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목포로 결혼식을 다녀온 후, 우리는 홍어 삼합에 빠졌다. 아니 미쳐버렸다. :-)
연고도 없는 목포를 가서 홍어를 먹고선 홍어가 주는 오감만족에 풍덩 빠졌달까.
잘 익힌 치즈를 먹고서 강한 향, 진한 맛, 풍미, 약간의 통각을 느끼는 그런 '맛'이었다.
우리가 주로 가는 곳은 역삼 지구대 근처의 '남도랑'이다.
( 남도랑 소개: http://www.menupan.com/restaurant/onepage.asp?acode=H119576 )
여기는 정말 밑 찬과 모든 음식들이 제대로다. 정말 맛있다.
보리굴비도 서울 여간한 데보다 여기가 제일 맛있고, 홍어 삼합 칠레산도 맛있다.
아무튼, 남도랑을 가다가
거리 때문에 여의치 않아서 못 가게 되어서 여의도의 남도 음식 전문점을 찾았다.
블루리본도 달려 있는 <고운님>
찾아보니 원래는 논현동에 있었나보더라.
방문하고 나니 (여기도 역시 10시에 영업 종료)
점심 전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애매했는데 음식을 시켜 먹고 나니 보통 내공은 아니다 싶었다.
우리는 홍어삼합 1/2짜리와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홍어삼합은 원래 53,000원인데, 이것을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반으로 해줄 수 있냐고 여쭤봤더니 해주셨다. 그래서 27,000원.
해물파전은 2만 원이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밑 찬은 남도랑만큼 맛있고 홍어 삼합의 홍어는 별로고 삼겹은 남도랑보다 낫다.
그리고 홍어삼합의 묵은지는 남도랑이 더 나았다.
그런데 이 묵은지는... 홍어삼합과는 어울리지 않았는데, 묵은지 자체로는 최고의 묵은지다. (이게 멍미 ^^;;)
묵은지에 묵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사각거리면서 신 맛이 싸악.. 사이다처럼 퍼지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만 홍어 특유의 톡 쏘는 것이 전혀 없어서... 그냥 질긴 반건조 생선 정도가 돼 버린 느낌이다.
기본 찬: 고운님 = 남도랑 (맛의 색이 다름. 다양한 걸로는 남도랑 승)
홍어삼합의 홍어: 고운님 < 남도랑
홍어삼합의 돼지고기: 고운님 > 남도랑
홍어삼합의 묵은지: 고운님 < 남도랑 (묵은지 자체로는 고운님이 더 맛있다!)
삼겹 수육이 정말 수준급으로 맛있었다. 제주 산방식당 수육만큼 맛있었다. 부위가 달라 맛의 비교는 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맛있었다.
다만 홍어가 너무 아무런 풍미도 맛도 나지 않는달까... 아쉬웠다.
저 묵은지는, 정말 맛있는 묵은지다.
사이다처럼 탄산이 톡 쏘기도 하면서 사각거리는 김치. 비리지도, 젓갈의 무거운 맛도 느껴지지 않는 밸런스가 최고인 김치!
해물파전이 무진장 먹고 싶어서 주문했다. 바삭거리고 맛있었다. 서울에서 먹은 해물파전 중에선 제일 맛있게 먹었다.
실내 풍경.
메뉴엔 병어, 전어, 간재미, 세발낙지 등등등등 맛있는 것들이 가득가득 차 있었다.
다음엔 생선조림을 먹어 보고 싶다.
기본찬으로 나온 무나물과 00나물.
저 녹색 나물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ㅠㅠ
미나리 나물인 듯.
정말 맛있다.
여기 찬들이 다 맛있다.
짜야 하는 것은 짜고, 짜지 않아야 하는 것은 짜지 않고, 고소해야 하는 것은 고소하고, 매워야 하는 것은 맵고...
이게 참 어려운 거다.
그러면서 재료의 맛과 양념 맛이 잘 어울린다.
재료 맛만 내세우면 '날 것'같고, 양념 맛만 내세우면 '격이 떨어지는 것'같은데 정말 맛을 잘 잡는다.
아 보기만 해도 또 먹고 싶다.
해물파전 정말 맛있다.
그리고 이거.
묵은지를 잘 씻어서 설탕 조금하고 찌면 되는, 김치찜 반찬.
어릴 때 외할머니가 자주 해주셨다.
입에 넣기만 해도 보드랍게 삭 녹는다.
짜면서 시고, 또 단...
난 정말 이것만 따로 사오고 싶었다...
열무 김치
으... 싱그럽고 맛있다.
나 또 한 열무하기 때문에... 열무성애자다 난...
국물 먹으라고 주신 시래기 찌개.
콩나물이 들어가서 더 시원한 된장 기본 육수의 시래기 국물...
짜지도 않고 어찌나 시원하고 구수하던지...
고운님은 정말 돈 아깝지 않은 곳이다.
월드비전 건물 지하에 있다.
여의도역 4번 출구로 쭉 가다보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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