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원스타 발우공양을 다녀왔다.

정식당을 다녀온 뒤 갔던 거라 무척 기대됐다.

일단, 모든 음식이 미치도록 다 맛있고 개운하다.

정식당의 1/3 가격 정도인데 그 만족감은 비슷하다.

부모님과 함께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음식 그 자체로는 미슐랭을 3개 받아도 모자람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

엘리베이터를 타고 발우공양 식당 내로 들어갔다.

여느 한정식집 같은 곳이다. 평범한 인테리어.

내가 들어간 방

 

이렇게 기본 테이블 차림이 깔려 있다.

물이 한 잔 나온다.​

조명 뒤로 걸린 모토​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쑥콩죽, 봄나물 물김치, 복분자 효소에 5년간 절인 방울토마토'

​쨘, 이렇게 뚜껑을 열면 복분자에 절인 토마토가 나온다.

되게 상큼하고 점잖은 맛, 좋았다.

물김치 너무 반가웠다. 봄나물 물김치 상큼하더라.

죽은 뭐 죽 맛

기성품 맛이 안 나서 좋았다.

​접시도 예쁘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봄나물 잡채(물쑥뿌리), 봄나물 무침(전호나물, 밀싹), 청포묵 냉채

가장 왼 쪽의 물쑥뿌리로 만든 잡채는 진심 내가 먹어 본 것 중 가장 인상적이고, 맛있는 것이었다.

쇼킹할 정도로 입맛을 돋우고 맛있었다.

이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사진 아래에 있는 것은 '모듬 버섯 강정'이다.

그리고 핑크색은 '연근 초절임'

제일 위 흰 사각형 접시에 있는 것은 다 기억이 안 나는데, 만두는 '우엉 채식 만두'이다. 만두 오른 쪽 간장 종지에 찍어 먹으면 된다.

아.... 아까 먹은 물쑥뿌리 잡채도 끝내 줬는데, 우엉 채식 만두 정말 맛있어서 감격 그 자체였다.

만두 왼 쪽의 동그랑땡 같은 음식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

오른 쪽 국수 같은 것은 '버섯 비빔 냉면'이다. 배와, 겨자, 버섯을 볶아서 양념장을 만들고, 거기에 면을 비벼 먹는 것.

나는 이 삼삼한 맛이 참 좋았다. 버섯 강정이나 연근 초절임이 달고 시고 강한 맛을 주니까, 면의 그 기본적인 맛이 참 좋았다.

내공이 끝내 주는 맛이었다.

당장 배우러 다니고 싶었다. ​

​이것이 버섯 비빔 냉면

김치전을 얹은 것이 아님;;;

배 간 것을 기본으로, 버섯을 갈아 넣고, 겨자로 특색 있는 맛을 낸 것

면도 참 좋고, 배의 단 맛과 버섯의 감칠맛, 그리고 겨자의 맛이 어우러져서 정말 개운했다.

​여러 버섯을 요리한 것, 모듬 버섯 강정

​우엉인 듯

​두부 위에 있는 것은, 바로!!! 초피이다.

산초는 중국 종자이다. 초피는 산초와 비슷한 종류이지만 엄연히 다른 우리 토종 향신료이다.

경상남도 덕유산 인근에 자란다. 이곳에서 자라는 초피가 1등급이어서 대부분 일본 사람들이 쓸어다 수입해 간다.

어탕 국수나 추어탕에 넣어 먹는 것은 초피 가루이다.

중국산 산초 가루를 넣으면 쓰고 굉장히 맛이 세다.

초피는 특유의 그 맵싸한 향과 맛을 주지만, 굉장히 묵직하고 고급스럽다.

초피 열매를 장아찌로 만들어, 두부 위에 올린 것이다.

일본 고급 요리에 주로 쓰이는 방식인데, 일본 사람들이 우리네 것을 배워간 것이다.

초피 장아찌를 보고 무지 감동받았다.

다음엔 초피 수확철에 좀 사와서 장아찌를 만들어 볼까 싶다.

​이것이 나를 감격에 젖게 했던 우엉 채식 만두

간장 종지도 참 멋있다.

​마지막 식사로 연잎밥, 연근조림, 미나리 나물, 고들빼기 김치, 5년 숙성한 냉이된장 찌개가 나왔다.

​이렇게 뚜껑을 열면 된장찌개가 보인다.

5년 숙성한 된장이란다.

​연잎밥

​아 시원하고 너무 좋다. 난 된장을 정말 좋아해서...

식후 곁들임 음식으로 식혜와 떡이 등장

마지막까지 모든 것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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