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임성근 순두부 페이스트”를 검색하면 레시피가 나온다.

나와 남편은 오랜기간 동안 순두부 레시피를 찾아 방황했기에, 이번에도 따라 해보았다.
순두부찌개는 사실 된장찌개만큼 어려운 요리다.
일단 사람마다 ‘맛있는 순두부찌개’가 다르다.
우리 엄마의 순두부찌개 레시피는, 짜지도 맵지도 않은 부드러운 가정집 스타일이다.
소공동 순두부찌개는 짜고 맵고 강렬한 맛이다.
계란말이에 흰쌀밥이 먹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맥도날드 치즈버거가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치즈버거가 먹고 싶어서 치즈버거를 먹으러 갔는데 불고기 버거 나오면 성에 안 차는 것처럼
‘그 맛’이 필요한 때가 있다.

분식집 순두부, 고속도로 휴게소 순두부 찌개가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막상 집에서 하면 너무 아무 맛도 아닌 거다. 또 어느 분식집에 간다고 해도 그 순두부 찌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순두부찌개 레시피 만큼은 여기 저기 귀동냥 눈동냥 책도 사가며 다 해봤지만 좀 미적미적 뭔가 부족했는데, 임성근 조리장 순두부찌개 레시피가 딱이았다.
이번엔 번지수를 잘 찾았다.

참고로 우리집 순두부찌개 레시피는 물 안 넣는 스타일이다.
1. 뚝배기에 순두부를 반 갈라서 넣는다.
2. 조선간장 1T(15ml), 고운 고춧가루 1T, 다진마늘 1T 넣고 뚜껑 덮는다.
3. 약불에 그냥 놔둔다.
4. 시간이 지나 열어 보면 물이 생겨 있다. 이때 불 강하게 올려서 뒤적 뒤적 거린 후 간을 본다. 간이 모자라면 새우젓 약간 더 넣는다. 썬 파를 넣는다.


아침에 먹어도 부담 없는 그냥 엄마의 맛 순두부찌개이다.

암튼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보고 해보았다.

생각보다 짜서 놀랐는데
이거 두 큰술에 찌개를 끓여야 하니 얼추 간이 되겠다 싶었고, 실제로 간 딱 떨어졌다.

다싯물 넣고 (순두부에서 물이 많이 나오니까 순두부찌개의 물은 2-300ml만 넣어야 한다. 모자라 보일 정도로 넣어야지 안 그럼 홍수되서 망한다.)

순두부 1개를 반 갈라서 넣고
집에 딱히 넣을 게 없어서 냉동새우 4-5마리 넣고
양념장 큰술로 듬뿍 2숟가락 넣었다.
다진파, 청양고추 1개 넣음.
그리고 끓게 뚜껑 덮음

간을 본 후 좀 모자란다 싶으면 양념장 조금 더 넣어도 된다.
달걀 2개 넣고 한 2-3분 더 끓이고 마무리.

시판 분식집 순두부찌개 맛을 내려면 이때 다시다 한꼬집(1/4t) 넣으면 되고,
청양고추를 하나 더 넣어도 될 것 같았다.

완전 퍼먹었다.
다른 반찬 없이 이걸로 해결
이제 순두부찌개는 이걸로 정착하려 한다.
아 큰 숙제를 해결한 것 같다.
지금도 침고인다.

뭔가 애매한 맛인데 하면서 바로 당기고, 이거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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