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찾고 식사를 한 후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보통 여행 패턴일 것이다.

가급적 목적지에 가는 길에 식사를 하려고 할텐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라.

가는 길에 맛집이 딱 있는 게 아니어서 말이다.

그래서 제주시에서 먹은 것들은 번번이 늘 많이 아쉬운 곳이었다.

관광객 위주의...

 

그런 점에서 제주시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식당들을 꼭 가고 싶었는데

감초식당과 두루두루 식당이 그곳들이었다.

감초식당은 허영만의 식객에 소개된 적이 있을만큼 제주 돼지를 대표하는.. 순댓국 맛집이고,

두루두루 식당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객주리(쥐치과)를 맛있게 졸여내는 곳이라고 한다.

이 두 식당은 진짜 너무 유명해서 블로그마다 후기가 있을 정도였다.

 

 

제주는 돼지가 많아 돼지와 관련한 요리가 발달했는데, 순댓국은 얼마나 맛있을까 싶어

제주에 가자마자 남편과 감초식당으로 향했다.

차를 댈 곳이 없어 근처 '광양성당'에 잠시 주차를 한 뒤 걸어서 갔다.

위치는 보성 시장 내, 어떤 건물 안에 있었다.

보성쌀상회라던가 그런 간판이 있는 건물 안이다.

들어가면 순댓국 식당이 여러 개가 있다.

 

순댓국은 5,000원으로 착한 가격이다.

순댓국을 1개만 시키고 순대, 머릿고기가 함께 나오는 세트로 주문했다.

머릿고기에 곁들일 순대 국물을 따로 주셨다.

 

 

순댓국 하나와 머릿고기+순대

 

 

 

곁들일 국물

 

 

 

머릿고기와 순대

 

일단 나와 남편은... 순댓국과 머릿고기 매니아인데, 감초식당 순댓국은 정말 맛있었다.

머릿고기도 예술이었다.

제주에 와서 돼지 수육에 실망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 돼지하나는 잘 삶는 것 같다.

 

다만, 서울과 달리 이곳 제주에서는 밑간이나 잡내, 고기 특유의 냄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 스타일인 것 같아서

음식을 먹는 내내 돼지 냄새 때문에 고역이었다.

 

음식이 너무 터프하달까...

 

맛있고 좋은 음식이긴한데 다시 가라면 못 갈 것 같다.

 

 

 

다음으로 연동에 위치한 두루두루 식당.

여기는 오후 4시에 오픈한다.

그래서 제주에 도착해서 들렀다가 목적지로 가려면 늘 오픈 전이었다.

그리고 서울에 가려고 들르기에도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맘 먹고 여행 중간에 모슬포에서 올라왔다.

으읔...

 

4시에 열자마자 가서 앉았는데 객주리는 조업을 못 나가서 없고, 우럭만 있단다.

조림양념은 같으니 우럭으로 먹으라고 해서 주문했다.

여간 불친절하신 게 아니다.

맛있게 먹었는데 좀 너무 불친절하니... 체할 것만 같았다.

어쨋거나 음식 평을 하자면,

조림이 서울 사람 입맛에 잘 맞게 적당히 맵고, 적당히 구수하다.

양념 조림은 좋다.

다만 간이 세서 두 번 먹기에는 물리는 맛이었고, 애써 찾아가서 먹을 만한 곳 같지는 않았다.

손 가는 밑 찬도 없었고.

 

제주에서 매콤한 것이 먹고 싶을 때 먹으면 재밌게 먹을 수는 있겠더라.

 

사실 모슬포나 서귀포, 표선 등에서 좋은 것을 너머 소중하고 감사한 음식을 먹어서인지

제주시에서 먹은 이 우럭 조림이 너무 서울화된 맛(달작지근 매콤 미원 콤보) 같아서 아쉬웠다.

 

역시 다음에 가면 또 가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가격 대비 좋은 곳이다. (;;;;)

5월 여행 때 갔던 청해원 이런 곳보다는 훨씬 좋은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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