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리 백담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용대리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까지 가야 한다. 

개인 차량은 백담사를 갈 수 없다. 

용대리 셔틀버스는 아침 7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한다. 

단풍철이라 6시부터 셔틀버스 타려는 줄이 길단다.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인원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줄을 늦게 서면 버스를 몇 대 보내야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5시 정각에 간이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나는 핫앤쿡, 남편은 전투식량 

길을 나서니 어스름히 동이 튼다.

뭔가 뭉클하다. 

설악산은 소백산이나 민주지산, 동네 산과는 다르다. 

이 시간까지도 좀 겁도 나서, 아예 생각을 안 하기로 했다.

06:29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녘이 정말 아름답다.

산의 위엄이랄까

남편이 배낭 챙기고 굼뜨고 있는 동안 뽈뽈거리면서 일단 매표부터 하고 줄을 섰다.

06:36 매표를 했다. 83번인가보다. 

단풍이 역대급이라는 소식 때문인지 등산객들이 많아 7시가 되기 전에 셔틀버스를 운행해 주시더라.

20분 간격이 아니라 10분 간격으로 돌려 주심

용대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약 20분 걸리는데, 

백담사에 내리니 7시 10분이다.

8시에 도착할 각오를 하고 나섰는데 정말 다행이다. 

백담사는 눈으로 슬핏 보고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우리는 가뜩이나 초보인데, 또 구경하는 것 때문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도저히 이런 풍경을 보고 지나치지를 못했다.

평속 1.7km/h의 우리들...

그냥 마음을 편히 먹었다. 대청봉을 포기하고 이 길을 만끽하기로 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가는 길이 그냥 미쳤다는 생각만 들었다.

오르는 내내 이게 천상인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들

봉정암 가시는 보살님들도 올해 단풍이 유난히 아름답다고 연신 감탄을 하신다.

가을이 무르익었을 때 보이는 물의 반영

아 정말 아름다웠다.

연신 말하지만 사진은 10%도 담지 못한다.

냄새, 물소리, 바람이 닿는 촉감, 청량한 공기

모든 게 완벽하다.

뒤에 따라오는 분들 보내고, 보내고, 또 보내고

우리는 좋은 곳이 있으면 서서 보고 그랬다.

8~9시간을 산길만 걸으면 얼마나 지루할까

아니다.

진짜 진짜 나 핸드폰 못 놓고 사는 사람인데, 하나도 안 지루했다.

그냥 모든 게 놀라웠다.

자연의 색이 그저 영롱

암벽에 붙은 단풍

이 색들은 진짜 감탄만 나왔다.

석탑들

봉정암이 다가오니, 거대한 암릉이 솟기 시작한다.

여기 풍경은 장관이었다.

수묵화가 절로 이해가 되는 풍경

가을되면 또 설악산을 찾지 싶다.

이게 설악뽕이구나

10분 걷고 5분 쉬고...

겨우 겨우 봉정암에 도착해서 미역국을 먹는다.

봉정암에는 미역국과 밥을 제공한다.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남아 있어서 감사히 먹었다.

집에서 가져온 무짠지무침과 먹었다.

너무 힘들어서 배도 안 고팠는데, 지난 소백산 때 먹지도 않고 걸었던 게 후회되어서 

억지로 억지로 먹었다. 

봉정암 뒤로 석탑도 보고 그러려고 했는데

이미 해가 정점을 지나고 있었고, 이제는 해지기 전에 희운각 대피소로 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너무 힘들어서 "또 오자. 꼭.." 이렇게 마음 먹고 봉정암을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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