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터 계속 스시라던가 연어회, 그리고 샐러드 같은 것들이 먹고 싶었었다.
그래서 부페가 딱 좋긴한데, 마땅히 어딜가야할지 머뭇거리는 상태였다.
주말 내내 날씨도 추워진데다가 결혼식이 있어 쫓아다니다보니 오히려 허기가져서
강남 근처의 부페를 물색하고 검색 평이 다 괜찮은 양재로 왔다.
가보니 검색평들대로 좋긴 좋더라.
음식구성도 쓰잘데기 없는 것 다 버리고 좋았고,
간도 좋고 음식이 맛있었다.
일단, 여기 맛있었다.
그리고 지하가 아니고, 좌석간 간격도 넓어서 부대끼지 않고, 천장이 높아서 소리도 시끄럽게 들리지 않아서 먹는 동안 정말 쾌적했다.
삼성동 보노보노가 37,000원에 퀄리티도 좋은 반면, 분위기가 좀 시장바닥같은 느낌이 있고
마키노차야는 작년 이후로 혹평 일색이고 (서비스가 좀 변한 모양, 여긴 단체석 분위기는 넓고 좋은데 음식 퀄리티까 처음보다 못하다고들 하더라)
그리고 가고 싶었던 코엑스몰 비즈바즈는 가격이 비싸서 (52,727원이라는 괴상한 가격;;) 못 갔다.
디오디아는 주말 저녁이 35,000원/ 평일 저녁은 3만원/ 평일 점심은 24,000원.
여기는 마키노차야나 다른 곳들처럼 시간제약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안내받은 좌석에 앉았는데 좌석도 편하고,
일단 분위기가 시끄럽거나 분주하지 않아서 좋았다.
(나는 시끄러운델 가면 체해서;; 일본식당들의 그 우렁찬 소리에도 몇 번 놀라 체해서 식겁했다. ㅠ_ㅠ)
안쪽에 부페가 보인다.
목표했던대로 각종 스시와 사시미를...
장어초밥은 입에서 녹더라.
그리고 광어, 연어, 역돔, 문어, 참치, 방어 등등을 쌓고(..) 먹었다.
예전에는 부페에 가면 스시는 먹지 않았다. 왠지 밥과 같이 먹으면 배가 빨리 부를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이제는 스시만의 맛이 있어서, 스시만 먹고 올 때도 있다.
그냥 내키는대로 맛있는 것 부터 먹는 게 좋은 것 같다.
테이블 세팅을 준비하는 곳.
앞서도 말했지만 (..)
밥을 꼭 먹게 되는 체질이 되고 말았다.
송이버섯밥도 있었는데 밥 떠다 준 동행이 백미밖에 못 봐서 이걸 들고와서 그냥 먹었다.
(아까운 송이버섯밥!)
복수육, 복맑은탕과 같이 밥을 먹고,
조금 남은 밥은 도가니탕에 말아 먹었는데 도가니탕이 참 괜찮았다.
복수육은 담백하고 소금기가 전혀 없는 어쩌면 심심한 맛이고,
도가니탕은 이미 후추와 소금간이 되어 있어 간이 된 맛이었다.
그래서 도가니탕에 밥을 말아 먹으면 딱, 조화가 되는 상태.
육회 양념을 보면 그 집 음식 스타일을 좀 알 수가 있는데,
여기 육회 간을 보더라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부페답지 않게 간을 잘 맞춰놔서 맛이 있다.
(그래서 더 밥을 먹었는지도...)
사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맛있게 먹었고,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매니저분이신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마지막에 이러시는 거다.
"감사합니다. 근데 김치가 좀 시지 않았어요?" 라고.
저렇게 분주하게 맛에 대해서 물어보고 체크하고.
이렇게 일하는 사람이 꼼꼼하면 확실히 표가 난다.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길 TAT
사실 부페에 오면 두 접시 이상 먹기가 힘들어서 여기 음식을 다 먹어보진 못했는데,
샐러드나 과일의 선도 최고였고,
초밥이랑 새우 좋았고, (새우는 살이 정말 실하더라)
연어의 질도 호텔급이더라.
그리고 이건 꼭 먹어야 한다는 게 있다면 바로 안심 스테이크!
베스트 메뉴로 꼽고 싶다.
여기 음식도 음식이지만, 사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식사 분위기다. 천장이 넓어서 소리가 웅성웅성 모여있지 않아서 조용하다. 옆좌석 사람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마주보고 앉아 편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한다는 게 정말 좋았다. 그리고 접시를 치워가거나 주문을 받고 안내를 하는 분들이 조용조용, 시끄럽지 않고 신속하게 잘 하시더라.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불편한 분위기에서 먹으면 반감되는데 아... 좋았다.
좌석간 간격이 넓다. 맞은 편 보이는 곳은 대개 10~14석 정도의 테이블들이 있어서 여러 명이 같이 온 팀들과 구분된다. 정말이지 식사 분위기와 서비스가 괜찮아서 솔직히 진짜 마음에 들었다. (이 소리 여러 번 한다;;) 보통 돌잔치하는 연회장을 같이 끼고 있으면 어수선하게 마련인데, 공간 구성을 정말 잘해놔서 방해 자체를 받지 않았다. 복도와 유리벽 두고 내가 앉은 좌석 뒤가 바로 연회장이었는데도.
결혼식이 있어 한 번 와 봤던 곳인데, 그 때는 예식 식사와 서비스에 완전히 학을 떼서 지나다닐 때 마다 기분이 언짢았던 곳이다. 그런데 부페 식당은 그렇지 않아서 대만족.
참! 생맥주 무제한이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마키노차야보다 낫다. 보노보노는 아이스크림이 맛이 없어서 가서는 늘 후회했는데 여기 정말 구석구석 마음에 듬. 그리고 케잌이나 디저트류는 내가 전혀 먹지 않기 때문에 비교를 못하겠다.
하여간 괜찮은 곳 발견하면 진짜 든든하다. 소문듣고 가서 실망하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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