄새 맡고 구경하고 1시간마다 쉬고 그랬다.
아직 여름이 성큼 들어오기 전이라 벌레도 없다.
5월의 소백산, 그냥 산책으로 왕복 2시간만 걸어도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소리에도 경탄하고
이끼와 풀, 나뭇잎의 녹색에 눈이 시원해진다.
이런 길이 이어진다.
누구도 없어서 5월의 그 소백산을 전세낸 것 같다.
돌길도 나온다.
정말 돌은 많다.
조릿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하늘이 보인다. 정상 근처에 왔나보다.
그리고 산철쭉이 보이는데
나는 철쭉을 안 좋아한다. 색도 진분홍 촌스럽고, 도시 경관 사업으로 봄이면 화분에 철쭉 같은 걸 심어 두는데 그러다 보니 도롯가의 먼지가 내려 앉은 모습만 남는다.
그러다보니 철쭉이 예쁘다는 생각도 안 해봤고, 철쭉을 굳이 보러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게 산철쭉.. 산에 고이 피어 있는 철쭉이었던 것이다.
색이 예쁘다 못해 영롱하다
너무 연하면서 화려하고 아름답다
실제로는 진짜 진짜 탄성이 나온다.
드디어 하늘이다
우와
사진으로만 보고 부러워했던, 내가 갈 수가 있을까 늘 그런 생각만 했었는데
여기에 오다니
내가 소백산에 오르다니...
이렇게 울타리를 해놓지 않았을 때는 하도 산객이 많아 주변이 모두 황폐화되고,
또 황폐화되다보니 흙을 잡아 주는 잔디나 풀이 없어 해마다 토사가 유실되어 문제가 심각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울타리를 하고 그 안에서만 걷게 하니 소백산 정상지가 살아 났단다.
사진이 1/10도 못 담는다
진짜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좋다.
정말 아름답다
보석같았다
자연미는 위대함
소백산 이 능선
챙겨온 바람막이를 입고 한동안 서성거리며 감상한다
산그리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구름이 지날 때마다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비로봉에서 인증샷 하나 찍고, 정상석 주변에서 챙겨온 과자 좀 먹으며 앉아 있었다.
밥이 되는 끼니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큰산이 처음이라 초콜렛 두 개와 물, 초코바만 챙겨왔는데 반성을 많이 했다.
먹는 만큼 간다더니, 산에 갈 때는 먹을 것을 좀 넉넉하게 들고 가야겠다.
정말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하산시작
어의곡 코스의 특징인 것인지 우리의 걸음 탓인지 하산 시간이 크게 단축되지는 않았다.
다시 돌아온 어의곡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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