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로 생이기정 바당길을 소개했었다.

(http://rednotebook.tistory.com/2206 )

 

생이기정 바당길은 제주라는 곳, 자연과 나트막한 오름, 돌길, 화산석 등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다.

편안하게 4~50분을 걸으면서 한 발 한 발 바람과 바다, 풀들을 느낄 수 있다.

 

생이기정 바당길에 비해, '다랑쉬 오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조금은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다랑쉬 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속살, 오름과 대지를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다.

제주의 풀과 나무들은 육지와 달리 야생의 느낌이 강하면서도 또 연하다.

거칠지 않다.

 

그런데 그게 속이 뻥 뚫린다.

 

산이 겹겹이 둘러 쌓인 게 아니어서 다랑쉬 오름을 30분 정도 오르고 나면 속이 뻥 뚫리는 전경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는 주차장도 있고 이런 '포토존'(?)도 있다.

 

해발이 1,013미터여서 약 30분은 올라가야 한다.

 

이전에 다녀온 백약이 오름이나 아끈 다랑쉬 오름(다랑쉬 오름 옆의 새끼 꼬맹이 오름)보다는 확실히 규모가 있다.

그래서 더더욱 더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올라 가는 길은 쉬엄 쉬엄 가라고 둘러서 마련되어 있다.

걷기도 좋고.

 

비가 조금씩 흩날리고 있어서 바닥이 조금은 미끄러웠지만, 4~5살짜리 어린 아이들도 신나게 걷고 있었다.

 

걷는 길도 이렇게 시원하게 시야가 뚫여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제주만의 매력이다.

 

 

 

 

 

 

내려 가는 길도 계단이 나트막하게 되어 있어 다리가 많이 아프지 않다.

 

 

 

 

중간 쯤 오르다가 보니, 3년 전에 갔었던 '아끈 다랑쉬 오름'이 보인다.

 

여기도 오르니까 정말 좋았다. 제주 내륙은 정말 이쁘다.

 

아끈 다랑쉬 오름은 오르는 데 15분 정도면 된다.

 

 

 

 

 

아끈 다랑쉬 오름이 보인다.

 

 

 

 

 

더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밭들도 보이고, 더 멀리 바다도 보이고... 참 좋다.

 

제주 땅과 밭... 가을 억새도.. 가을 풀들도 참 색이 좋다.

 

여기까지만 봐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다른 편으로 보니 용눈이 오름이 보인다.

 

풍력 발전을 하는 큰 바람개비(?)도 보이고. 이국적이다.

 

용눈이 오름도 참 이쁘다.

 

 

 

 

 

 

정상에 올라 좀 쉬다가 분화구 둘레를 걷기 시작한다.

 

이 역시 즐겁다.

 

360도 회전을 하며 자연을 보는 기분이 좋다.

 

비가 흩날리기 시작하는데 심하지 않아, 맞으면서 걷는데 비도 깨끗하고 청량한 기분이다.

 

조금 땀을 흘렸는데 시원하다.

 

 

 

 

 

오름의 여왕인 다랑쉬 오름을 왜 이제야 왔을까..

 

제주 여행을 검색하면 쉼없이 나오는 여러 '볼 거리', '먹을 거리'에 속아서... 제주를 제주답게 해주는, 제주를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든 장소들을 이제서야 와본 것 같다.

 

몇 년을 다른 곳을 다니다가, 이제서야 제주의 여왕인 다랑쉬 오름을 왔으니.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생이기정 바당길, 다랑쉬 오름을 비로소 경험해 봐서 다행이다.

 

다음 날 비자림을 갔는데, 너무 별로여서 실망했을 정도다.

곶자왈을 축소해 둔 환상숲도 감명깊지 않았다.

 

역시 제주는 오름이구나... 다음엔 꼭 한라산을 가야겠다.

 

몇 시간을 걷더라도 제대로 곶자왈도 가보고...

 

 

 

 

 

금세 구름이 몰려와서 흐릿하다.

 

그래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정말 울컥할 정도로, 가슴이 뚫린다.

 

속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씻기는 기분이다.

 

육지의 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함이 있다.

 

 

 

 

이렇게 한 바퀴를 둘러 본다.

 

여기 어디 땅 조금 사서 살고 싶다 ㅠㅠㅠㅠ

 

 

 

 

 

 

 

 

 

 

 

 

 

 

 

 

 

 

 

 

 

 

분화구

 

 

 

 

 

 

 

곳곳에 생명들이 가득

 

 

 

 

 

내려와서 용눈이 오름도 한번 더 땅에서 바라보고

 

 

 

 

 

좋다

 

 

 

 

 

이렇게 다랑쉬 오름을 다녀오니

 

신나고 신난다.

 

 

느긋하게, 사진도 열심히 찍고, 남편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식물들 구경도 하고...

정말 천천히 다녔다.

2시간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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