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기국수로 뜨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집.
저녁 6시부터 영업을 하는데 6시 20분에 도착했더니 이미 만석이었다.
(주차는 망원 시장에 하고 5분 정도 걸어감)

그래서 대기표에 이름을 쓰고 기다렸다.

40분 정도를 기다린 후 입장.

얼마나 고기 국수가 그리웠으면, 비오는 일요일 저녁에 강북까지 갔을까..


가게 내부는 이렇다.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영리하게 트랜디하다면 트랜디하다.


주메뉴는 고기국수와 수육.
메뉴를 본 뒤 도새기 산적도 주문했다.

돼지 삼겹을 꼬치에 끼워 산적으로 굽는 제주 전통 음식이다. 명절에 차례를 지내거나, 제사를 지낼 때 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그냥 돼지 삼겹 구이와 다른 점은, 팬에 한번 구웠다가 간장 양념을 발라 가며 여러 번 굽는 것이다.
돼지 삼겹 간장 구이라고 해야 하나.
집집마다 해먹는 가정식이라 제주도에 가도 식당에 잘 팔지 않는다. 제주 동문 시장을 샅샅이 뒤진 적도 있었는데, 그거 집에서나 해서 파는 데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콩나물 무침' 전문 식당을 찾거나, 파는 곳을 찾았던 셈이다.

남편이 제주도 친구 부모님께서 늘 보내주시던 돼지 산적이 너무 그리워서 여러 번, 또 여러 곳으로 수소문하고 찾아 다니곤 했었다.

물론, 집에서 만든 적도 많다.
좀 번거롭기도 하고, '그 맛'이 안 나서 지금도 수소문하는 중이다.

무튼,
도새기 산적이 있길래 4개를 주문했는데
2개뿐이라고 해서 2개만 주문.
(나중에 이게 엄청 잘 한 선택이었음)

그리고 고기국수 2개 주문.

비도 오는 겨울 저녁, 40분간 밖에서 떨어서 으슬으슬했는데
뜨끈하고 구수한, 맑고 단, 고기국수 먹을 생각에 얼마나 떨리고 기뻤는지 모른다.


기본 상차림
그냥 그럼
김치는 농협에서 먹던 그 김치


고기국수 등장

깨소금이 조금 의아했다.
이게 돼지 국물과 좀 안 어울리는데...
하동관 곰탕에 깨소금 뿌렸다고 상상해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아무튼 뭐 큰 거슬림은 아니니 일단 섞음.

대망의 국물!

한 수저 떠서 맛을 봤는데
음... 오뚜기 사골곰탕이나 농심 사리곰탕면 국물에 생수 탄 맛?
아니... 이게 무슨 고기국수여
이건 아무 맛도 없는 흰색 생수...

너무 실망스러웠다.

결국 남편과 나는 다 남김


산적
개당 6,000원
가격은 이해함.

근데 그냥 삼겹살 구워 꼬치에 꿰었음.

한국김치라면서, 김치 잘라 양념에 버무린 것을 내놓는 수준이다.

제주 산적구이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일단 너무 기름지다.
삼겹구이더라도 제주 산적은 기름기가 없어야 한다. 고기 자체의 기름진 맛이 나는 것이지 입술에 삼겹 기름이 온통 묻을 정도로 기름이 나와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간장의 맛이 돌지가 않는다...

고기국수에 비하면 도새기 산적은 형편이 좀 나은 편이다.

아무튼 무지 실망만 하고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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