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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먹은 손칼국수가 진짜 진심으로 맛있어서
기억을 더듬어 집에서 해보기로 했다.
면이라는 건 따로 비법 레시피 같은 게 없더라도, 노력하면 8-90%는 만들 수 있는 거니까.

인터넷을 보고 손칼국수 반죽 레시피를 찾아서
대충 밀가루, 물, 소금 아주 약간을 넣고 반죽을 했다.

밀가루:물을 4:1로 했다.

나는 늘 반죽이 질게 되어서 이번엔 물을 조금씩 부어 가면서 반죽했다.

아무튼 저렇게 그럭 저럭 거칠거칠할 정도의 반죽이 되었다.


지퍼락에 넣어서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놔뒀다.


이렇게 맨질맨질한 반죽이 돼 있었다.


이제 면을 만든다.
밀가루를 아끼지 않고 많이 뿌려 줘야 한다.
그래야 붙지도 않고 잘 밀리고 면이 잘 되는 것 같다.

저 밀대도 샀다.
신문지 같은 걸 깔아야 하는데 없어서 수건을 깔았다.
밀가루 치우느라 생고생을 했다.

이 상태에서 냉동한 뒤 필요할 때 상온 해동해서 쓰면 된다고 하더라. 한덩이 냉동실에 있는데 아직 해동은 안 해봤다.


반죽을 엄청 납작하게 민 후
여러 장을 포개 겹쳐서 최대한 얇게 썰었다.


면을 만들어서 바로 칼국수를 만들어도 되지만
대구식 손칼국수는 엄청 면이 부드럽다.
그렇게 하려면 면 자체를 냉장고에서 하룻밤 숙성 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게 비법이라나
실제로 그랬다!


하룻밤 냉장고에서 숙성된 면
넣기 전에 달라붙지 말라고 밀가루를 팍팍 뿌려 두었는데
하룻밤 지나니 사라져 있더라.


넉넉하게 멸치 육수를 내고
애호박 좀 자른 것을 넣었다.


여기에 면을 바로 넣었다.
진하고 풍성한 멸치 다시에 면 익힌 것까지 더해져 최종 칼국수 국물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칼국수 면이 들어 가면 걸죽해지는데 육수 양을 4인분으로 하고 면은 2인분만 했더니 괜찮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걸죽해지지도 않았다.
대구에서 먹었던 그 국물 맛과 비슷했다.


면만 익으면 바로 먹어도 된다.


면 때문에 국물 색이 뽀얗게 되었다.
근데 찰랑찰랑 국물은 깨끗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걸죽한 감은 거의 없다.


엄청 부드럽고 얇은 면에
깨끗한 국물이었다.
진짜 꼬박 24시간 정성을 들인 만큼 손칼국수는 맛있었다.

간장, 고춧가루, 썬 파, 육수 국물을 좀 넣고 만든 양념장을 넣으니
대구까지 안 가도 될 정도로 충족이 되었다.

(멸치 다시는 물에 멸치 한 줌, 다시마 손바닥 만한 거 두 장, 말린 표고 적당히 넣고 끓인다. 끓으면 3분 정도만 놔뒀다가 바로 불을 끄고 하룻밤 놔둔다. 이렇게 하면 군맛 안 나고 깨끗하고 감칠맛이 올라온 다시가 된다.)

만드는 데 무지 힘들었지만
정말 만족했다.
면음식을 싫어하는 남편도 이 손칼국수는 두 그릇이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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