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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10월 중순 설악산을 다녀와서 마음 가는대로 정선으로 여행을 갔다.

정선 토우마루에서 하룻밤 자고, 동광식당에서 뜨끈하게 콧등치기 국수를 먹고, 어디 가볼 데 없나 해서 찾으니 

정선 스카이워크가 있었다.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곳이더라. 

그래서 후루룩 가봤다.

입장료를 내고 가라는 데로 시간에 구애 받지도 않고 그저 맘 편히 걸었다.

스카이워크는 무서워서 못 가고 그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옆으로 데크길이 나있어서 그리로 가니 풍경이 더 좋다.

무르익는 가을 날씨에 풍경이 훤하다. 

눈도 시원하고 마음도 탁 트인다.

구름이 지날 때마다 풍경이 달라진다.

산그리메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저 너머 마을이 좋아 보였다. 

가만히 보니 길이 있다. 저 동강길을 따라 쭉 드라이브를 해보자고 급작스럽게 또 결정

떠날려니 또 아쉽다.

아무튼 저 밑으로 가서 길따라 쭉 따라가보자고 하고 나섰다.

가는 길에 보니 산사태가 났다.

산밑 도로가 터널처럼 산사태를 대비했는데 저렇게 사태가 나는구나 에구

차도 없고 한산하다. 

동강을 바로 곁에 두고 산을 보며 천천히 간다. 세상에 이런 호사가 다 있다니...

예전 문화유산답사기 동강 편인가 부제가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였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콱 하고 인식된다.

글만 볼 때는 감흥이 크지 않았는데... 

표지판이 재밌다.

이 외에도 모든 표지판이 재밌다. 외계인도 있고

어휴... 정말 아름답다

뉴질랜드 남섬에 왜갔나 싶다. 거기도 물론 좋았지만, 이 풍경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물 가까이 가는 길도 있더라.

참 맑고 쾌청하다.

마을이 있다. 부럽기도 하고

이런 풍경 속에서 살다니

직접 보면 더 좋다.

세컨드 하우스로 저기에 집 지어 놓고 살고 싶다.

우리가 지나온 길

갑자기 굴 같은 터널이 나온다.

뭐지 뭐지 하면서 저 끝에 차가 오지 않으니 간다. 신호가 있더라.

어휴 무섭더라.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길이 끝나니 영월이다. 

생선구이 식당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간다. 

만선식당은 손님들로 만선이다. 

엄청 바쁘더라.

곤드레밥이랑 생선구이

이제 10월 중순 단풍 절정인 신선 세계 같았던 설악산과 그 여운으로 다닌 정선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간다.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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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찾아내서 예약한 숙소 토우마루
23년 10월 중순, 설악산 등산 후 여운이 가시지 않아
여행을 하루 더 하기로 하고 간 곳이다.
우리는 펜션을 안 간다. 오래 전에 펜션을 세 번 정도 가봤는데, 남의 집에서 숙박하는 듯 불편하고

청결도 문제가 있었기에 안 가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성과 청결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균질한 자연휴양림이나 생태탐방원, 국립 치유센터 부설 숙박지를 우선으로 가고 그게 없으면 3성급이라도 가급적이면 호텔을 가고, 호텔이 없으면 그 지역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가 펜션에 갔는데, 너무나 만족한 곳이 정선 토우마루이다.

차에 내렸는데 이곳이 좋아서 또 오신 듯한 분들도 계셨다.

그 분들이 왜 또오셨는지 묵어 보니 알겠더라. 우리도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글램핑장 같은 곳도 있었다.

황토집이라 습도가 정말 완벽했다. 따듯한 것은 물론이고.

침구도 토퍼여서 편했고, 입식에 좋도록 쇼파와 식탁이 있어서 불편함 없이 지냈다.

욕실 바닥도 다 난방이 되어서 따듯했다. 이 부분이 너무 좋았다.

주방에도 뭐 없는 게 없어서 능숙하게 운영하신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뜨거운 물 잘 나오고 식기도 자기라서 좋았다.

불피워주셔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문 바로 앞이라 얼마나 편했는지 모른다.

진부 읍내에 가서 고기를 사왔다. 꿀맛

고구마도 챙겨 주셨다. 갑작스럽게 예약하고 여행을 계획한 거라 고기 말고는 준비한 게 없었는데 너무 잘 먹었다. 

토우마루 풍경

쇼파에 앉아 티비도 보고

날이 추워져서 안에 들어와서 먹었다.

진부 하나로마트에서 생선도 사서 구워 봤다.

고구마 너무 맛있었다. 

밤에는 별이 많았다.

다음 날 일어나 토우마루에서 퇴실을 하고 정선에서 제일 유명한 식당인 동광식당엘 갔다.

콧등치기 국수를 먹고 싶어 갔는데, 우리 둘이 각각 한 그릇을 못 먹어서 족발은 포장을 하고 국수를 하나 주문했다.

블루리본 위엄

실내는 넓기도 넓지만, 정돈이 정말 잘 되어 있고 진짜 깨끗했다.

장사 잘 하시는 손길이 절로 보인다.

반찬이 나왔는데, 양배추 김치와 고구마줄기 무침이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김치 깍두기가 맛있는 것은 뭐 입아플 정도이다. 

진짜 동광식당은 감동이었다.

콧등치기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더니 두 그릇으로 나눠 주셨다. 정말 감동 ㅠ_ㅠ...

국수 왜 먹냐고, 국수 먹기 싫다고 난리였던 남편이 국물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먹더라.

국수 종류는 무조건 강원도, 경북이다. 먹을 게 귀한 동네들이라 밀가루나 메밀가루로 어찌나 맛있게 만드는지 모른다.

척박한 곳이라 더 밀과 메밀을 잘 다룬다. 경남, 전라도, 충남 해안 이런 곳은 쌀이며, 해산물이 지척으로 나기 때문에 밀이나 감자, 메밀(산지도 아니지만)을 이처럼 맛있게 다루지 못한다. (당연히 다른 맛있는 게 많으니까!)

진짜 소박하며 따듯하고 구수한... 너무너무 맛있었다. 

족발은 포장

저녁에 집에 와서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횡성 시장 내 큰집족발처럼 쫄깃하고 달지 않고 담박하면서 풍미가 정말 좋다.

족발도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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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하산 후 설악산생태탐방원에서 자고
다음 날 일어났더니 날이 예술이다.
전 날 밤에 누워서 남편과 얘기하는데
그냥 집에 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남편이 정선 쪽에 가보자고 ‘토우마루’라는 펜션을 예약했다.
우리는 펜션이 남의 집 같고 그래서 안 간다.
드센 주인 만나서 이야기 들어주는 일도 있었고
몇 번 불쾌한 경험만 연이어 서너 번 한 후 안 간다.
그런데 남편이 카카오 지도를 정처없이 보더니
토우마루 여기가 산 앞에 있고 좋아 보인다고 예약했다.
후기도 좋다고.
설악산에 다녀오니 홀려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가보자고 했다.

일단 오색 탄산온천을 할려고 나섰다.
진부 오대산 가는 실의 켄싱턴 호텔에서 탄산온천 한 번 해보고 완전 반해서
탄산온천 찾아 다니다가 오색에 있대서 가는 거다.

가는 길에 한계령 휴게소가 보여서 내려서 한 컷

오색주차장에 주차를 했어야 했는데 산촌식당에 주차된대서 오색 먹거리촌에 들어갔다가 혼났다.
단풍철엔 무조건 오색주차장으로!
근데 여기 상가회에서 주차 관리나 안내를 좀 해야 할 듯

산촌식당

다 맛있다

오색 먹거리촌

오색 먹거리촌

밥 먹고 그린야드호텔 복합온천으로
일반 온천과 탄산 온천이 다 있어서 복합 온천이다

온천탕만 이용

온천은 평범했다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에 맘 편히 설악산에서 온천을 하니 좋았다

정선 토우마루로 가는 길에 남편이 찾았다며 디저트 카페를 갔다.
배배젤라또

배밭이 보인다
배로 만든 젤라또

편안했다

젤라또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동해안 바다
가을, 겨울 바다가 제일 좋은 것 같다

후련하고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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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비가 부슬부슬 온다. 

이제 하산만 하면 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그래도 우리는 느림보여서 소공원까지 7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누룽지 조금이랑 커피 한 잔 한다. 

무사히 소청봉을 올라 희운각까지 온 것에 감사했다.

오늘 남은 하산길도 안전을 위해!

부지런히 앞만 보고 하산해야지!

결심을 했건만

이런 숲속 아침을 보니 또 우리는 경치감상... 정말 땅만 보고 걸을 수가 없었다.

저것이 공룡능선 입구인가... 꼭 가보리라

하산길 천불동 계곡 그 경치만큼 집중해서 가야 한다.

봉정암 쪽 암능과 또 다르다. 

와... 진짜 아직도 저 공간 속 냄새와 기온, 습도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쉬운 길이라도 돌이 물에 젖어 집중해야 한다.

진짜 빨리 서두르자고 결심해서 

3단 규모의 거대한 폭포 엄청났는데 그건 사진도 못 찍었다.

눈으로 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천불동 계곡 역시 명성대로다.

양폭대피소에 도착

데크 자리가 있길래 쉬어 가기로 했다.

누룽지에 무짠지무침으로 식사

커피도 한 잔

저 스토브 진짜 잘 샀다.

마이크로 스토브를 사려다가, 바람도 막고 물이 빨리 끓는다고 해서 샀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무게도 가볍다.

저 컵은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pp소재이다. 이번 산행에 큰 덕을 봤다.  

양폭대피소 풍경...

실화냐...

신선, 선녀, 구름탄 도사... 이런 설화가 왜 생겼는지 절로 이해되는 순간

양폭대피소에서 또 30분 넘게 멍때리고 말았다. 

근데 정말 너무 좋았다... 

비선대 나오고도 한참을 걸어야 했다.

길긴 길다.

큰 산은 큰 산이다.

기념사진은 못 참지

진짜 자랑스럽다. 왜 아빠 엄마가 이 기념사진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는지 너무 이해된다.

택시타고 주차된 장소까지 이동했다. 5만원인가 6만원이었다. 미터대로 받으시고, 워낙 탐방객이 많아 설악산은 바가지는 없는 듯 하다. 대체로 관리가 서로서로 엄격하게 잘 되어 있는 인상.

하룻동안 덩그라니 혼자 있던 우리 차를 타고 

오늘 숙소인 설악산생태탐방원을 가는 길에 순댓국을 먹었다. 

카카오, 구글 평점 높고 뜨끈한 순댓국이 먹고 싶었는데 정말 좋았다.

산행 후 꼭 먹어야 하는 스타일의 순댓국이다.

시원하고 잡내 없고, 얼큰하다. 진짜 괜찮다!

신의주순대국밥

정말 강추

설악산생태탐방원에 들어 왔다.

예전 한려해상 생태탐방원 가보니 좋아서 애매한 곳 자는 것보다 국립을 이용하게 된다. 

(한려해상 생태탐방원 : https://rednotebook.tistory.com/2703 )

모든 것이 청결, 쾌적, 습도 온도 모두 만족

방이 따로 있어서 냉장고 소음 안 들림

비온 후라 다음 날 아침이 또 예술처럼 좋다.

설악산생태탐방원 외관 모습

원래라면 집으로 가야는데, 설악산을 다녀온 후 남편과 나 둘다 너무 벅차고 감흥이 깊고 여운이 길어서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려니 너무 아쉬운 거다.

남편은 집 떠나는 걸 안 좋아해서 하루 더 머무르며 여행하자고 말하려니 좀 그래서 일부러 말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아쉽다'는 거였다.

아니.. 살다보니 이런 날이!

그러더니 오히려 자기가 지도 뒤져 정선 숙소 어디 찾아내고... 하루 더 여행하자는 거다.

그만큼 설악산은 대단했다. 

진짜... 우리 인생에서 제일 잘 한 일 중의 하나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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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암에서 밥을 먹고, 소청대피소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 가려고 했는데

봉정암을 좀 올라오고 나니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여길 그냥 지나가면 후회할 것 같았다.

작은 터가 있길래 거기 앉아 한동안 풍경을 봤다. 

그냥 넋을 놓고 봤다. 

가만히 앉아 바위에 몸을 기대고 쉬었다. 

봉정암 입구까지 산객들도 많았는데 이제 다들 어디로 갔는지 또 우리 뿐이다. 

이렇게 한참을 쉬었다. 

보이는 것이 용아장성인 것 같다.

봉정암에서 용아장성을 보려고 했는데, 못 보고 가나 아쉬웠는데 이렇게 본다.

실제로 보니 정말... 엄청난 암릉의 위력에 감탄만 나왔다.

진짜 이건 사진은 전혀 표현을 못한다. 

실제로 보면 마음에 파도가 치고 정말 웅장하고 아름답다. 남편도 정말 감동스럽다며 한동안 멍하게 쳐다봤다.

또 헉헉대며 거북이처럼 오른다.

드디어 저기 위에 소청대피소가 보인다. 아... 

정말 눈물이 났다.

소청대피소가 종착점이 아님에도 여기까지 온 우리가 너무 감격스러웠다.

아무리 바빠도 우리 여기서 커피 한 잔 하자고...

이런 풍경을 두고 그냥 갈 수 없다고...

소청대피소 국립공원 직원분께서 오늘은 흐리다고 하셨는데

아니다 이 풍경은... 날씨로 가려질 풍경이 아닌 것 같다.

물을 끓여 커피를 한 잔 한다.

정말 행복했다. 

하늘이 보인다. 

소청이 지척이다.

소청봉에 배낭 두고 대청봉 왕복을 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너무 느리고 초보여서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격했다.

아빠는 포기하지 말라셨다.

여기까지 올랐는데 이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가 느리고 그래도 포기한 적은 없다. 

정말 이번 설악산 산행도 너무 우리같아서 웃음이 난다.

소청봉에서 이제 희운각대피소로 하산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이제 가자!

이러고 막 발을 떼는데!

아니 이 장관은 대체...

저게 공룡능선인가...

용아장성 저리가라는 엄청난 암릉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 길을 들어서서 고개를 드는 순간 보이는 엄청난 광경

도무지 뭐 빨리 갈 수가 없다.

발을 뗄 수가 없다.

이제 해가 지려고 하고 있다.

길에도 우리 뿐이다. 

다들 우리를 앞서 질러 간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내려 내려...  희운각대피소가 보였다.

희운각대피소가 보이는 순간부터 도착까지도 한 30분 넘게 걸었던 것 같다.

돌길 정말 경사가 엄청났다. 

소청에서 희운각까지가 마의 길이라더니... 경사가 정말 엄청났다.

드디어 도착!

에고 눈물이...

대피소에 들어가서 입실 등록을 하는데 

소장님처럼 보이시는 분이 "어디에서 왔어요?"라고 물으시기에

"저희가 초보여서요... 백담사에서 소청 지나 왔어요."라고 하니까

"그 길이 깁니다. 초보신데 이 시간에 도착하신 거 보면 잘하신 겁니다."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막 눈물이 핑 돌았다.  

거의 쓰러져 있는데 남편이 밥은 먹어야 한다고 고기를 굽는다.

근데 대피소에서 다들 삼겹살 먹는다던데, 희운각 통틀어 우리만 고기 굽고 있었다.

좀 부끄러웠다. 초보 티낸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우리만 고기를 구워서 좀 머쓱...

2층에 배정받았다.

바닥은 너무 따듯하고, 다 새거이다. 편백나무 향이 정말 좋았다.

짐 펼쳐 놓고... 이어폰 꼽고 잤다. 

희운각대피소 핸드폰 충전할 수 있는 곳 많고,

남녀 옷 갈아 입는 곳 탈의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신발장

계단

구조

전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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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대리 백담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용대리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까지 가야 한다. 

개인 차량은 백담사를 갈 수 없다. 

용대리 셔틀버스는 아침 7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한다. 

단풍철이라 6시부터 셔틀버스 타려는 줄이 길단다.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인원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줄을 늦게 서면 버스를 몇 대 보내야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5시 정각에 간이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나는 핫앤쿡, 남편은 전투식량 

길을 나서니 어스름히 동이 튼다.

뭔가 뭉클하다. 

설악산은 소백산이나 민주지산, 동네 산과는 다르다. 

이 시간까지도 좀 겁도 나서, 아예 생각을 안 하기로 했다.

06:29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녘이 정말 아름답다.

산의 위엄이랄까

남편이 배낭 챙기고 굼뜨고 있는 동안 뽈뽈거리면서 일단 매표부터 하고 줄을 섰다.

06:36 매표를 했다. 83번인가보다. 

단풍이 역대급이라는 소식 때문인지 등산객들이 많아 7시가 되기 전에 셔틀버스를 운행해 주시더라.

20분 간격이 아니라 10분 간격으로 돌려 주심

용대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약 20분 걸리는데, 

백담사에 내리니 7시 10분이다.

8시에 도착할 각오를 하고 나섰는데 정말 다행이다. 

백담사는 눈으로 슬핏 보고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우리는 가뜩이나 초보인데, 또 구경하는 것 때문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도저히 이런 풍경을 보고 지나치지를 못했다.

평속 1.7km/h의 우리들...

그냥 마음을 편히 먹었다. 대청봉을 포기하고 이 길을 만끽하기로 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가는 길이 그냥 미쳤다는 생각만 들었다.

오르는 내내 이게 천상인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들

봉정암 가시는 보살님들도 올해 단풍이 유난히 아름답다고 연신 감탄을 하신다.

가을이 무르익었을 때 보이는 물의 반영

아 정말 아름다웠다.

연신 말하지만 사진은 10%도 담지 못한다.

냄새, 물소리, 바람이 닿는 촉감, 청량한 공기

모든 게 완벽하다.

뒤에 따라오는 분들 보내고, 보내고, 또 보내고

우리는 좋은 곳이 있으면 서서 보고 그랬다.

8~9시간을 산길만 걸으면 얼마나 지루할까

아니다.

진짜 진짜 나 핸드폰 못 놓고 사는 사람인데, 하나도 안 지루했다.

그냥 모든 게 놀라웠다.

자연의 색이 그저 영롱

암벽에 붙은 단풍

이 색들은 진짜 감탄만 나왔다.

석탑들

봉정암이 다가오니, 거대한 암릉이 솟기 시작한다.

여기 풍경은 장관이었다.

수묵화가 절로 이해가 되는 풍경

가을되면 또 설악산을 찾지 싶다.

이게 설악뽕이구나

10분 걷고 5분 쉬고...

겨우 겨우 봉정암에 도착해서 미역국을 먹는다.

봉정암에는 미역국과 밥을 제공한다.

점심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남아 있어서 감사히 먹었다.

집에서 가져온 무짠지무침과 먹었다.

너무 힘들어서 배도 안 고팠는데, 지난 소백산 때 먹지도 않고 걸었던 게 후회되어서 

억지로 억지로 먹었다. 

봉정암 뒤로 석탑도 보고 그러려고 했는데

이미 해가 정점을 지나고 있었고, 이제는 해지기 전에 희운각 대피소로 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너무 힘들어서 "또 오자. 꼭.." 이렇게 마음 먹고 봉정암을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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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단풍 사진을 보며 부러워만 하고 있는데,

아빠가 공룡능선을 가신다고 한다. 

작년에 다녀왔는데 가을 설악이 너무 아른거려서 또 가신단다.

그리고 소공원으로 해서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을 권하신다. 

대청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자면 해볼 만하니까 한번 도전을 해보라고 하신다.

 그 때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그런데 남편이 대청대피소 사진을 한 번 보더니 "내무반 같아서 절대 안 가"라고 한다. 

23년, 작년 10월 설악이 모처럼 난리가 난 단풍이 들어서 평일에도 대피소는 가득차있다.

대피소 없이는 완주가 어렵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알았기 때문에, 희운각 대피소가 완공되면 내년에나 가자고 마음을 내려 놨었다.

그런데 희운각 대피소가 빨리 오픈을 한단다.

10월 10일~20일까지 날씨를 먼저 살핀 후, 괜찮은 날 몇 개를 골라 놓고

몇 날 며칠을 새로고침 하면서 희운각 대피소 두 자리를 잡았다!

남편에게 새로 지은 희운각 대피소는 내무반 같지 않고, 화장실도 수세식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어렵게 설득을 했다.

그래도 시큰둥하길래 파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데려가서 옷도 사주고, 신발도 사주고, 파주 산수유람 매장에 가서 등산복도 사주고...

더불어 여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서 마음에 드는 등산 배낭도 사줬다. 

필요한 물품들 몇 가지를 더 사고, 10월 17일 화요일에 설악산으로 출발했다!

예보를 보니 부슬비가 오는데, 비를 피하면서 등산을 하려고 '백담사 출발-> 소공원 하산'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속초 가는 길에 들른 인제 전씨네 막국수

이 곳 막국수는 천상의 막국수다.

완연한 가을볕

실내 다 입식 테이블이어서 좋았다

허리 디스크를 다스리며 사는 나라서 좌식 식당은 못 간다.

설악산 등산을 앞두고 고기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수육도 주문했다.

아 진짜... 으으 침고인다.

메밀함량이 높아 뚝뚝 끊어지며 메밀향이 고소하게 올라온다.

진짜 맛있는 막국수다.

속초 가는 길에 보이는 울산바위

실제로는 그 위엄이 엄청나다.

고등학생 때 교장선생님 따라 울산바위 한 번 갔다가 그대로 설악산 뽕을 맞은 나...

사우나에 갔다가 등산하려고 소노캄 사우나에 들렀다.

소노캄 사우나 정말 좋았다. 

주차도 편하고 어휴 시설 좋고, 노천탕 아주 만족

설악산 가시는 분들이 애용하시는 호텔아마란스

듣던대로, 명성대로 아주아주아주 청결하고 조용하다.

진짜 너무나 만족한다. 1박에 5만 원 정도였는데 진짜 따듯하고 습도도 좋았다.

온도 습도 청결 조용함 모두 만족하는 이런 숙소 귀하다. 

내일 입고갈 옷 준비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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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철쭉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23년 5월 26일에 소백산 등산에 도전했다. 

우리 부부는 완전한 초보이지만 소백산은 초보도 갈 수 있는 흙산이라 도전해 본 것이다. 

실제로 꾸준히 걷기만 하면 된다.

국립공원의 안내에 따르면, 어의곡 왕복은 총 10.2km이고 왕복 6~7시간이 소요된다.

우리는 왕복해서 총 8시간 30분이 걸렸다. 

길긴 한데 경사가 꾸준히 올라가는 등산 코스이기에 쉬엄쉬엄 가면 초보라도 가능하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려고 새벽 5시 30분쯤 등산을 시작해서, 어의곡탐방지원센터 바로 앞 몇 자리 되지 않은 주차자리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새벽에 출발하기 위해 전 날 단양으로 내려가서 소노벨 단양에서 하룻밤 보냈다.

소노벨 단양은 낡은 숙소이긴 하지만 하룻밤 보내는 데는 편안하고 좋았다. 

워터파크에서도 온수가 나와서 한동안 물놀이를 하면서 보냈다.

물놀이 후, 저녁을 먹으러 슬렁슬렁 걸어서 단양 시내로 나가는 길이다.

동네가 안온하고 화사하다.

바로 눈앞에 이런 큰 산이 있다니.

나가서 큰 길에서 식당을 찾아 갔다.

가로수가 너무나 귀엽다.

가로수 귀엽고 날씨도 좋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 

등도 달려 있다.

식당은 카카오평점과 구글 평점이 괜찮은 곳으로 가서 적당히 해결했다.

그리고 다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서, 배낭을 정리하고 일찍 잠들었다.

온수에 물놀이까지 해서 잠이 잘 왔다.

어의곡탐방지원센터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새벽 6시 이른 아침 이슬내를 맡으며 숲으로 들어간다.

평일이라 우리 앞으로도 뒤로도 아무도 없다. 고요하고 편안하다.

정말 상쾌했다.

우리 부부는 산이든 평지든 좀 늦게 걷는 편이다. 이번 소백산 산행도 평속이 1.7km/h이니 말 다했지...

이런 좋고 큰 산이 처음이라 그저 좋아서 냄새 맡고 구경하고 1시간마다 쉬고 그랬다.

아직 여름이 성큼 들어오기 전이라 벌레도 없다.

5월의 소백산, 그냥 산책으로 왕복 2시간만 걸어도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소리에도 경탄하고

이끼와 풀, 나뭇잎의 녹색에 눈이 시원해진다.

이런 길이 이어진다.

누구도 없어서 5월의 그 소백산을 전세낸 것 같다.

돌길도 나온다.

정말 돌은 많다. 

조릿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하늘이 보인다. 정상 근처에 왔나보다.

그리고 산철쭉이 보이는데

나는 철쭉을 안 좋아한다. 색도 진분홍 촌스럽고, 도시 경관 사업으로 봄이면 화분에 철쭉 같은 걸 심어 두는데 그러다 보니 도롯가의 먼지가 내려 앉은 모습만 남는다.

그러다보니 철쭉이 예쁘다는 생각도 안 해봤고, 철쭉을 굳이 보러 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게 산철쭉.. 산에 고이 피어 있는 철쭉이었던 것이다.

색이 예쁘다 못해 영롱하다

너무 연하면서 화려하고 아름답다

실제로는 진짜 진짜 탄성이 나온다.

드디어 하늘이다

우와

사진으로만 보고 부러워했던, 내가 갈 수가 있을까 늘 그런 생각만 했었는데 

여기에 오다니

내가 소백산에 오르다니...

이렇게 울타리를 해놓지 않았을 때는 하도 산객이 많아 주변이 모두 황폐화되고,

또 황폐화되다보니 흙을 잡아 주는 잔디나 풀이 없어 해마다 토사가 유실되어 문제가 심각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울타리를 하고 그 안에서만 걷게 하니 소백산 정상지가 살아 났단다. 

사진이 1/10도 못 담는다

진짜 실제로 보면 너무너무 좋다.

정말 아름답다

보석같았다

자연미는 위대함

소백산 이 능선

챙겨온 바람막이를 입고 한동안 서성거리며 감상한다

산그리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구름이 지날 때마다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비로봉에서 인증샷 하나 찍고, 정상석 주변에서 챙겨온 과자 좀 먹으며 앉아 있었다.

밥이 되는 끼니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큰산이 처음이라 초콜렛 두 개와 물, 초코바만 챙겨왔는데 반성을 많이 했다.

먹는 만큼 간다더니, 산에 갈 때는 먹을 것을 좀 넉넉하게 들고 가야겠다.

정말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하산시작

어의곡 코스의 특징인 것인지 우리의 걸음 탓인지 하산 시간이 크게 단축되지는 않았다. 

다시 돌아온 어의곡탐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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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두루웰 숲속문화촌 매월대는
1박에 14만 원이었는데
숙박하면 철원사랑상품권 3만원치 준다.

이런 단독 숲속의집 숙박이 사실 1박에 11만 원인 셈이다. (두루웰 매월대 후기 : https://rednotebook.tistory.com/2720 )
철원사랑상품권을 식당에서 쓸까 했는데
고석정 방문하며 보니
철원 로컬푸드 마트가 있었다.

오늘의 농부!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그냥 상품권이나 써볼까,
고석정 다녀와 더우니까 에어콘이나 쐬러 구경해야지 하고 들어갔는데
진짜 너무 좋았다.

철원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이다.
철원쌀 등 농축산물과 그것을 가공한 제품들이 아주 훌륭했다.
우리는 돼지고기, 식혜, 꿀 등을 잔뜩 샀다.
언 식혜도 있어서 차에 두고 나중에 돌아올 때 먹었는데 시원하고 좋았다.
특히 뽕잎식혜 진짜 아주 달지도 않고 최고였다.
가격도 진짜 믿을 수 없을 만큼 착하다.
1.5리터에 3,500원인가 그랬다.

고석정과 오늘의 농부 쇼핑하고
한탄강 지질문화센터 가는 길에 눈에 띄어 간 식당
주차장 너르고 단정해 보여서 갔는데
식사도 엄청 맛있고 괜찮았다.
다음에도 갈 생각이다.

검색 : 주상절리맛집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갈말읍 호국로 4535

쌈밥 샤브샤브 식당이다

메뉴 직관적이고 가게도 엄청 쾌적 깨끗

제육을 주문했던 듯 하다

로봇이 열일

쌈채소 다 신선하고 김치도 맛있었다

계란찜과 된장찌개도 나왔다

계획없이 간 곳인데
고석정만큼 인상적이었던 화적연

이거 실제로 보면 엄청 감흥이 큰데
사진아 너무 못담는다

화적연

한탄강 지질문화센터는 일종의 박물관인데
지질과 관련된 시설 중 최고라고 꼽고 싶다.
아이를 둔 집은 꼭 가보시길 추천!
나역시 많은 것을 재확인하고,
잘못 알던 정보릉 재배열하게 되고
엄청나게 재밌게 배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뭐든 알고 나면 이전과 달리 보인다.
여기서 주상절리라던가 등등 정말 새롭게 보게 됐다.

23년에 시간이 생겨 남편과 진짜 전국 여러 곳 다니고
많이 봤지만
여기가 손꼽힐 정도로 좋았다.

지루하지 않다!

화산 분출 과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뒀다
직접 눌러 가며 마그마 위치를 알게 된다

자철석
실제로 돌이 자석 기능이 있으니 너무 신기했다
붙여 보고 할 수 있다

핸드폰 그립톡을 붙여 보니 붙었다

전국 화강암을 비교할 수 있게 다 가져다 놨다
일부만 찍음

진짜 모를 땐
그저 돌이었는데

변산반도 채석강 다녀온 후 지질센터에서 보니
너무나 신기했다

사진은 극히 일부만 찍은 것이고
실제로는 내용이 굉장히 충실하고 풍부했다

집에 돌아오며 철원 오대산 뽕잎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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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걸어야지 했던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시작은 순담주차장에서 했고 (주차장 무료)
편도로 걸은 후
택시를 타고 순담으로 복귀했다.

편도 3.6km 정도이고
쉬지 않고 걸으면 1시간 정도
중간에 사진 찍고 쉬면서 걸어서 우리는 1시간 40분 소요됐다.

매표소 입장료는 1인 당 만 원인데
5천 원 철원 상품권을 주신다.
그걸로 나중에 돌아올 때 택시비를 하면 된다.
택시비는 만 원이었나 그랬다.
우리 둘 상품권으로 택시비를 냄

8월 18일 오후 제일 더운 1시에서 3시 사이에 여길 걸었는데
진짜 더워서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너무 무모한 짓을 했구나 ㅠㅠ 반성했다.
그런데도 좋았다.

그리고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솔직히 힘들다
나는 꼭 걷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남편 머리만 쳐다보고 걸었고
일정 땅이 나오는 구간에서 경치를 보며 쉬었다.

너무 더운 날에 제일 더운 시간이라
사람이 적어서
다리 같은 구조물을 건널 때 인파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았다.
만약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는 분이라면
평일 오픈런을 하셔서 사람이 최소인 시간을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어쩌다 맞은 편에서 누가 오면 확실히 흔들린다.

래프팅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부럽다 시원하겠지

드디어 반대편 도착
화장실이 에어콘이 빵빵해서 거기서 찬물로 뜨거운 머리에 물 부어가며 식혔다.

이제 오늘 숙소인
철원 두루웰 숲속문화촌에 간다.
가기 전에 저녁거리 포장을 해가기로 했다.

근처에 육개장이야기를 들러 버섯뚝배기불고기를 포장했다.

숙소에서 먹는데 진짜 맛있었다
3인분 포장할 걸 후회했다.
자글자글 끓이며 국물이 졸아들어야 하는데
너무 배고파서 순식간에 흡입했다
아직도 생각나는 식당이다

철원 두루웰 숲속문화촌 매월대

차 세우고 짐들고 입장

객실에서 보이는 풍경
독립적이고 좋다

훤하고 시원하다

주방

전자렌지가 있다

욕실도 엄청 청결

수건이랑 드라이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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