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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바람 식당의 밤

sixtyone 2014. 8. 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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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이후는 물론, 어린 시절에도 나는 좀처럼 달리지 않았다. 달리면 땀이 나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다리가 무지근하고, 때로는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달리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이 안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달리고, 그것으로 한 번도 득을 본 적은 없었다. 오로지 힘들다. 그 뿐이다.

 

오늘 말이지, 낮에 두부 가게에 갔었거든. 거기 주인장을 좀 윽박질러서 유부 몇 조각을 뺏어왔어. 그걸 내가 살짝 매콤하게 끓여봤지.”

스토브 위 냄비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것을 한 입 맛보았는데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좋은 맛이 배어나왔다.

어때? 나는 이게 좋아. 이보다 나은 게 없어, 진짜로. 이것만 있으면 모든 인생이 최고지.”

 

이 세상 어디든 간에 온통 여기뿐이라면 왠지 재미없잖아.”

- 회오리바람 식당의 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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