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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말하는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하는대로 살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앞둔 남자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 여자와 살아야 하는 이유, 이 여자에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 이 여자를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 등을 떠올려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 생각이 행동이 되니까요. 그런 생각을 매번 하게 되면, 정말 그녀와 평생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당연히 그녀를 택해야 하는 이유도 생깁니다.
어쩌면 결혼도 일종의 마취입니다. 중간 중간에 생살을 찢는 아픔같은거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고스란히 생살을 내 놓으면 너무 아파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그때는 일부지만 마취가 필요합니다. 그 마취가 '저 남자를 날 너무 사랑해.' 하는 것입니다.
그 힘이 아픔을 견딜수도 있게 하고 다시 살이 차오르게 하는 에너지가 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것도 표현이 되어야 하는데  '너 밖에 없어.' 라는 것들이 갈등없이 흘러나와야 여자도 오롯이 아무런 의심없이 남자에게로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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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내가 가진 반쪽을 비워, 사랑하는 사람으로 채워넣는 일입니다.
그 동안은 나의 자아와 나의 일과 나의 가족들로 전부를 채웠다면, 이젠 한 여자를 맞이하면서 조금씩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 한 여자를 진심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비우지 않고 욕심 그대로 채워놓고 또 한 여자를 안으려면 무언가는 반드시 얼마 못가 튕겨나가게 되어 있는데, 대부분은 적응하지 못하는 '사랑하는 사람'이 튕겨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텃새가 있듯이 나의 내부에도 그동안 나와 함께한 것들이 텃새를 부리기 때문이죠. 그것이 일이 될수도 있고, 자아가 될수도 있고, 가족이 될수도 있습니다.

섭섭함으로 어머니, 가족, 일을 감싸고, 지금의 여친을 잃는다면 님은 전혀 약을 삼키지 않고 그냥 시늉만 한 것에 불과합니다.
삼킬 수 있어야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입에 넣긴 해야 하는데 막상 삼킬려느 너무 쓴거죠. 그래서 내가 왜 이런 고통까지 감수해야하는가, 하는 의문도 드실겁니다. 그런데 결혼 뿐 아니라도, 언젠가 님이 가족, 어머니로부터 독립을 시도하시려면 꼭 필요한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언제까지 어머니의 아들 역할만 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성인이 되고 한 여자를 사랑하고 , 그 여자와 가정을 꾸리려면 어머니의 아들 역할을 많이 줄이셔야 합니다. 어머니의 아들은 내 선택이 아니지만, 한 여자의 남편은 내 선택이고 내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선택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고, 그 책임중엔 '쓴 약을 삼키는 일'과 '아들 역할을 대폭 줄이는 일' 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그녀는 단순이 시어머니가 두려워서 만은 아닙니다. 시어머니가 내 남자를 채갈까봐서도 아닙니다.
그녀는 지금 열심히 내 자리를 찾는 중입니다. 새 집, 내 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옛주인 물건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니 그냥 두고 살자 한다면 그녀 또한 새로운 각오를 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름으로 내가 한 집의 주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리 비우기'를 그에게 강요하는 겁니다. 그래야 내가 싸가지고 간 나만의 보따리를 풀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내가 정든 물건인데 같이 좀 살아도 되련만, 그것까지 치워달라는 그녀를 섭섭하게만 볼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다 치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그녀를 맞이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버리지 말고 그저 옛주인에게 돌려주면 됩니다. 그녀는 버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치우라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내가 바보같아서 버리라고 들어버린 겁니다.  비록 어설프지만 어른 노릇 제대로 해보겠다고 각오한 두 남녀가 만나 처음엔 절뚝이며 서툰 걸음이지만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하나의 가정을 꾸리야 예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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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내 인생을 새롭게 세팅하는 중요한 시작입니다.
우리는,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부모와 함께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앞으로 살아야합니다. 공부하고 직업을 얻고 인생을 준비하던 시기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인생의 레이스를 시작하는 출발선에 섰습니다. 결혼은 이 모든 것을 나 혼자서 하지 않고, 누군가와 같이 하는것입니다. 결혼은 사랑하는 남자와 단순히 같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내 인생의 앞날을 ‘동업’하는 것입니다. 결혼은 내가 앞으로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는 파트너를 결정하는,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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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결혼하면서 또 하나 잘못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존재인지만을 의식한다는겁니다.
결혼은 그저 남녀가 만나서 같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겁니다. 혼자서 해야하는 일상보다는 둘이 하는게 돈이 조금 덜들고, 혼자서 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게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둘 모두의 인생이 다 소중한겁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사람의 뮤즈가 되거나 자신을 바쳐 다른 사람의 인생을 꽃피우게 하는거…그거 힘든겁니다. 그저 상대의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관계가 건강한겁니다. 더 이상의 것을 하려고 하거나 바라는건 반칙입니다.
내가 상대를 위해서 희생하고, 내것을 버리고, 그래서 존재의의를 찾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오랜세월의 학습효과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자들이 늘 자신을 희생하는 자리, 양보하는 자리 , 참는 자리에 갖다 놓는데…….이거 자기 인생만 망치는게 아니고 다른 여자들 물먹이고 내 딸의 앞날을 암담하게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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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결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혼자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놓는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혼자 살수도 있지만….좋은 사람을 만나서 같이 사는 선택을 하는거….그렇게 하는게 가장 올바른 결혼의 모습이지요.  굉장히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자들 남편에게 많은걸 의지하고 싶어합니다..결혼은 내가 의지할 사람을 찾는게 아닙니다. 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부족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해줄 사람을 찾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생각하는거, 원하는건 자유지만…..그런 능력있는 남자 그리 많지 않습니다.
평생 살면서, 내 문제를 해결해주고 원하는 걸 얻게 해주는 그런 인간관계는 부모가 끝입니다.  남편은 아버지가 아닙니다. 남편에게 엄마와 같은 것을 기대하거나 아빠의 역할을 기대하면…..바로 파탄입니다. 남자들이 얼마나 남을 배려하고 얼마나 책임감있게 키워졌다고 여자들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나와 비슷한 능력과 비슷한 그릇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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