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의 하드에 있는 사진들을 보고 있다. 여름이 지난 이후 불과 몇 달 전의 기억들인데도 그 사진을 찍을 당시의 내가 몹시 낯설다. 두 달 전의 나는 나에 대한 거리감을 두고 있는데, 지금 나는 내 삶과 나에 대해 거리감을 두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확실히 나를 버리고 있고, 하루 하루 다른 나를 채우고 있구나'를 느낀다. 이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온전히 맡겨 두고 있는 것이다.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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