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2월 제주도(7) 인생 닭요리 교래 성미가든 토종닭, 교래자연휴양림 맛집

엥 제주도까지 와서 닭백숙?? 닭요리???
제주도에 올 때마다 추천 받았던 곳이 조천 교래 닭요리였다.
하지만 제주도까지 와서 백숙 먹자니 영 이상한 것 같았고 또 우리 둘이서 그 양이 감당이 안 되어 십년이 넘도록 추천받았지만 안 갔다.
하지만 교래에서 토종닭 먹으면서…
과거의 우리 자신을 원망했다
왜 안 먹었냐!!!!
왜 안 먹었냐고!!!!!
일행들도 다들 제주도 친구가 권할 때 처음엔 “닭?!” 이런 느낌이었다가
먹으면서 “왜 진작 안 데려왔어!!!!”라고 ㅋㅋㅋㅋ
어제 교래흑돼지 먹으러 가는 길에 보니
교래토종닭거리라고 닭모양 동상(?)도 크게 있고 그러더라.
내가 처음 “제주도 가면 갈치구이 그런 거 먹지 말고 조천에 가서 꼭 닭을 먹어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15년 전인가 그랬다.
그땐 인터넷에서 후기 찾기도 어렵고 해서 ’닭 샤브샤브‘, ’닭 회‘라는 게 생소했다.
닭을 회로 먹는단 말도 좀 낯설고 그랬다.
과거의 무지몽매한 나 자신 반성합니다 ㅠㅠ

토종닭거리가 있어서 이 동네 어느 식당을 가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는 아는 사람의 동창네가 한다는 성미가든으로 갔다.
교래자연휴양림에서 걸어서 갔다.
늦가을에서 겨울 제주를 좋아하는 데다 걷는 것이 좋아서 그렇게 했다.
가는 길도 예쁘고 좋다.
(오가는 길에 걸어서 빨리 소화를 시키면 또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

성미가든 입구

옆
진짜 교외로 외식하러 나온 기분이 난다.
너무 근사해서 입구부터 기분이 업됐다.

주차장도 크고

2주차장도 있다

가격은 2-3인분이 7만 원
샤브샤브 소자랑 닭볶음탕 소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어른 5인이 닭볶음탕은 거의 못 먹을 정도로 배불러서 닭볶음탕은 포장해왔다.
다소 비싼 것 같아도
샤브샤브, 백숙, 녹두죽이 연이어 나오는데 생각 이상으로 양이 많았다.
(다 맛있음)

실내가 진짜 크다

옆으로 뒤로 공간이 크다

단체도 너끈히 소화될 듯
가게는 아주 깨끗하고 좋았다

반찬들과 기본세팅이 깔리기 시작

샤브샤브 양념장인데 마늘양념인데 무진 맛난다

김치도 다 제대로고

물김치 ㅠㅠ 맛나고 시원하다
나중에 닭녹두죽 먹으면서 먹는데 궁합이 미쳤음

닭가슴살 샤브샤브


깨끗하고 담박한 육수
이게 진짜 최상의 맛이다
정확하게 딱 끊어낸 맛이랄까
잡맛이 일절 없다
그러다 보니 샤브샤브로 닭가슴살 먹고
조금 더 익혀 맛을 보면 진짜 시원하고 맛있다.


닭가슴살 샤브샤브
와 토종닭이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쫄깃하되 질기지 않고
닭향이 나되 냄새가 나지 않는
완전 미친 식감

닭백숙
토종닭 육질과 맛의 절정이다.
이게 진짜 깜놀이다. 너무 맛나서.
저 접시 국물까지 핥아 먹음… 숟가락으로 막 조금이라도 퍼먹으려고 애씀…
아니 닭 못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ㅠㅠ
아 그리고!
감자 먹으면 고기 많이 못 먹는데!
닭도리탕도 먹어야 하는데!
아는데!!!
감자 왜이리 맛있는겨
나 감자에 미친 사람도 아닌데!
배가 부른데!
ㅠㅠ
감자… 감자 진짜 맛있어서 ㅠㅠ 계속 먹었다

모든 게 맛난다

닭도리탕도 예술이다.
안 맵다
근데 맛깔나고 잡맛 일절 없이 맛있음으로 직진함

그리고 한그릇 내주는 닭녹두죽
내가 녹두죽 안 끓여봤음 녹두죽이 다 이런 맛인지 알았을 거다.
머 그까이 꺼 대충 닭 삶은 물에 녹두랑 찹쌀 같은 거 좀 넣고 끼리면 되는 거 아녀?!
아닙미다 ㅠㅠ
녹두는 씁니다…
약간의 그 쌉싸름한 맛과 구수함 사이가 녹두의 맛인데
크
그걸 진짜 완전 뽑아냈더라.
닭 육수도 원래 달작지근한 구석이 있는데 어떻게 그걸 고소하고 시원한 맛만 남게 했으까…
진하고 걸죽하고 그런 거 일절 없이
샤브샤브 육수, 닭백숙, 닭녹두죽 모두 국물이 너무 깨끗한데
맛있다.
감칠맛도 튀지 않고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진짜 간이며 베이스 균형을 예술로 잡으시는 것 같다.
밸런스가 좋다.
그러니 식어도 그 맛 그대로이다.

실컷 먹고 닭도리탕 포장한 봉지를 들고 기분 좋게 다시 교래자연휴양림으로 걸어 간다.
나중에 다시 올 땐 닭도리탕 미리 주문해 놓고(요리하는 데 40분 걸림) 포장해 가서 숙소에서 먹어도 되겠더라.
배추 예쁘다

저건 또 얼마나 맛있을까…

동백도 한창

가다가 양떼목장 들러 커피 한 잔 했다. 맛있었다.
근데 양떼목장은 커피숍이 아니라서 체험티켓을 끊고 와야 한단다. 에궁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사장님이 이번만 커피 파신다고 하셨다.
교래에 토종닭 먹으러 다시 가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