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인지 언젠지 가물가물한데
이마트에서 삼겹살을 어마어마하게 싼 가격으로 판 적이 있었다.
그래서 홈플러스도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등 꽤 이슈가 되었던 일이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100g을 950원인가 얼마에 팔았던 것 같다.
'이게 왠 횡재냐' 싶어서
또 이 자취생 식이... 이마트로 갔다.
그런데 이게 뭥미.
토요일 이른 저녁, 마트로서는 가장 붐빌 때인데 행사용 '그 삼겹살'은 이미 품절되었고
더더구나 큰 아이스박스 같은 곳에 덩이 째 삼겹살이며 앞다리 살들을 흉칙하게 내놓고 알아서 가져가란 식으로 팔고 있었던 것.
평소 시장에서 다듬고 버린 무 시래기도 주워 들고 올 만큼 두꺼운 낯의 나.
하지만 '옛다 이거 싼 삼겹살이니 니들끼리 쥐어뜯고 싸우고 하면서 사가라'하는 식의 판매대와 전혀 포장되지 않은 돼지 덩이덩이 큰 통채 덩이들을 보면서 기분이 확 상해 버렸다.
상한 정도가 아니라 '저 고기는 과연 먹을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참지 못할 만큼 너무 기분이 상하고 속상해졌다.
이마트 양재점을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당시 엄청난 눈이 내린 양재 고속도로 주변의 인적없는 어두운 길을... 속이 확 상하고 너무 짜증이 나고 분노스러워서 걸었다. 20분을 걸어 하나로마트로 갔다.
아, 이 쾌적한 쇼핑 환경.
아, 이 넉넉하고 품질좋고 저렴한 우리 농산물들.
삼겹살에 눈이 멀어 이마트로 발길을 잠시 돌렸던 자신을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양재 하나로마트, 365일 24시간 언제나 열려 있는 그 하나로마트를 반가워했다.
두런두런 살 것 사고 나오려던 찰나!
헉!
이마트, 홈플러스 보다 더 싸게 목우촌 삼겹살을 (그것도 냉동이 아닌 생! 생!) 팔고 있었던 것 아닌가.
게다가 말끔하게 용량별로 포장도 다 해 두고,
넉넉한 공간에 넉넉한 양에 누구나 다른 사람을 밀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는 쾌적한 냉장 선반에! 누구나 사갈 수 있도록 아주 넉넉한 양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비계가 특이하게 거대하게 많지도 않고, 품질도 좋다! 목우촌이다!!
1kg에 9천원 대!
바로 3kg을 샀습니다....
이것만 안고 집에 왔습니다...
소분해서 냉동고에 넣어두니 반 년은 집안이 평안할 것 같습니다...
이후 김치찌개, 구이... 많이도 해 먹었다.
아직 1.5kg 남아 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재어놨다가 해 먹었다.
냠냠
양념장은 다 만든 후, 30분 정도 지들끼리 불고 섞이도록 놔두는 게 훨씬 맛이 좋다.
고추장과 고추가루, 간장, 멸치다시물을 섞었다.
계량도 하지 않고 그냥 손으로 넣어서 ㅠㅠ
고추장 밥숟가락 큰 걸로 4, 고추가루 5, 간장 4, 멸치다시 3 이렇게 한 것 같다 (..)
그리고 된장을 한 숟갈 넣었다. (된장은 쬐금 넣는 게 낫다.)
물엿도 좀 넣고, 돼지냄새 가시라고 매실액도 좀 넉넉히 휘릭 두르고,
쯔유도 있길래 휙 두르고...
청양고추도 3개 썰어 넣었다.
마늘 다진 것도 넉넉히 밥숟가락으로 한 4스푼 넣었나보다.
후추도 뿌렸네..
하여간 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일단 넣고 손가락으로 간을 봐가며 고추장 좀 더 넣고 간장도 더 넣었던가 그랬다.
아아 모르겠다 ㅠㅠ 그냥 맛을 보면서 간을 맞춰 가라는 것;;;;
다 비벼놓고 지들끼리 맛 들라고 30분.
그리고 대파랑 미니 새송이 버섯 남은거 휙 넣고 돼지고기 넣고 버물버물.
하루 밤 냉장고에서 재이면 더 맛난다고 하지만
난 그냥 30분.
그리고 굽기.
아 진짜 맛있었다.
참
요즘 봄동이 제철이다.
가격도 정말 싸고 맛도 좋다.
간장양념장이 있어서 올려서 먹고 쌈장에도 먹고
(이 양념장은 실파와 부추 잔뜩 넣은 것)
오늘 만든 삼겹살도 같이 먹으니 진짜 금세 없어진다.
상추나 깻잎 가격의 거의 1/3 수준인데도 더 맛난다.
난 참 행복했네... (뱃살 어째 ㅠㅠ)
뎀비님 선물도 보내러 우체국 가야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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