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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가려는데 휴가를 3일 밖에 못 내었다.

휴가가 하루라도 더 있었다면 세부나 보라카이를 가려고 했는데, 세부나 보라카이는 비행 시간만 하루를 잡아 먹는 스케쥴이어서 아쉽게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면 최소 3박 5일이 필요하던데, 이렇게 휴가를 꽉 채워서 가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여행을 다녀온 후 하루 정도는 집에서 쉬고 싶었다.   

또 비행기 스케쥴도 적당하고, 비행시간도 4시간 정도로 적당한 괌이나 사이판은 이미 예약이 다 끝났었다. 내가 가려는 8월 21일 수요일부터는 비행기 좌석이 없었다. 심지어는 대기예약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쉬워라...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에서 실컷 수영을 하고 쉬고 싶은 곳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제주도만한 휴양지가 없다'는 글을 읽고 제주도로 생각을 돌렸다.

그래... 이동 시간도 적고, 푹 쉬기 좋은 제주.

2년 전에 남편과 제주여행을 갔었다.

그때 우리가 숙소 수영장에서 수영하던 기억이 제일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제주도 호텔이나 리조트 중에서 수영장이 좋은 곳으로 검색 시작!

롯데 호텔은 인테리어가 취향이 아니어서 과감히 패스.

해비치 호텔&리조트는 수영장이 너무 작아서 패스.

하얏트 멤버쉽이어서 하얏트 제주로 하려고 했는데 수영장이 너무 후졌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리모델링을 했단다. 와우! 하지만 너무 후기가 없어서 좀 걱정이 되어서 일단 패스.

신라 호텔 수영장은 밤에도 수영을 할 수 있어서 좋은데, 수영장이 수영장이 아니라 '라운지' 느낌이어서 약간 별로. 게다가 작은 느낌.

라마다 호텔 수영장이 마음에 드는데 호텔이 위치한 곳이 제주시여서 조금... 휴양지 기분이 안 나서 포기.

그러다가, 작긴 하지만 인피니티 풀 느낌이 나는 샤인빌 럭셔리 리조트 발견!

흠 나쁘지 않다.

조식이 후지고, 서비스도 별로고, 취사가 안 되어서 별로였다는 평이 있었다.

취사가 안 된다는 점 때문에 마지막까지 망설였는데, 그래도 오직 수영장 하나만 보고 예약을 했다.

 

예전에는 '취사'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제주 음식이 생각보다 입에 안 맞고 비싸다보니 취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제주시에서 돼지고기만 사면 김치찌개를 맛있게 해 먹을 수도 있고,

제주시에서 옥돔이나 갈치 사서 구이만 구어 먹어도 맛있고,

또 전복을 사서 죽을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영장'을 선택하고... 취사는 포기!

조식을 주니... 뭐 아침은 해결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조식은... '동네 백반집'같은 수준의... 이 정도 가격대의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하는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정도의.. 수준이었다.

한식으로 조식을 하려고 해도... 밑 찬이 3가지 정도가 끝인 수준이니...

양식은 더 갖춰진 것이 없었다.

다행히 직접 달걀 후라이와 스크램블을 즉석에서 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절망적으로 실망하진 않았다.

여러 모로 조금은 각성(?)이 필요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위치, 좋은 시설을 가지고 썩히는 느낌?

 

 

 

공항에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제주 남서쪽에 위치한 샤인빌 리조트가 나온다.

들어가는 입구인데, 차분해서 좋았다.

 

 

 

 

휴양지 느낌 물씬나는 야자 나무!

놀러온 기분 들게 해서 좋았다.

서귀포쪽 여간한 리조트나 콘도, 호텔들은 다 좋다.

풍림, 한국 콘도도 저렴하지만 위치는 최고이고,

롯데나 하얏트 신라 호텔도 위치는 좋고,

금호 리조트나 샤인빌도 위치가 좋다.

서귀포 쪽 규모가 큰 숙소를 선택하면, 별 이상한 업체 아니고서는 프라이버시 보장되고 사람들도 참 친절하다.

 

개인적으로는 '남의 집에서 불편하게 자는 듯한' 펜션을 싫어하다보니

규모가 큰 호텔이나 리조트, 대형 콘도 중심으로 숙박을 해결한다.

돈을 더 주더라도 무조건 호텔에 가는 것이 여러 모로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결론을 내렸달까..

그리고 난 호텔의 '건식 화장실'을 너무 사랑하다 보니 펜션은 절대로 가지 않게 되었다.

 

아무튼 샤인빌은 호텔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는 리조트다보니

3박 4일 동안 푹 쉬었다.

 

 

 

입구

 

2시에 도착했는데, 3시부터 체크인이이니 1시간을 기다리라고 해서 기분이 팍 상했다.

하지만 프론트에서 우겨봤자 방만 좋은 곳 못 얻을 것 같아서, 참았다.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예전에 아르바이트할 때 느낀 건데 나도 돈을 지불하긴 하지만, 나에게 '내 돈'에 맞는 무언가를 '주는' 사람의 기분을 거슬리게 해 봤자

얻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진상을 부리면 뭐라도 더 하나 얻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극성을 부리지 않으면 남들 얻는 것도 다 못얻는다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긴 하지만

적어도 호텔에서는 돈 쥐어줄 거 아닌다음에야... -_-... 그저 웃으면서 최대한 좋은 방을 달라는 메시지만 전해주면 되는 것.

그래서 나는... 뭐...  3시 체크인이 규정이라고 하니, 지켰다는 애기.....

체크인 시간이 안 됐다고 1시간 기다린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것도 3시 체크인인 곳에서!

(3시 체크인인 곳은 정말 처음본다)

 

로비 쇼파에 앉아 기다리면서.. 우리는 아이스박스에 넣어온 맥주를 꺼내 마셨다 ㅠㅠ

시원하고 좋았다.

정감있는 샤인빌... 이런 건 무지 인정있는 곳;;;

루즈한 곳이어서 답답한 구석도 많은 곳인데, 또 정감있는 곳이다. 다만 그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무진장 비쌀 뿐;;;

 

 

 

 

 

 

 

편안한 방~

4일 동안 집이 되어준 곳이다.

퀸이나 킹 사이즈 침대는 없고, 애매하게 트윈 1개와 싱글 1개가 있는 방이다. 본관에 위치한 곳이라 리모델링 전 방이다.

여행을 하면 피곤하니 따로 편하게 자라는 뜻인가;;

가족 중심 리조트라 그런지 이런 부분은 좀 난감했다.

뭐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이 방은 깨끗하고 아늑했다.

에어콘도 자동으로 나오는데 습도도 잘 맞춰져 있고 전체적으로 무척 쾌적했다.

침구도 정말 편안해서 남편과 나는 3일 동안 한번도 안 깨고 푹 잤다.

 

 

다만, 매일 샴푸와 린스 등 어메너티를 교체하고 수건도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더라;;

수건 교체를 요청했는데도 가장 사이즈 큰 수건은 없다고 해서 그냥 하루 더 썼다. ㅠㅠ

일하시는 분들이 서비스 정신이 없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샤인빌 시스템 전체적인 문제 같았다.

특히 수영장 운영은...

 

 

 

 

 

 

제주시 동문 시장에서 귤을 사왔었다.

귤까먹고 놀려고.

주방인데 주방의 기능보다는 소지품 테이블 정도로 사용했다.

테이블 아래가 냉장고다. 우리는 아이스팩도 냉동시켜 놓고, 서울에서 가져온 소세지도 넣어놓고, 파프리카도 넣어놨다.

제주시에서 맥주를 잔뜩 사서 넣어놓는 등.. 여러 모로 유용했다.

 

 

 

 

 

본관 1층 편의점에서 데우려다가 괜히 민망해서, 싱크대에 따듯한 물 받아놓고 소세지를 데우고 있다.

ㅠㅠ...

 

 

 

 

욕실이 생각보다 작지 않고 커서 좋았다.

난 개인적으로 펜션을 싫어하는 이유가 화장실, 욕실이 작아서이다.

욕실은 방만큼 컸으면 좋겠다.

그게 여행지에서 누리는 작은 사치 아닐까 싶다. 기분 내기도 좋고.

가능하면 욕실에 메이크업 박스도 놔두고 화장도 하고 머리도 말리고...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스베가스 호텔에 너무 익숙해져서....)

 

 

 

테라스 나가니 너무 좋았다. 꿈만 같은 날씨에, 정말 좋은 풍경이다.

 

 

 

 

 

 

 

 

 

 

 

2층으로 가서 정원으로 나갔다. 시원시원하다. 풍경이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정원을 잘 손질해 놓았다.

 

 

 

저 앞으로 계속 나가면 산책길도 있다.

올레길이랑 연결되는 것인 것 같았다.

우리는 수영장에서 노는 데 바빠서 산책은 하지 않았다. :-)

 

 

 

 

실내 수영장에서 야외 수영장으로 연결되는 곳에 앉아서 쉬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밖 테라스로 나와서 앉아 있으면 정말 시원했다.

 

 

 

 

실내 수영장 테라스에서 실내 수영장을 향해 한 컷.

 

 

 

 

저 유리 지붕과 벽이 실내 수영장이다.

온실같은 느낌인데 좋았다.

난 저런 실내 수영장이 정말 좋다.

겨울에도 햇볕이 들어서 야외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날 것 같다.

 

 

 

산책길 입구

 

 

 

 

야외 수영장 2

이곳은 해수풀이고, 옆은 모래를 깔아놨다.

야외 수영장 1과 달리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형태의 수영장이다.

운영은 하고 있지 않았다.

운영을 하더라도 왠지 바닷물엔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야외 수영장 1

여기서 이틀 동안 정말 신나게 놀았다.

수영을 하고 나면 온 몸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바닷가를 보면서 수영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즐거움이었다.

이 수영장 때문에 샤인빌은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끼리 이 곳에서 수영도 하고, 맥주도 한 잔 하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샤인빌 수영장은 다음 포스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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