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후에서의 첫 밤을 보내고, 이튿날이 밝았다.

국물이 먹고 싶어서 지난 밤에 나카무라 라멘에 갔었는데, 너무 별로였다.

채워지지 않는 국물에 대한 갈망을 접으려 했는데!

오아후 맛집으로, 하와이 가면 정말 꼭 홍란에 가야 한다는 하와이 친구가 미친듯이 추천해서

차이나타운에 가기로 했다.

하와이까지 와서 쌀국수라니 흐음...

마뜩찮고 내키지 않았다.

하도 홍란 홍란 거려서 가보는 거다.

게다가 나는 이상하게 유럽이나 미국의 차이나타운을 좋아한다.

이국에 뿌리 내렸다는 자부심, 중국식으로 이국의 문화를 흡수, 발전시킨다는 개방감, 그리고 그것이 성공했다는 당당함이 모두 느껴진다.

배낭여행자 신분으로서 방문해도 주눅들지 않고 모두 받아주는 것 같은 느낌도 좋았고,

특유의 그 활기찬 시장이 한국 생각나서 좋았던 것 같다.

호텔 앞은 오늘도 아름답구나

차를 타고 쭉쭉 달려 본다.

와이키키 해변 바로 뒷 블럭에는 콘도들로 가득하다.

으 나도 살고 싶다.

차이나타운 근처에 와서 주차장을 찾았고 차를 댔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은근히 무서운 느낌

차이나타운 컬처럴 플라자

여기 건물에 홍란이 있다.

차이나타운 어떤 건물 1층인가에 있다.

그저그런 작은 가게 같다.

홍란 내부

차이나타운 어떤 건물 1층에 있다.

메뉴

목, 금, 토, 일, 월, 화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요일은 쉽니다~

주소는

100 north beretania st. #129B

asia mall-chinatown cultural plaza

808-538-6707

들어가니 중국인 부부들로 가득하다.

시장 상인들 같았다.

반신반의하며 기다리는 중

숙주와 라임, 고추, 그리고 세 가지 종류의 향채들을 준다.

난 고수도 못 먹는뎅...

쌀국수에 빠질 수 없는 스리라차 핫소스, 해선장

숙주나물, 향신채 3가지 종류다.

라임과 고추

향신채는 코리엔더랑 뭐랑 뭐랑 말해줬는데 잊어버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고수도 못 먹는데 향신채 알아서 뭐해'라고 생각함

하지만...

한국 고수와 하와이 고수는 다른가?

세 종류의 향신채 모두 진짜 끝내 주게 맛있어서, 나 완전히 고수에 눈뜨고..

이제는 고수 없으면 쌀국수 못 먹게 되었다.

게다가, 고수가 젤 맛없는 거였다.

저 풀떼기... 너무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다채로운 향과 맛을 주는 채소였다.

미리 베트남 커피 주문해 놨다.

커피 마실거면 미리 시켜라고 해서

커피 내리는 시간이 필요해서인 듯

 

뭘 시켰는지 기억은 나지 않고 사진만 남았다.

다만... 기억에 남는 건

나와 남편이 그릇채로 핥아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는 것이다.

면도 너무 부들부들 보르리리리....

에머이 생면 쌀국수면 정도로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채소 가득 넣어 먹는다.

고추기름도 좀 넣고

나중에 채소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그리고 국물... 와...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옴

밸런스가 퍼펙트 그 자체다.

투명함, 진함, 고소함, 뜨뜻한 기운, 시원함, 감칠맛

이게 가능하다니...

사진에는 없는데 롤과 튀김도 시켰는데, 와... 이제껏 먹은 베트남 음식은 다 뭐였는지...

배추에 고춧가루 찍어 먹으면서 김치라고 먹은 기분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완전히 '완벽한 요리'였다.

홍란에서 기쁨과 감동의 눈물 콧물 다 빼고

차이나타운 한바퀴 돌러 나왔다.

난 차이나타운을 정말 좋아하는데,

뭔가 여기는 너무 업무 중심이라 좀 구경하기가 편하지가 않았다.

게다가 노숙자도 많아서 무서웠다.

그래도 보기엔 참 좋다.

과일들

건물이 혼자 애쓰는 느낌

어떻게든 중국풍으로 보여야 한다구!! 이러면서 애쓰는 것 같다.

아침 장 보러들 많이 나와 있었다.

중국 식품들

 

환하고 예쁘다.

누들샵이어서 진짜 들어가고 싶었는데 남편이 빨리 가자고 해서..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보기로 했기 때문

다시 그 건물로

강이 흐른다.

강 한 켠에서는 장기 삼매경들이다.

화교 할아버지들은 다 나와 있는 느낌

이렇게 아침 든든히 먹고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다.

라스베가스 생각하고 갔는데, 라스베가스의 1/10 수준이어서 실망하고 그냥 돌아 나왔다.

괜히 갔다.

살 건 마우이 아울렛에서 대충 사는 게 나을 듯

어차피 미국이라 미국 브랜드가 싼데, 코치, 갭, DKNY 이런 건 다 가격이 비슷하다.

라스베가스 프리미엄 아울렛이 천국이었던 듯.

(라스베가스 프리미엄 아울렛 후기 https://rednotebook.tistory.com/2057?category=511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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